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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가 8일 발표한 '교사의 교원평가 피해 현황'.
 전교조가 8일 발표한 '교사의 교원평가 피해 현황'.
ⓒ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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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에서 교사의 30.8%가 '성희롱 등 피해'를 당했지만, 99%가 '그냥 참고 넘어갔다'고 밝힌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원평가로 직·간접 피해 경험 가진 교사 69.4%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8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교원평가 폐지와 여성교사 성희롱 방지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교원평가 피해사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전국 6507명의 유초중고 교사가 참여한 조사 결과를 보면, '교원평가를 통해 성희롱, 외모비하, 욕설, 인격모독 등의 피해를 경험했다'는 교사가 30.8%에 이르렀다. '동료 교사의 피해 사례를 본 적이 있다'는 답변도 38.6%에 이르러 전체 교사의 69.4%가 교원평가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경험이 없다'는 교사는 30.6%에 그쳤다.

이날 전교조가 공개한 학생이 적은 교원평가 자유서술 답변에는 충격적인 성희롱 내용과 비하는 물론 저주하는 글까지 적혀 있었다.

"절벽이라 나 자기위로에 도움이 안 되는 X이다."
"난쟁이 새끼."
"무엇보다 몸매가 지린다."
"쓰레기 아들 낳아서 장애인 만들 것이 한 눈에 보인다."
"XX할 때 어떻게 하는지 실제로 실습해 달라."

 
전교조가 제보 받은 성희롱과 저주 성 교원평가 자유서술 내용.
 전교조가 제보 받은 성희롱과 저주 성 교원평가 자유서술 내용.
ⓒ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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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은 물론 저주하는 글까지...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사정이 이런데도 피해를 본 교사들의 98.7%가 '그냥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다. '교권보호위를 개최를 요구했다'는 1%였고, '고소 등 소송을 진행했다'는 0.3%였다. '성고충심의위 개최를 요구했다'는 0%였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자유서술식 교원평가에 대한 필터링 강화 방안'에 대해 교사들의 94.4%는 '효과가 없을 것'('전혀 효과 없다' 73.7%, '효과 없다' 20.7%)이라고 답했다.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답변은 5.6%에 그쳤다(관련기사 교원평가지에 "XX 하고 싶다"... '필터링'만 강화하겠다는 교육부 http://omn.kr/21vxe).

정소영 전교조 대변인은 "교사들이 필터링 강화에 대해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까닭은 우회 단어를 사용해서 피해갈 수 있고, 걸러지더라도 가리는 것에 불과해 교사를 우롱하는 처사에 불과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조사에서 교사들은 '교원평가가 교원 전문성 신장에 도움이 되느냐'는 물음에 98.1%가 '그렇지 않다'('전혀 그렇지 않다' 87.7%, '그렇지 않다' 10.4%)고 답했다. '교원평가가 교사의 인권과 교육권을 침해한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96.5%가 '그렇다'('매우 그렇다' 79.9%, '그렇다' 16.6%)고 답했다.

필터링 대책? "교사 우롱하는 정책"

이에 따라 이번 조사에 참여한 교사들의 98.1%가 교원평가 폐지에 찬성했다. 이날 경기교사노조가 이 지역 유초중고 교사 58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94.8%가 '교원평가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날 전교조는 기자회견에서 "교육부는 교원평가를 통한 성희롱, 인격모독 피해에 대해 즉각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여성교사에 대한 성희롱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또한 교사의 인권과 교육권을 침해하고 인격모독 도구로 전락한 교원평가를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태그:#성희롱 교원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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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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