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신은미 사무국장이 ‘충남지역 석면피해자 인터뷰집’을 소개하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신은미 사무국장이 ‘충남지역 석면피해자 인터뷰집’을 소개하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 <무한정보> 김동근

관련사진보기


충남 예산군을 비롯한 지역사회가 '석면피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많은 이들이 채굴하기 위해 일했던 폐광산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슬레이트 지붕 등도 원인으로 나타난 것.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작은 섬유가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면 폐암, 악성중피종, 석면폐증 등을 일으킨다. 우리나라는 2009년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 전까지 석면방직업, 건설업, 조선업 등 각종 건축재료와 방음물질로 광범위하게 사용했다.

전국적으로 석면피해 인정자(9월 30일 기준)는 특별유족(석면피해인정을 신청하지 않고 사망했거나, 인정받기 전 사망한 사람과 생계를 같이 하던 유족)을 포함해 6414명이다. 충남은 2201명(34.3%)으로 가장 많으며, 도내 15개 시군 중에선 홍성군 1089명, 보령시 722명, 천안시 93명에 이어 예산군(91명)이 4번째다.

구체적으로는 20여 년 동안 흉물로 남은 옛 충남방적 예산공장(예산읍 창소리) 석면슬레이트 지붕 주변 지역과 석면광산(폐광)이 있던 광시지역을 중심으로 ■석면피해(85명) △폐암 8명 △악성중피종 3명 △석면폐증 73명 △미만성 흉막비후 1명 ■특별유족(6명) △폐암 2명 △악성중피종 2명 △석면폐증 2명이다. 잠복기가 40년에 달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은 2일 내포신도시 충남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실에서 4개 시군 석면피해자, 활동가, 공무원 등 20여 명과 함께 '충남지역 석면피해자 인터뷰집('보이지 않는 숨소리' 보이게 하기) 발간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책자는 석면피해기록단(김보리·김형수·홍순영 활동가)이 4~9월 보령시(3명)와 홍성(3명)·예산(3명)·청양군(2명) 석면피해자 11명을 직접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예산지역은 이병기(67, 광시면)·신동실(75, 예산읍)·고광채(79, 예산읍)씨가 생생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병기 어르신은 장신리에서 태어나 16살부터 13년을 면내 백월탄광에서 일했다. 그는 "석면이 위험할 거란 생각은 못했어요. 그날그날 벌어서 살기 바빴지. 먼지를 자꾸 먹으니까 돈이 있으면 돼지고기라도 먹었고, 돈이 없으면 못 먹었어"라고 말했다. 이병기 어르신은 2008년 폐기종, 2021년 1급 석면폐증 판정을 받았다.

"석면이 위험한 줄 전혀 몰랐지, 그때는 집집마다 다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꿨으니까. 톱으로 자르면 바닥에 가루가 쌓이고, 주변에 많이 날렸어. 마스크 같은 건 생각도 못 했지. 일이 끝나면 전부 뒤집어썼어."

신례원2리에 사는 신동실 어르신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 지붕개량사업'으로 2년여 동안 슬레이트를 설치했다. 2019년 3급에 이어 2020년 2급 석면폐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석면정책을 제안하는 고광채 어르신. ⓒ 무한정보신문
 석면정책을 제안하는 고광채 어르신. ⓒ 무한정보신문
ⓒ <무한정보> 김동근

관련사진보기


고광채 어르신은 옛 충남방적 예산공장 정문 앞에 사는 창소3리 이장이다. 갑자기 폐에 물이 차더니, 2019년 3급 석면폐증 판정을 받았다. 그는 "청소3리는 다른 마을보다 젊은 층이 많은 편이에요. 젊다 해도 50대 이상이지만, 그 사람들이 여기에 죽 살잖아요. 앞으로는 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는 소망을 전했다. 

이날도 "옛 충남방적 예산공장 슬레이트 지붕을 조속히 철거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늦었지만 다행인 점은 행정이 옛 충남방적 예산공장을 대상으로 '농촌공간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에 선정되면 건물을 매입해 철거할 예정이다.

석면피해자 11명이 제안한 석면정책은 △농촌지역 석면건축자재 실태조사, 무상처리 지원 △공공의료기관 활용 진료·치료, 석면전문병원 설립 △석면 건강영향조사지역 확대 등 석면피해자 발굴 △폐석면광산 안전관리, 정기적인 환경조사·공개 △석면피해기록활동 지원, 석면피해기록관 건립 △행정-석면피해자-관련 기관단체 협의체 구성 등이다.

이 자리에서 도청을 비롯해 보령시·홍성군 담당부서 팀장·팀원 6명도 지원방안 등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했지만, 예산군은 참석하지 않았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4개 시군 환경부서로 모두 공문을 보냈는데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석면피해, #석면피해 인정, #발암물질, #예산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본인이 일하고 있는 충남 예산의 지역신문인 무한정보에 게재된 기사를 전국의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픈 생각에서 가입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