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파국을 막아야 합니다" 일본대사관 앞 원로 학자의 호소

등록23.06.12 16:02 수정 23.06.12 17:24 권우성(kws21)

[오마이포토] ⓒ 권우성

"파국을 막아야 합니다" 일본대사관 앞 원로 학자의 호소 ⓒ 권우성

 
'시민모임 독립' 이만열 이사장(전 국사편찬위원장)과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투기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나왔다'는 이만열 이사장은 일본 정부를 향해 '2차 세계대전 때 태평양을 휘저었던 대일본제국처럼, 이제 일본은 태평양 연안을 방사능 오염지역으로 휘저으려고 하는가', '자기 비용 절약을 위해 인류를 위험에 빠뜨리는 어리석은 선택을 철회하라', '장기 저장하며 반복적으로 오염수를 정화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일본 정부를 변호하는 한국 정부 여당의 태도에 분노한다'며 미일 편중외교로 달려가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다 공천을 더 의식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비판했다. 또한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을 향해서는 국민의 요구에 부끄럽지 않도록 '사즉생'의 각오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이만열 이사장의 발언 전문.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민모임 독립(이사장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회원들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투기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오염수 투기 강행하는 일본 정부와 여기에 동조하는 듯 보이는 한국 정부와 여당의 행태를 규탄했다. ⓒ 권우성


<전문>

안녕하십니까? 시민모임 독립의 이만열입니다.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투기가 눈 앞에 있습니다. 후쿠시마 어민들을 비롯한 다수 일본 국민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태평양 연안 국가들도 우려와 반대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오염수 투기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최종 결과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1km 해저터널을 통해 앞으로 30년 동안 오염수를 방출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는 오염수 검증기구가 아닙니다. 핵 발전을 장려하는 기구입니다. 이미 답을 정해놓고 국제원자력기구를 들러리로 세우고 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검증결과에 대해 책임지지도 않습니다. '세슘 우럭'이 발견되고, 일본 원자력 규제위원회도 격납 용기 손상에 대한 우려를 밝히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오염수 투기 강행은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것과 같습니다. 2차 세계대전 때 태평양을 휘저었던 대일본제국처럼, 이제 일본은 태평양 연안을 방사능 오염지역으로 휘저으려고 합니까?

더욱 분노스러운 것은 이런 일본 정부를 변호하는 한국의 정부 여당의 태도입니다. 오염수 투기에 대한 우려와 반대를 국민을 선동하는 '괴담'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21년 원희룡 당시 제주지사는 "단 한 방울의 후쿠시마 오염수도 용납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도 "일본에 강력한 우려를 전달하고 주변국들과 공조해 일본을 압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2년 전 주호영 총무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본 따위가 오염수 방출을 정당화하게 한국 정부가 대처하면 안 된다"고 팔을 걷어 부치셨다지요.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 규탄 결의안'을 발의하지 않았나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묻습니다. 방사능 오염수, 2년 전과 무엇이 달라졌습니까? 달라진 것은 미일 편중외교로 달려가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원 공천에 관여할 것이 라는 것밖에 없습니다. 당신네들을 향해 '조삼모사' '조변석개'라고 비판한다면 수긍하시겠습니까? 국회의원 자리가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다 더 중요합니까? 국민의힘 의원들의 맹성을 촉구합니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에게 요구합니다. '사즉생'의 각오로 나서주십시오. 파국을 막아야 합니다. 추상같이 준엄한 국민의 요구에 부끄럽지 않도록 하십시오.

마지막으로 일본 정부에게 요구합니다. 태평양은 일본만의 바다가 아닙니다. 한국을 비롯한 연안국들은 물론, 대평양 상에 떠 있는 나라들이 생명과 같이 여기는 바다입니다. 이 바다를 방사능으로 오염시키는 망동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자기 비용 절약을 위해 인류를 위험에 빠뜨리는 어리석은 선택을 철회하십시오. 그렇게 안전하다면, 일본 안의 농업용수로 먼저 써보라는 요구라든지, 희석시킨 물을 마셔도 된다는 과학자들의 장기 복용 결과를 본 후에 방류하라는 모진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권유대로 장기 저장하며 반복적으로 오염수를 정화하십시오. 그것만이 유일한 해결방안입니다. 이는 또한 금후 세계 어느 곳에서 야기될지도 모를 이같은 사고 처리의 모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오염수 투기 강행으로 벌어질 파국에 대해서 일본 정부가 무한 책임을 져야 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합니다.

2023년 6월 12일 시민모임 독립 이사장 이만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민모임 독립(이사장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회원들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투기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오염수 투기 강행하는 일본 정부와 여기에 동조하는 듯 보이는 한국 정부와 여당의 행태를 규탄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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