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1.07 18:53최종 업데이트 22.11.08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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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다문 정진석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접견에 앞서 입을 앙다물고 있다. ⓒ 남소연

   
[검증 대상] 정진석 "서울 시내 모든 경찰 기동대 촛불 집회 투입"

"서울 시내 모든 경찰 기동대가 이 집회에 질서 투입됐고, 그날 밤(10월 29일) 이태원에서 참사가 벌어졌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태원 사고가 발생한 10월 29일 저녁 광화문에서 정권 퇴진 촉구 대회가 열렸다"라며 이태원 압사 참사를 당시 광화문 촛불 집회와 연결시켰다. 정 비대위원장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해당 집회에 경찰 기동대가 모두 투입되는 바람에, 용산 이태원에서 발생한 사고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같은 발언은 정 비대위원장뿐만 아니었다. 같은 자리의 김행 비상대책위원 역시 "'윤석열 퇴진' '사퇴가 사죄다'라고 외치는 그들의 규모와 적의에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느꼈다"라며 "당일 서울 시내 모든 경찰 기동대가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주장했다. 

10월 29일, 서울 시내 모든 경찰 기동대가 촛불승리전환행동의 '정권 퇴진 촛불 문화제'의 통제를 위해 투입됐는지 검증했다. 

[검증 내용] 서울 기동대 얼마나, 어디에 투입됐나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2.10.29 경력 운용 계획'을 확인했다.

10월 29일 당시 서울청이 동원 가능한 경력은 총 81개 부대였다. 81개는 서울청 소속만이 아니라 타청 소속 부대까지 합산한 숫자다. 서울청 소속 상설부대는 68개였다.

당시 경찰은 집회 대응을 위해 70개 부대를 운용했다. 10월 29일, 경찰이 대응에 나선 크고 작은 집회 숫자는 21개, 장소는 18곳이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언급한 '정권 퇴진 촛불 문화제'는 이 21개 집회 중 하나였으며, 가장 규모가 큰 집회도 아니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공동대책위원회가 연 '공공기관 노동자 총력 결의 집회·행진'에 경찰 추산 2만 5000명이 몰리며 가장 다수 인원을 차지했다. 경찰은 촛불문화제 참가 인원을 1만 3000명가량으로 봤다. '대통령 퇴진 구호'가 나온 유사한 성격의 집회들을 모두 합산해도 3개 집회 1만 3220명이다.

같은 날 열린 보수단체들 집회도 규모가 컸다. 자유통일당의 '주사파 척결 집회·행진'에 1만 명, 신자유연대의 촛불 행진 규탄 집회는 700명이 집회 신고됐다. 이외에도 4.15 부정선거 원천 무효 및 코로나 대국민 사기극 규탄 집회·행진 100명, 대한민국 안보 수호를 위한 집회 50명,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 집회 30명 등도 통제 대상에 포함된 신고 집회였다. 결과적으로 보수단체 5개 집회에도 인원 1만 880명이 신고됐다. 
 

22.10.29 경력 운용 계획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문서의 일부.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지난 10월 29일 당시 경찰의 기동대 배치 계획을 보여준다. ⓒ 서울경찰청

 

22.10.29 경력 운용 계획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문서의 일부.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지난 10월 29일 당시 경찰의 기동대 배치 계획을 보여준다. ⓒ 서울경찰청

 
'22.10.29 경력 운용 계획'에 첨부된 '도심권 집회·행진 등 부대 배치표'를 보면, 이 중 67개 부대가 종로구 세종 로터리부터 용산구 삼각지 로터리 등지 14곳에 집중적으로 배치됐다. 해당 단체들이 이 일대에서 집회를 하며 행진까지 예고했기 때문이다.

서울청은 앞선 10월 28일에도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1만여 명 이상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가 다수 개최될 예정이며 일부단체는 남대문, 서울역, 삼각지 로터리까지 행진할 계획"이라며 "서울경찰 관계자는 교통혼잡과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회 및 행진 구간 주변에 안내 입간판 등 60개를 설치하고, 교통경찰 등 240여 명을 배치해 차량 우회 유도 및 교통관리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날 집회 대응 운용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부대들 중에는 대통령실과 국회에 고정된 경력도 있었고, 교통 지원을 맡거나 당일 휴무하는 이들도 있었다. 광화문과 용산뿐만 아니라 여의도, 서초 등의 거점 근무를 맡은 부대들도 있었는데, 특히 사고 발생한 야간의 경우, 용산·광화문·여의도에 각 1개 기동대, 서초에는 2개 기동대가 거점 근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서울경찰청장 "집회 대비 때문에 이태원에 배치 못한 거 아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7일 오전 출입기자들과의 서면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집회 대비 때문에 병력이 부족해 배치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오히려 사고 발생 2시간여 전에 집회가 마무리되며 동원 가능한 경력이 충분히 있었는데도 제때 경찰이 대응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김 청장은 "112신고 접수 이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형석 의원은 같은날 '22.10.29 경력 운용 계획'을 근거 삼아 "정권 퇴진 집회에 모든 기동대가 투입돼 이태원 참사가 벌어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명백한 허위사실이자 책임을 외면하려는 궤변에 불과하다"라고 꼬집었다. 

[검증 결과] '거짓'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수많은 시민들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두고 간 국화꽃과 추모 메시지가 놓여있다. ⓒ 유성호


"서울시내 모든 기동대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 촛불집회에 투입됐다"는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 경찰청의 '22.10.29 경력 운용 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내의 모든 기동대가 집회 대응에 나선 것도 아니었고, 경찰이 윤 대통령 퇴진 구호가 나온 촛불문화제만 대응한 것도 아니었다. 보수단체들 집회에도 상당수의 인원이 모였고, 이외에도 다양한 성격의 시위가 진행됐다.
  
따라서 정 비대위원장 7일 발언은 '거짓'으로 판정한다.

참고로,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수단체의 집회도 참사 당일에 있었던 점을 지적 받자 "그 당일 날은 일부 보수단체가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저도 들었지만…"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서울 시내 모든 경찰 기동대 촛불 집회 투입됐다"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거짓:거짓
  • 주장일
    2022.11.07
  • 출처
    11월 7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발언(영상 1분 34초부터)출처링크
  • 근거자료
    서울경찰청 작성, '22.10.29 경력 운용 계획' 문서 : 2022년 10월 29일 집회 시위 등에 대해 70개 부대 배치 계획 확인 가능자료링크 서울경찰청 작성, '22.10.29 경력 운용 계획' 문서 : 2022년 10월 29일 촛불승리전환행동 집회 외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 집회 개최 사실 확인자료링크 서울경찰청 작성 2022년 10월 28일 보도자료 '토요일 도심권 대규모 집회 잇달아 개최 교통혼잡 예상'자료링크 [언론보도] 서울경찰청장 "집회 때문에 이태원 경찰력 배치 못한 것 아냐"(한겨레)자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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