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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자료사진)
 인천공항(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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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한국에 온 러시아인들이 몇 달 동안 인천국제공항에 발이 묶여있다. 

미국 CNN방송은 28일(현지시각) 러시아의 군사 동원령을 거부하며 세계 각국으로 도피한 러시아인 중 5명이 한국 정부로부터 난민 신청을 거부당하면서 수개월째 인천공항에서 지내고 있는 사연을 소개했다. 

이들 중 3명은 작년 10월, 나머지 2명은 11월 한국에 도착해 난민심사를 신청했으나, 법무부는 '단순 병역기피는 난민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심사 회부를 거부했다.

이들은 법원에 항소했고,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인천공항을 벗어날 수 없다. 샤워는 가능하지만 옷은 직접 빨래를 해서 갈아입어야 하고, 공항의 출국장과 면세점 구역에서만 지낼 수 있다. 

이들의 난민 신청을 돕고 있는 공익법센터 이종찬 변호사는 "이들에게는 하루에 점심 한 끼만 제공되며, 나머지는 빵과 음료수로 때우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 기회가  제한적이고, 불안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신건강에 대한 지원은 전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의 난민심사 불회부 결정 취소 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오는 31일 내려진다. 

CNN "한국서 징병제는 민감한 문제"

앞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병력 보강이 필요하자 작년 9월 범죄 전력이 없는 60세 이하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군사 동원령을 내렸다(관련 기사: 병력 부족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 동원령 발표).

그러나 20만 명 넘는 사람이 징병을 피하기 위해 조지아, 카자흐스탄, 유럽연합(EU) 국가 등으로 도피했다. 또 전투를 거부하는 군인들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지하 시설에 구금되어 있으며, 탈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고 있다. 

한국 시민단체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며 "정치적, 종교적 박해를 피해 난민 지위를 신청한 사람들은 국제법에 따라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라며 "이들은 집으로 돌아갈 경우 구금 또는 강제 징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박해를 받는 정치적 난민"이라고 주장했다. 

CNN은 한국이 병역기피를 난민 사유로 인정하지 않는 배경으로 "18∼35세 사이의 건강한 남성이라면 누구나 병역의 의무가 있는 한국에서 징병제는 민감한 문제(sensitive issue)"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국가대표 운동선수나 K팝 슈퍼스타조차 병역을 면제받을 수 없다"라며 "수십 년간 불법이었던 양심적 병역거부나 대체복무제와 관련한 논란도 여전하다"라고 설명했다.

태그:#러시아, #우크라이나, #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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