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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축협 사과문.
 남해축협 사과문.
ⓒ 남해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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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대단히 죄송합니다. 해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경남 남해축산농협(남해축협)이 8일 낸 사과문을 통해 읍소하고 나섰다. 직원 실수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예금이 들어오자 고객들한테 '취소'해 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남해축협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사태는 지난 1일부터 발생했다. 최고 연 10.35%의 금리(이자)를 내건 상품(NH여행정기적금)과 연 10.10% 정기적금 상품을 판매했다.

요즘 일반 은행 상품의 이자가 5% 안팎인데 비해 이 상품은 2배나 되었다. 이자 10%가 넘는다는 소식은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남해축협의 상품 내용이 블로그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알려졌고, 사람들의 예치금이 몰려들었다.

남해축협은 상품 판매를 시작한 지 불과 9시간만에 5800계좌 이상에다 금액만 해도 1277억원이 모였다고 했다. 해당 상품은 한도가 없어 개인이 여러 개의 계좌를 개설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당초 남해축협이 예상했던 목표보다 10배 넘게 많이 몰린 것이다. 이번 사태로 남해축협이 내년에 고객한테 지급해야 하는 이자만 70억~80억에 이른다.

그런데 남해축협의 재정 상태는 이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남해축협이 공시한 자료를 보면, 출자금은 69억원이고 현금 자산은 6억 1100만원이다. 2021년 한 해 동안 지급한 이자는 총 8억 8300만원 정도였다.

순식간에 엄청난 예치금이 몰린 이유는 직원 실수 때문이다. 남해축협은 해당 상품을 대면으로 판매하려고 했지만, 직원이 실수로 비대면(온라인)으로 노출해버린 것이다.

이에 남해축협은 비상이 걸렸다. 전체 직원들이 고객한테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 당부했다. 현재까지 해지는 판매금액의 40% 정도로 알려졌다.

남해축협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한 순간의 직원 실수로 인하여 적금 10%상품이 비대면으로 열리면서 저희 농협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예수금이 들어왔습니다"며 "너무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하기에 경영의 어려움에 봉착했습니다"고 했다.

남해축협은 "남해군 어르신들의 피땀 흘려 만든 남해축산농협을 살리고자 염치없이 안내를 드립니다"며 "고객님의 너그러운 마음으로 해지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고 했다.

남해축협 임원들은 이날 오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남해축협이 감당할 수 있는 부분과 농협중앙회에서 지원해 줄 수 있는 부분 등을 조율 중이다"며 "예금주의 동참으로 해지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남해축협은 조합원 673명에 남해읍 본점과 창선지점, 하나로마트, 가축시장, 방역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경북 동경주농협은 지난 11월 말에 최고 연 8.2% 금리의 정기적금 특판 상품을 비대면으로 판매했다가 가입자 폭주로 고객들한테 해지를 요청했고, 경남 합천농협도 비슷한 사태를 빚었던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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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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