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지난 6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JTBC <최강야구> 시즌1의 대미를 장식하는 경기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지난 6일 <최강야구> 33회는 많은 시청자들이 오랜 시간 기다려왔던 최강 몬스터즈 대 두산 베어스의 한판 승부로 채워졌다. 당초 이 시합은 지난해 11월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이스의 팬 감사 행사 '곰들의 모임' 말미를 장식한 친선경기였다.  

매년 각 구단들은 선수단과 팬들과의 만남을 시즌 종료 후 진행하곤 했는데 최근 3년 사이엔 코로나로 인해 이와 같은 일정을 갖지 못하거나 비대면 온라인으로 간소하게 치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이 호전되면서 많은 팀들이 11~12월 사이 비슷한 이벤트를 대거 실시했다. 행사 내용의 일부이자 이승엽 신임 두산 감독이 지도했던 인연 등으로 몬스터즈 대 두산의 경기가 성사된 것이다.

​김성근 감독이 애교섞인 항의(?)를 할 만큼 이날 두산은 1군 경력자 다수를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국가대표 3루수 허경민을 비롯해서 주전 2루수 강승호가 이름을 올렸고 1군 백업 포수로 친숙한 장승현, 그외 김인태, 김민혁, 이유찬 등 1~2군을 자주 오갔던 야수들이 스타팅으로 출전했다. 게다가 선발 투수는 역시 1군에서 맹활약한 우완 박신지가 마운드에 올랐다.

허경민까지 출전? 1.5군급 전력으로 나선 두산
 
 지난 6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지난 6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이렇다보니 앞서 치뤘던 NC 다이노스 2군과의 시합과는 판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잠실 야구장을 가득 채운 만원 관중 앞에서의 대결은 "관중 봐봐, 너무 많다... 3승 3패, 이제 (한국시리즈) 7차전이다"라는 허경민의 말처럼 친선 경기를 넘어선, 실전급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러한 분위기는 몬스터즈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주장 박용택은 라커룸에서 마지막 일전을 앞두고 선수단과 의지를 불태우면서 "모두가 오늘 하루는 즐기며 야구하길..."이란 말로 흥분, 긴장을 잠시 덜어주며 그라운드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한편 경기 시작에 앞서 그라운드에선 두산의 신인 선수 인사가 이뤄졌다. 몬스터즈를 거쳐 입단하게 된 윤준호가 마이크를 잡고 "동의대 포수 윤준호입니다"라고 말하자 잠실 야구장은 떠나갈 듯 환호성이 울려퍼진다. 특히 지난 몇 달간 함께 운동장에서 땀 흘렸던 선배들은 마치 본인의 일인 양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전
 
 지난 6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지난 6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양팀은 1회부터 한 점씩 주고 받는 팽팽한 대결에 돌입했다. 1회초 몬스터즈는 최수현의 볼넷, 이대호의 좌측 담장을 가르는 2루타를 앞세워 먼저 1점을 얻었지만 두산의 반격 역시 만만찮았다. 도루로 만들어진 주자 2-3루 위기에서 몬스터즈 포수 박찬희가 인플레이 상황임을 잠시 착각한 나머지 공을 덕아웃 쪽으로 던진 틈을 타서 3루 주자가 홈에 쇄도한 것이다.

다행히 후속 주자는 태그아웃으로 잡아 이닝을 종료시켰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한 대학 선수의 실책을 틈탄 두산의 플레이는 프로 vs. 아마추어의 차이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자칫 멘탈 측면에서 무너질 뻔한 박찬희는 이후 4회초 공격에서 자신의 실수를 곧바로 만회한다. 김문호의 볼넷, 서동욱의 안타로 만든 2사 1-3루 기회에서 2점째를 만드는 적시타로 반격에 나선다. 이어 지석훈까지 안타를 만들며 점수는 3대1로 벌어졌다.

<최강야구>의 여느 경기였다면 경기 초반 분위기를 장악한 몬스터즈의 흐름으로 이어졌겠지만 홈팬들의 열열한 응원을 받은 두산은 현역 프로답게 반격에 돌입했다. 5회말 강승호-양찬열-장승현의 연속안타로 투수 유희관을 공략, 곧바로 한 점을 만회하면서 몬스터즈 선배들을 압박한 것이다. 그리고 이후 내용은 다음주 방송을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남다른 사제 대결... 흥미로운 볼거리 마련
 
 지난 6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지난 6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존경하는 김성근 감독님과 상대팀으로 맞붙게 되었습니다." (이승엽)
"시합 전에 이승엽 감독하고 내년에 우리하고 한국시리즈 하자 이야기 해놨어요."(김성근)


김성근 감독과 이승엽 감독은 국내에선 한솥밥을 먹은 적은 없지만 일본 프로야구 시절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지난 2005년 당시 지바 롯데 소속으로 부진을 겪던 이승엽을 위한 개인 전담 인스트럭터로 김 감독이 선택된 것이다.

​2004년 일본 진출 첫해 14홈런 50타점, OPS 0.779에 머무는 등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이승엽은 2005년 부활에 성공하면서 30홈런 82타점, OPS 0.866으로 이름값에 부응하는 내용을 보여준다. 그리고 소속팀 지바 롯데는 재팬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이후 세월이 흘러 2022년 11월 친선경기이긴 하나 감독으로서 맞대결이 성사되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최강야구>에서 이와 같은 시합이 성사되리라 생각했던 사람들은 제작진 포함 전혀 없었을 것이다. 흔히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부르곤 했지만 이날의 특별한 시합이야말로 승패를 떠나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방불케한 재미를 선사했다.

몬스터즈의 선배 선수들은 특타를 자청할 만큼 현역 시절 못잖은 각오로 경기에 임했고 단골 우승팀이었던 두산은 한국시리즈 7차전이라는 생각 속에 선전을 펼친다. 예능을 넘어 실전을 방불케한 진지함이 결합되면서 <최강야구> 시즌1의 대미를 장식하는 두 팀의 열전은 이렇듯 시청자들을 밤 늦은 시간까지 화면 앞에 붙잡는 데 성공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최강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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