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끈한 경기력으로 원챔피언십에서 주목받고있는 우성훈

최근 화끈한 경기력으로 원챔피언십에서 주목받고있는 우성훈 ⓒ ONE Championship 제공

 
최근 '원챔피언십'에서 뛰고 있는 코리안 파이터들이 늘어가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우성훈(31‧팀매드)이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통산 전적 9승 3패의 그는 9승 중 녹아웃 승리가 7회(78%)에 달할 정도로 화끈한 성향의 파이터다. 이는 원챔피언십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올해 데뷔해 3경기를 치렀는데 단체 대표도 주목할 정도로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는 평가다. 보너스만 10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에 달할 정도다. 언뜻보면 성적은 2승 1패로 평범하다. 전승 파이터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대단할 것 없어 보인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우성훈에게는 특별한 것이 드러나고 있다. 다름 아닌 파괴력이다. 성적은 그 선수를 평가하는 척도가 되지만 팬들은 다르다. 재미있는 경기력을 펼치는 파이터가 대체적으로 인기가 높다.

아무래도 판정보다는 어떤 식으로든지 중간에 결과를 내는 쪽이, 서브미션보다는 녹아웃 쪽이 좀 더 많은 시선을 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우성훈은 녹아웃 파워가 탁월하다. 아쉬운 판정패가 한 번 있기는 하지만 나머지 2승을 각각 1라운드 18초, 1라운드 2분 46초 만에 끝냈다. 승리한 두 경기 시간을 합쳐도 3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중국 종합격투기 대회 '무림풍(武林風)'을 통해 데뷔한 우성훈은 워독케이지파이트 등 해외 격투기 단체는 물론 배틀필드, 제우스FC, 아수라FC, GFC(젠틀맨플라워FC) 등 국내 무대까지 다양하고 폭넓은 활동을 이어왔다.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있었던 2월 데뷔전에서는 욧카이케우 페어텍스(30‧태국)를 1라운드 18초 만에 무너뜨렸다.

18초 만에 승부를 봤다고 하지만 욧카이케우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통산 7승 중 5승(71%)을 녹아웃으로 거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타격 결정력이 빼어난 스트라이커다. 당시 원챔피언십에서 3승 1패를 거두고 우성훈을 상대로 5번째 경기에 나서는 상태였다. 태국 '맥스 파타야' 무에타이 챔피언 출신으로 입식타격기 공식전만 85차례 이상 치른 빼어난 타격가다. 타격 전적만 보면 우성훈보다 앞선다고 보는게 맞았다.

승부를 가른 것은 결정력이었다. 욧카이케우는 무에타이 파이터답게 로우킥과 하이킥을 차며 위협적으로 선공을 시작했다. 노련한 우성훈은 당황하지 않았다.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같은 경우 지나치게 긴장하거나 의욕이 넘쳐 경기 초반부터 상대의 공격에 정면으로 들어가는 케이스가 많다.

우성훈은 달랐다. 어설프게 맞불을 놓지 않고 케이지를 돌며 욧카이케우의 빈틈을 노렸다. 그러던 중 욧카이케우가 로우킥을 차는 타이밍에 맞춰 펀치를 던지며 파고들었다. 주춤한 욧카이케우는 어퍼컷을 올려쳤으나 우성훈의 오버핸드 훅이 더 빠르게 제대로 들어갔다. 안면을 정타로 맞은 욧카이케우는 그대로 무너졌고 심판은 즉시 경기를 멈췄다. 주목을 받았던 원챔피언십 데뷔전이 18초 만에 끝나는 순간이었다.
 
 무에타이 챔피언 출신 욧까이깨우에게 결정적인 펀치를 날리는 우성훈

무에타이 챔피언 출신 욧까이깨우에게 결정적인 펀치를 날리는 우성훈 ⓒ ONE Championship 제공


전략도 좋았다는 평가다. 우성훈은 일찌감치 무에타이 파이터로 뛰어본 경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답게 거리싸움을 하면서 로우킥으로 상대 발을 묶는 플레이에 능하다. 하지만 당시 상대 욧카이케우는 무에타이 실력만큼은 우성훈보다 월등했다. 자칫 어설프게 거리싸움을 하던가 킥 대결을 펼치면 밀릴 공산도 컸다.

이를 인지한 우성훈은 거리싸움보다는 상대의 품으로 달려들어 아예 거리를 깨트려버렸고 킥이 아닌 펀치를 통해 카운터를 냈다. 욧카이케우의 몸이 미처 풀리기도 전에 터져버렸다는 점도 호재였다. 이래저래 여러 가지 부분에서 잘 풀린 데뷔전이었다는 평가다. 우성훈 역시 만족스러운 듯 "내 주먹과 내 파워를 믿었다. 나는 이미 예상한 결과다"는 멘트를 공식 인터뷰에서 남긴바 있다.

18초는 원챔피언십 플라이급 역사상 2번째로 빠른 KO승이다. 경기를 지켜본 차뜨리 싯욧통(태국) 회장 역시 만족스러웠다는 듯 우성훈에게 '다이내믹(Dynamic)'이라는 별명을 직접 지어주고 5만 달러(약 6000만 원)의 보너스를 안겨줬다. 여러 가지로 화끈한 결과와 내용에 주최측에서도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아쉽게도 상승세는 이어지지 못했다. 4월에 있었던 경기에서 2014 국제주짓수연맹(IBJJF) 도복 미착용 세계선수권 브라운 벨트 -52㎏ 금메달리스트 윈드송 하무스(30·브라질)한테 만장일치 판정패를 당했다.

기세가 꺾였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지난달 열린 원챔피언십 163번째 넘버링 대회에서 타이틀전 경험자이자 플라이급 공식 랭킹 3위 와카마쓰 유야(27·일본)를 2분 46초 만에 그라운드 앤드 파운드로 제압하며 다시금 일어섰다. 와카마쓰와의 경기에서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보여줬다. 펀치 연타를 동반한 전진으로 기세를 잡았고 라이트 스트레이트로 흐름을 잡았다.

반복된 왼손 공격으로 다운을 빼앗아냈으며 테이크다운을 막아낸 다음 탑포지션을 확보하기까지 이어진 그라운드 컨트롤 또한 인상적이었다. 거기에 결정적인 포지션을 유지한 그래플링 능력과 경기를 마무리 지은 강렬한 파운딩 또한 완벽했다는 평가다. 우성훈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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