열정을 다해 연기했음에도 자신의 분량이 많이 편집했다면 해당 배우의 심정은 어떨까? 배우 윤석화가 편집에 대해 다소 '귀여운' 항의를 했다. 다름 아닌 스스로 삭발하면서 오열한 장면 때문이었다.

 

서울 왕십리 CGV에서 9일 오후 열린 영화 <봄,눈> 언론 시사회 자리에서 윤석화는 "스스로 가위로 머리를 자를 때 상당히 살 떨리는 순간이었다. 한 번 찍으면 다시 찍을 수 없기에 긴장했는데 짐승 소리 같은 울음이 나왔다"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영화에서 윤석화는 남편과 자식들만 바라보고 산 전형적인 주부 순옥 역을 맡았다. 평탄할 것 같지만 암으로 시한부를 선고 받으며 달라진 삶을 살아내게 되는 인물이다.

 

윤석화는 "상당히 빠졌고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편집에서 많이 잘렸더라. 하지만 그래도 감독님을 신뢰한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태균 감독은 "뼈를 잘라내는 심정으로 편집했다"고 화답했다. 김태균 감독은 애초에 제작자에게 윤석화 선생님이 아니면 안 된다고 선전포고를 했다"면서 "그 선택이 맞았고 윤석화이기에 가능했던 많은 장면이 그걸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김태균 감독은 "카메라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배우가 이렇게 거룩할 수도 있구나를 느꼈다"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영화 <봄,눈>은 윤석화에겐 영화 <레테의 연가>(1987) 이후 24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이기도 하다. 윤석화는 "이제 영화배우로 걸음마를 걷는 시기 같다. 런던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기도 하기에 서울에 와서 촬영할 수 있는 날이 여의치 않았다"고 그간 영화 활동이 뜸했던 이유를 밝혔다.

 

 

윤석화는 "저예산의 영화였고 '웰 메이드(수작)' 영화는 아닐 거라 생각했다. 대본을 봤을 때 느낀 진정성이 선택의 이유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감독 역시 신인이었지만 나도 신인이고 이런 영화일수록 겸손하게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영화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윤석화는 "(순옥의 모습이) 우리 엄마가 암 투병 하실 때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순옥이 줄 수 있는 선물은 엄마라는 영원성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봄,눈>은 평범한 주부이자 한 가정의 엄마가 암에 걸리게 되면서 일어나는 삶의 변화를 그린 작품이다. 곽경택 감독의 조감독으로 활동했던 김태균 감독의 데뷔작품이며 동시에 감독이 실제로 겪은 이야기를 재구성한 작품이기도 하다. 개봉은 오는 4월 26일이다.

 

2012.04.10 12:55 ⓒ 2012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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