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5년 총액 120억의 계약을 맺은 삼성 구자욱

지난 2월 5년 총액 120억의 계약을 맺은 삼성 구자욱 ⓒ 삼성라이온즈

 
KBO리그 FA 시장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로 여겨지던 FA 선수들의 이적이 줄을 잇고 있다. 프로 데뷔 후 한 팀에서만 줄곧 뛰어왔던 선수들이 FA 자격을 취득해 타 팀으로 이적하자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왜 원소속 구단이 선수의 FA 자격 취득 이전에 비 FA 다년 계약을 시도하지 않았는지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비 FA 다년 계약을 맺었던 선수들이 '몸값'을 했는지 의문시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1년 전 KBO리그에는 비 FA 다년 계약이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2년 차 시즌을 맞이하는 SSG 랜더스가 새로운 흐름을 선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박종훈이 5년 총액 65억 원, 문승원이 5년 총액 55억 원에 계약한 데 이어 한유섬도 5년 총액 60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둔 3월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김광현이 당시 역대 최대 규모인 4년 총액 151억 원에 계약했다. 

SSG가 비 FA 다년 계약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성사시킨 이유는 내부 선수들을 FA 자격 취득 이전에 '입도선매'해 유출을 방지하려는 이유가 있었다. 아울러 2023년부터 KBO리그에 도입되는 샐러리 캡에 선제적 대응을 한다는 의도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5년 총액 60억 원의 계약을 맺은 SSG 한유섬

지난해 12월 5년 총액 60억 원의 계약을 맺은 SSG 한유섬 ⓒ SSG랜더스

 
나란히 팔꿈치 수술 이후 재활 중에 다년 계약한 박종훈과 문승원의 활약은 올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박종훈은 3승 5패 평균자책점 6.00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 0.782, 문승원은 1승 1패 3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5.11 피OPS 0.838로 세부 지표에서 드러나듯 부진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박종훈이 0.14, 문승원이 0.34로 음수를 겨우 면하는 수준이었다. 박종훈이 선발, 문승원이 불펜으로 주로 기용되었으나 재활 직후 첫 시즌인 탓인지 위력적이지 못했다.

반면 한유섬은 타율 0.264 21홈런 100타점 OPS 0.850 WAR 3.95로 타율을 제외한 나머지 지표에서 드러나듯 맹활약했다. 특히 시즌 초반 홈런을 몰아치며 SSG의 1위 독주를 견인해 결과적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해 4년 총액 151억 원에 계약한 SSG 김광현

올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해 4년 총액 151억 원에 계약한 SSG 김광현 ⓒ SSG랜더스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 역시 13승 3패 평균자책점 2.13 피OPS 0.578 WAR 5.21로 SSG의 통합 우승에 앞장섰다. SSG는 시즌 도중에 외국인 투수를 교체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김광현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덕분에 단 하루도 1위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SSG의 비 FA 다년 계약은 구단 인수 후 첫 통합 우승으로 직결되었으나 삼성 라이온즈의 비 FA 다년 계약은 실패로 돌아왔다. 삼성은 지난 2월 구자욱과 5년 총액 120억 원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양준혁과 이승엽의 뒤를 잇는 프랜차이즈 스타의 상징성까지 반영된 대형 계약이었다. 산술적으로 한유섬 계약의 정확히 두 배 규모였다.

하지만 구자욱은 타율 0.293 5홈런 38타점 OPS 0.741 WAR 1.49로 부진했다. 부상과 부진으로 99경기 출전에 그쳐 100경기조차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정규 시즌 2위였던 삼성은 구자욱의 부진 속에서 7위로 추락해 가을야구가 좌절되었다.

지난해 비 FA 다년 계약 선수들의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평가는 그야말로 '다년 계약'이니 2년 차 이후를 멀리 봐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KBO리그의 새로운 추세로 자리 잡은 비 FA 다년 계약 선수들의 2년 차 활약이 궁금하다.

[관련 기사] '투고타저' 프로야구, 그래도 울었던 '불명예' 투수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민상현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크리에이터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김광현 구자욱 한유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문화/스포츠 컨텐츠 공작소 www.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입니다. 필진 및 웹툰작가 지원하기[kbr@kbreport.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