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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9일 건대입구역 맛의 거리. 양쪽에서 진입하는 자동차와 거리의 사람이 붐벼 이동이 어려운 모습이다.
 지난 11월 19일 건대입구역 맛의 거리. 양쪽에서 진입하는 자동차와 거리의 사람이 붐벼 이동이 어려운 모습이다.
ⓒ 손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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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렇게 사람이 많아?"

서울지하철2호선 건대입구역과 가까운 동일로 22길은 대표적 밀집 지역인 '건대 맛의 거리(아래 맛의 거리)'다. 지난 11월 19일(토) 오후 8시, 시간이 지날수록 모이는 인파에 곳곳에서 놀라는 소리가 들렸다. 쌍방 통행로인 이곳에 배달 오토바이, 택시, 화물차량 등의 통행까지 더해지자 약 5분 동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기까지 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설계연구실(연구실)은 이태원 압사 참사 직후 서울의 유동 인구를 기준으로 '과밀 고위험 도로'의 인구 집중도를 분석했다. 연구실은 서울 내에서 생활인구가 많고 주점 등의 접객시설이 집중된 곳 중 폭이 5m가 안 되는 협소 도로를 분석했다. ▲홍대입구 ▲이태원 ▲종로 ▲강남 ▲건대입구 ▲명동 등 6곳을 '과밀 고위험 도로'로 분류했다.

<오마이뉴스>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처음이자 이태원 참사 직후 맞이하는 연말을 앞두고 위 6곳 중 명동과 건대입구를 지난 11월 19일 찾았다. 연구실은 군중의 밀도가 1㎡ 당 5명 이상이 되면 위험 임계치에 이른다고 설명하는데, 참사 당시 이태원의 경우 12.6명/㎡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을 내놨다. 명동 또한 임계치를 넘어선 6.3명/㎡이었다. 건대입구는 도로가 상대적으로 길고 폭이 넓어 수치는 낮았지만 실제 현장은 어떤지 점검하고자 취재 대상으로 삼았다.

성인 2명 서면 꽉 차는 골목
 
지난 11월 19일 찾은 건대입구역과 맛의 거리를 잇는 좁은 골목.
 지난 11월 19일 찾은 건대입구역과 맛의 거리를 잇는 좁은 골목.
ⓒ 손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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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11월 19일) 오후 7시 맛의 거리 입구와 가까운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앞은 지하철역을 오가는 사람들과 횡단보도를 건너는 인파로 붐볐다. 근방에서 지인을 기다리고 있다던 20대 A씨는 "주로 술 약속을 이곳으로 잡는다"며 "(많은 사람들이) 거의 여기(2번 출구)서 만나서 맛의 거리 쪽으로 넘어간다"라고 답했다.

건대입구역 2번 출구와 바로 옆 대형 카페 사이에는 광진구청이 지정한 공연장소 '청춘뜨락'과 맛의 거리로 이동할 수 있는 골목이 있다. 이 골목의 폭은 성인 2명이 나란히 서면 꽉 찰 정도였다. 사람들이 주로 지나다니는 이 골목은 인파가 갑작스레 몰리게 되면 위험해 보였다. 실제로 연구팀이 건대입구의 과밀 고위험 도로로 지목한 곳도 '맛의 거리와 연계된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인근 골목'이었다.

골목을 지나 도착한 맛의 거리는 비교적 도로 폭이 넓었다. 성인 평균 보폭 약 아홉 걸음으로 9미터 정도로 추정된다.  이태원 참사가 난 골목 4.2미터의 2배 정도 되는 길이다.  

하지만 곳곳의 '정체 구간'이 문제였다. 맛의 거리는 중앙 분리선이 없는 쌍방 통행로다. 통제나 분리가 없는 환경 속에서 많은 인파와 차량, 길가에 널브러진 쓰레기가 뒤섞여 혼잡한 상황이 이어졌다. 오후 8시가 넘어서는 맛의 거리 초입부터 중간 지점까지 사람과 차의 이동이 얽히면서 약 5분 동안 정체가 발생하기도 했다.

곳곳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와 토사물 등도 위험 요소 중 하나였다. 광진구에 거주하는 25세 B씨는 "거리에 쓰레기가 너무 많고, 밟으면 넘어질 수도 있으니까 위험해 보인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밖에도 음식점에서 내놓은 메뉴판과 대기 중인 사람들, 질서 없이 세워져 있는 전동킥보드 등이 사람들의 보행을 방해하고 있었다. 통행선 정리와 시설물 관리가 시급한 모습이었다.

12월 대목 기다리는 명동, 지난해에도 800만 명 다녀갔다
 
지난 11월 19일 찾은 명동 8길.
 지난 11월 19일 찾은 명동 8길.
ⓒ 강동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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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오후 4시 또 다른 과밀 고위험 도로인 '명동 8길'을 찾았다. 앞에 설명한 서울대 연구실이 인구가 집중된다고 분석한 시간이었다.

명동은 아직 12월 전이라 인구 집중도가 높지 않았다. 다만 명동역에서 가까운 명동 8길은 협소한 골목인 데다가 노점 영업이 활발한 곳이라 언제든 사람으로 가득 찰 수 있는 지역이었다. 

오후 8시가 다가오자 한 백화점 앞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꾸며놓은 외관을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 중인 상인 C씨는 "12월이 되면 사람이 더 많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생활이동 데이터를 살펴보면 2021년 1월에서 11월 사이 명동으로 유입되는 인구는 약 200만 명에서 300만 명대를 유지하다가, 12월이 되자 400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명동을 빠져나가는 인구 역시 400만 명을 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 중이던 지난해 12월에만 약 800만 명의 사람들이 명동을 오간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올해 12월엔 지난해보다도 많은 사람이 명동 거리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마스, 제야의 타종 행사 등을 앞둔 상황에서 너무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 발생하는 사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촉각 곤두세우는 지자체 "인파 분석 중"
 
지난해(2021년) 12월 한 달 간 서울 중국 명동을 오간(유입·유출) 인구수.
 지난해(2021년) 12월 한 달 간 서울 중국 명동을 오간(유입·유출) 인구수.
ⓒ 서울시 생활이동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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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을 관할하는 서울 중구청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명동 내 (길이) 협소한 곳 뿐 아니라, 크리스마스 전후로 인파가 몰리는 곳과 관련해 자료를 분석해 점검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11월 28일 경찰서 등 관계 기관들과 거리 안전에 대한 합동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는다"면서 "통합관제실을 마련해 명동역 근처 곳곳에 있는 CCTV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건대입구를 관할하는 광진구청은 지난 11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도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맛의 거리와 로데오 거리(화양동), 양꼬치 거리(자양동)를 중심으로 민·경·관 합동 현장점검을 실시하겠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연말 과밀 사고를 우려하며 단·장기적인 대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술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은 "단기적으로는 위험 지역 주변에 (통제) 라인을 설치한다든지 (과밀) 경고 간판을 세운다든지 미리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예산이 투입돼서 위험 도로 및 구조물 정비가 이뤄져야 하고, 사회구성원 모두가 안전 윤리 의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 기자만들기> 수강생들이 공동으로 취재해 쓴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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