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 일본 대 스페인 경기.
역전골을 넣은 일본의 다나카 아오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2.12.2

1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 일본 대 스페인 경기. 역전골을 넣은 일본의 다나카 아오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2.12.2 ⓒ 연합뉴스

 
도하의 기적이 또 다시 일어났다. 일본이 강력한 우승후보 스페인을 무너뜨리고,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은 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E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일본은 2승 1패(승점 6)을 기록, E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스페인은 1승 1무 1패(승점 4)로 독일을 골득실 차로 밀어내고 2위를 차지했다.

일본, 후반 들어 공격적인 전술로 전세 역전

스페인은 앞선 독일전과 비교해 5명을 바꾼 선발 명단으로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파우 토레스, 아스필리쿠에타, 발데, 니코 윌리엄스, 모라타가 주전으로 출격했다. 반면 일본은 4-2-3-1 대신 3-4-3으로 스페인에 맞섰다. 다니구치가 스리백의 한 자리에 가세했으며, 다나카, 이토 준야, 마에다, 구보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스페인은 일방적인 점유율과 티키타카를 통해 신중하게 일본 진영으로 전진했다. 일본은 수비 상황에서 5-4-1로 대형을 갖추며 안정적으로 대응했다. 

스페인은 전반 7분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부스케츠의 터치 미스로 위기를 초래했다. 마에다의 압박 성공 후 다나카를 거쳐 이토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옆그물을 때렸다. 

스페인은 전반 8분 올모의 첫 번째 유효 슈팅으로 다시 분위기를 잡아나갔다. 그리고 전반 11분 비교적 이른 시간에 포문을 열었다. 오른쪽에서 아스필리쿠에타의 크로스를 모라타가 프리 헤더로 마무리지었다. 

이후에도 스페인은 경기를 지배하며 일본에게 소유권을 허용하지 않았다. 일본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채 자신들의 진영에서 수비할 수 밖에 없는 여건이었다. 3명의 중앙 수비수가 모두 경고를 받는 등 스페인에 고전했다. 전반전은 스페인의 1-0 리드로 종료됐다. 

일본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구보, 나가토모 대신 도안, 미토마를 교체 투입했다. 전반과는 판이하게 다른 강도 높은 전방 압박으로 스페인을 괴롭혔다. 교체 효과는 후반 3분 만에 나타났다. 스페인의 후방 빌드업을 무력화시킨 것이 1차적으로 주효했다. 이토가 발데의 공을 빼앗았고, 도안이 박스 밖에서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후반 6분에는 도안의 슈팅이 왼쪽 골라인으로 나가기 직전 미토마가 극적으로 살려냈고, 이 공을 다나카가 밀어넣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주심은 득점으로 선언했다. 

충격의 2실점을 허용한 스페인은 후반 12분 모라타, 니코 윌리엄스 대신 아센시오, 페란 토레스를 넣으며 총력전에 나섰다. 일본도 곧바로 후반 16분 마에다 대신 아사노를 투입하며 최전방을 강화했다. 

두 팀 벤치 간의 지략 대결은 치열했다. 후반 23분 스페인은 가비, 발데를 불러들이고, 안수 파티와 알바를 넣었다. 안수 파티가 왼쪽에 자리하면서 올모를 오른쪽으로 돌렸다. 

일본은 1분 뒤 가마다를 빼고 수비수 도미야스를 투입했다. 도미야스는 오른쪽 윙백, 이토 준야가 왼쪽 윙 포워드로 자리를 옮겼다. 

스페인의 공격은 전반에 비해 날카로움이 떨어졌다. 일본은 무게중심을 완전히 내리고 지키는 전략을 택했다. 후반 44분 아센시오의 중거리 슈팅은 곤다 골키퍼가 선방했다. 결국 일본은 견고한 수비 조직력을 선보이며 스페인을 격침시켰다. 

일본, 독일전에 이은 '도하의 기적' 재현 
 
 1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 일본 대 스페인 경기. 스페인을 누르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일본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2.12.2

1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 일본 대 스페인 경기. 스페인을 누르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일본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2.12.2 ⓒ 연합뉴스

 
스페인은 이번 월드컵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첫 경기 코스타리카전에서 7-0 대승을 거두며 스페인의 위용을 과시했다. 상대에 슈팅을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무려 1000개 이상의 패스, 8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티키타카의 진수를 선보인 바 있다. 비록 독일전에서는 1-1로 비겼지만 64%의 점유율로 주도하는 경기를 펼쳤다. 

이에 반해 일본은 1차전에서 강호 독일을 물리치며 대이변을 만들었다. 그런데 정작 가장 약체로 분류된 코스타리카에 0-1로 덜미를 잡히며 탈락 위기에 내몰리고 말았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무려 5명의 주전을 바꾸는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가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한 것이다. 일본으로선 스페인전에서 승리해야만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예상대로 스페인은 너무 강했다. 앞선 독일전과 비교하면 절반이 바뀐 라인업이었다. 그럼에도 미드필드는 페드리-부스케츠-가비를 선발 출전시키며 기존의 틀을 유지했고, 전반 내내 경기를 지배하며 한 골 차로 앞섰다. 

하지만 후반 들어 상황은 급격하게 바뀌었다. 전반 45분 동안 내려앉으며 선수비 후역습으로 운영했던 일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윙포워드 자원인 미토마를 왼쪽 윙백에 놓는 극단적인 선수 변화를 감행했다. 그리고 전방 압박을 강하게 가하며 스페인을 괴롭혔다. 이 전략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후반 초반 도안-다나가의 연속골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교체 투입된 도안은 동점골을, 미토마가 역전골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전반에 수비 위주로 체력을 아낀 뒤 후반 들어 공격적인 선수 교체와 전방 압박을 시도하는 전술이 독일전에 이어 또 다시 먹힌 것이다. 

후반 중반 모리야스 감독은 수비수 도미야스를 넣으며 다시 수비 강화에 힘썼다. 스페인은 주전급 5명을 모두 총출동시켰지만 끝내 일본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일본은 최악의 조라는 평가를 뒤엎고, 독일과 스페인을 격침시키는 대이변을 연출하며 통산 네 번째 16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또, 아시아 국가 역대 최다인 월드컵 통산 7승을 기록하게 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 E조 3차전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카타르 도하 - 2022년 12월 2일)
일본 2 - 도안(도움:이토 준야) 48' 다나카(미토마) 51'
스페인 1 - 모라타(도움:아스필리쿠에타) 11'

선수 명단
일본 3-4-3 : 곤다 - 이타쿠라, 요시다, 다니구치 - J.이토, 다나카(87'엔도), 모리타, 나가토모(46'미토마) - 구보(46'도안), 마에다(61'아사노), 가마다(69'도미야스)

스페인 4-3-3 : 시몬 - 아스필리쿠에타(46'카르바할), 로드리, 파우 토레스, 발데(68'알바) - 부스케츠 - 가비(68'안수 파티), 페드리 - N.윌리엄스(57'페란 토레스), 모라타(57'아센시오), 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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