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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오전 부산 동구 범일동 한 아파트 공사현장을 찾아 공사현장관계자로 부터 건설노조의 화물연대 동조파업에 따른 운영 차질 상황을 청취하고 있다. 2022.12.5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오전 부산 동구 범일동 한 아파트 공사현장을 찾아 공사현장관계자로 부터 건설노조의 화물연대 동조파업에 따른 운영 차질 상황을 청취하고 있다. 2022.12.5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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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뭐 응대할 가치가 없어요."

박정훈 전국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부산본부 사무국장은 화를 감추지 못했다. 졸지에 북핵 위협 수준 집단에 이어 조폭 등으로 몰린 화물연대의 처지에 대한 반발이다. 박 사무국장은 5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사태를 해결해야 할 대통령, 장관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상대를 핵무기 조폭에 비유를 하나, 도를 넘었다. 격이 떨어진다"라고 답답함을 표시했다.

화물연대 파업 사태는 이날로 12일째에 접어든 상황. 그동안 두 차례의 노정 대화가 진행됐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정부 차원의 중재나 해법은 사라진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는 파업에 연일 불법 딱지를 붙이며 강경 대응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북핵 위협,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조폭 발언도 이런 배경에서 터져 나왔다. 화물연대 파업을 놓고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비공개 참모회의에서 "북한의 핵 위협과 마찬가지"라고 빗댄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장관은 부산 건설 현장 방문에서 '건설노조=조폭'으로 규정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SNS를 통해선 화물연대까지 싸잡아 '조직적 폭력, 조폭'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사태 관련해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사태 관련해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에 나섰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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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여기에 색깔론 기름을 끼얹었다. 김행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비대위원회 회의에서 "종북 주사파 민주노총 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파업 상황을 '제2의 이석기 사태'로 부르며 공격했다.

이러한 정부여당의 대응에 실망감을 표출한 박 사무국장은 "안전운임제 약속을 지키지 않아 벌어진 파업인데, 여론 호도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곧 일몰제가 다가오는데 이러면 물류파업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라고 응수했다.

전국건설노조 역시 "노조를 자극하고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게 정부의 해법이냐"며 발끈했다. 안준용 건설노조 부울경건설지부 대외협력위원장은 "화물연대 파업의 영향을 받는 처지인데다 빠른 해결을 요구하는 차원에서 지지, 동조파업에 나선 것"이라며 "조폭이나 말이 안 되는 표현 등은 사태를 파국으로 모는 것과 같다"라고 비판했다.

ILO(국제노동기구)의 긴급 개입까지 언급한 안 위원장은 "(이런 표현은) ILO 회원국 위상에도 전혀 맞지 않는다. 부끄러운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시멘트 분야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UN 산하 기구인 ILO는 정부에 공문을 보내 관련 절차를 개시했다. 이번 조처가 국제 노동기준을 위반한 것인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ILO 핵심 협약을 비준한 국가 중 하나다.  

태그:#화물연대, #건설노조, #조폭, #원희룡,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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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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