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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학기 초에, 학교 앞 교통봉사 스케줄이 나옵니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하루에 오전 6명, 오후 6명의 교통봉사자가 필요합니다. 스케줄을 보고 그날 할 수 없으면 가능한 부모와 바꾸라고 합니다. 그 말은 웬만하면 지정 날짜에 꼭 참석해 달라는 의도가 있습니다. 그렇게 저는 1학년 때 1회, 2학년 때 1회 총 2회 교통봉사를 하였습니다.

교통안내 봉이 있는 학교 내 장소로 들어가 일지에 참석 시간과 이름을 적고 비닐장갑을 낍니다. 준비를 마치면 지정된 장소로 갑니다. 저학년 하교 시간인 1시 40분부터 2시 10분까지 총 30분 교통봉사를 합니다. 비가 안 오는 올해 가을에 하필 제가 봉사활동을 진행했던 지난 목요일 낮에 비가 왔습니다.
 
하교길 교통봉사
▲ 교통봉사 하교길 교통봉사
ⓒ 장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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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한 손에 교통안내 봉을 듭니다. 올해는 학교와 아파트 사이 짧은 횡단보도에서 교통봉사를 했습니다. 갑자기 비가 와 몇몇 아이들은 우산 없이 집에 가고 몇몇 엄마들은 우산을 챙겨 학교 앞으로 달려갑니다.  

짧은 횡당보도임에도 생각보다 많은 차와 오토바이들이 다닙니다. 아이들은 어떤 위험도 감지하지 못한 채 재잘재잘 떠들며 횡단보도를 건넙니다. 어떤 아이들은 급한 마음에 초록불이 얼마 안 남았는데 뛰어가려 합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막습니다.

하교 때는 그나마 나은데 작년 등굣길에 교통 봉사했을 때는 하교 길보다 많은 차와 더 급하게 뛰어가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몇 초 안 남은 순간 급하게 뛰어서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아이를 붙잡습니다. 등굣길 교통봉사를 하다 보면 불안한 마음이 들어 어느 순간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교통봉사를 하라는 말에 "왜 교통봉사가 꼭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직장 다니는 엄마들은 단 30분을 위해 회사에 눈치를 보며 연차, 반차를 내고 참여해야 하고 전업맘들도 아이 등교, 하교시간에 하는 바람에 엄마가 없는 시간에 아이를 돌볼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오전 교통 봉사할 때 저는 아이들을 이른 등교를 시켰고, 오후 봉사 활동할 때는 아이들이 학교 도서관에 있다가 하교하기도 했습니다. 번거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교통봉사 활동에 참여해보니 아이들의 등하굣길이 생각보다 위험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사고의 위험이 불쑥 튀어나옵니다. 부모들의 일 년의 한두 번 잠깐의 참여로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를 할 수 있다면 교통봉사 활동은 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태그:#교통봉사, #초등등하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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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맞벌이, 지금은 전업주부 하지만 고군분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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