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개막하는 날부터 정규 시즌을 마치는 날까지 선두를 빼앗기지 않고 있는 SSG 랜더스가 정규 시즌 우승 확정을 미루게 됐다. 2위 팀인 LG 트윈스의 경기 일정이 비로 인해 열리지 못했던 것도 있었지만, SSG도 다른 팀에게 발목을 잡혔기 때문이었다.

SSG의 축배를 늦춘 팀은 다른 팀도 아니고 최하위 팀 한화 이글스였다. 그것도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신인 선발투수 문동주가 와이어 투 와이어에 도전하는 SSG를 상대로 고춧가루를 뿌리고 데뷔 첫 승리투수가 됐다.

10월 3일 경기 결과로 한화는 6연패를 끊었고, SSG는 정규 시즌 우승 매직 넘버 1을 유지했다. 원래 이날 경기가 예정되었던 LG가 KIA 타이거즈에게 패했다면 우승이 확정되었겠지만, 수도권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잠실 경기가 열리지 못했다.

정민철 단장과 투구 폼 비슷한 1차 지명 투수 문동주
 
 리그 최고의 타선을 상대로 선전한 한화 우완투수 문동주

한화 우완투수 문동주 ⓒ 한화 이글스

 
전라남도 장흥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성장했던 문동주는 광주진흥고등학교 3학년 시절이었던 2021년 여름, 2022 드래프트 1차 지명을 통하여 한화에 지명됐다. 같은 광주 출신의 유격수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KIA에 지명되었고, 2020년 하위 3팀에게 주어졌던 다른 지역 선수 지명권을 삼성과 한화가 행사하면서 문동주가 한화에 지명된 것이다.

KIA가 유격수 김도영을 지명했던 배경에는 팀 상황이 있었다. 2020 1차 지명에서 지명했던 정해영(우)이 마무리투수로 자리를 잡았고, 2021 1차 지명에서 지명했던 이의리(좌)도 선발투수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결과적으로 2022년 시즌에 양현종도 KIA로 돌아오면서 문동주가 KIA에 지명되었더라도 주전을 차지할 가능성이 낮았다.

한화의 상황도 문동주를 지명하기에 적절한 상황이었다. 하주석(1994년 생)을 필두로 노시환과 정은원(이상 2000년 생) 등으로 젊은 내야수 중심의 리빌딩을 진행했던 한화에게 젊은 선발투수 자원이 필요했던 것이다.

정민철 단장의 선수 시절과 비슷한 자세로 공을 던지는 문동주는 지명 시점부터 한화의 큰 기대를 받았다. 2021년 시즌을 마치자마자 마무리 캠프에 초대 받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호세 로사도 코치가 그를 직접 챙겼을 정도였다. 다만 청소년 국가대표에 참여한 일정 때문에 배려 차원에서 스프링 캠프는 2군 팀 일정으로 참여했다.

스프링 캠프 막판에 옆구리 내복사근 미세 파열로 잠시 쉬다가 4월 말 실전에 투입되었고, 5월이 되어서야 1군에 모습을 드러냈다. 5월에는 불펜에서 대기했다가 6월부터 이닝을 조금씩 늘리기 위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갔다. 다만 6월 중 견갑하근 부분 파열 및 혈종이 발견되어 다시 휴식에 들어갔다.

문동주가 시즌 막판에 보여준 한화의 희망 요소

부상 복귀 후 8월 중순에는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수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9월 말 1군에 복귀하여 9월 21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선발 등판하여 5이닝 76구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의 무난한 피칭을 했다. 팀의 득점 지원이 아예 없어 패전투수가 되었기에 아쉬운 투구 내용이었다.

9월 21일 경기에서 빠른 공의 최고 속도가 시속 156km까지 나왔고, 27일 경기에서는 시속 158km까지 나오는 등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10월 3일 경기에서는 3회말 수비 실책 등의 위기가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5이닝 4실점(3자책)으로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은 충실히 해냈다(최고 구속 시속 157km).

이날 SSG의 선발투수 박종훈이 제구 불안으로 1회도 마치지 못하는 등 경기의 승부가 한화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문동주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한화는 팀 6연패를 끊어내며 시즌이 끝날 때까지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까지 문동주는 1군에서 28.2이닝을 던졌다. 정규 시즌이 한 주 남았기 때문에 한 번 정도는 더 등판할 수도 있었으나 경미한 부상이 몇 차례 있었던 관계로 배려 차원에서 문동주의 정규 시즌을 마치고 교육 리그 참가가 결정됐다. 아직 통산 30이닝 미만이기 때문에 문동주는 첫 시즌부터 풀 타임을 소화하는 김도영과 달리 내년에도 신인 자격을 갖게 된다.

사실 문동주는 어릴 때 1루수였다가 고등학교 2학년에 투수로 전향했다. 그렇기 때문에 평균 구속 시속 150km를 넘는 빠른 공에 비해 변화구를 익힌 것이 그리 오래 되진 않았다. 또한 벌써 근육 부상만 2번을 겪었다는 점에서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역사적인 기록이 눈 앞에 있는데... 축배 들지 못한 SSG
 
1위 확정 미룬 SSG 3일 대전 한화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에 패하며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짓지 못한 SSG 선수들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 1위 확정 미룬 SSG 3일 대전 한화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에 패하며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짓지 못한 SSG 선수들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1982년에 시작된 KBO리그의 이전까지 역사 40년 동안 시즌을 개막한 날부터 마치는 날까지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기록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가장 긴 시간 1위를 유지했던 기록은 2017년의 KIA로, 4월 중순부터 1위에 올라선 뒤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고 한국 시리즈까지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41번째 시즌인 2022년 SSG가 정규 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기록 달성의 문턱까지 왔다. 4일에는 SSG의 경기가 없기 때문에 KIA와 LG의 잠실 경기에서 LG가 패할 경우 SSG는 경기 화면을 지켜보면서 정규 시즌 우승을 자축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4일 경기에서 LG가 KIA에 승리할 경우 SSG는 5일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 경기에서 자력으로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 같은 날 LG는 KIA와 장소만 바꿔서 광주에서 경기를 하는데, 늦어도 이날 LG가 패하거나 SSG가 승리하는 과정으로 2022년 KBO리그 정규 시즌 우승 팀이 결정된다.

SSG와 LG의 승차가 3경기 반이기 때문에 늦어도 이번 주 안으로 SSG가 정규 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도 최소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상황이라 남은 관심사는 준플레이오프와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 진출할 나머지 3팀이 어떤 팀이 될 것인지로 집중된다.

앞으로 남은 한 주, 운명 결정되고 있는 하위권 팀들

쉴새없이 달려왔던 2022년의 KBO리그 정규 시즌도 이제 한 주 밖에 남지 않았다. 수도권에서 예정되었던 잠실 경기와 수원 경기가 비로 미뤄지면서 대전과 부산 경기만 진행이 되었고, 부산에서는 9위 두산 베어스가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롯데도 포스트 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 시리즈 연속 진출 기록이 7년(2015~2021)에서 멈춘 두산은 이미 프랜차이즈 역사상 가장 좋지 않은 기록을 향해 달리고 있고 일부 기록을 넘어섰다. 이미 시즌 80패(58승 2무)를 기록하며 1990년 OB 시절 35승 5무 80패 이후 처음으로 80패를 넘어섰다.

두산의 남은 4경기 중 1패라도 추가하게 된다면 역대 최다패 시즌 기록을 새롭게 작성하게 된다. 또한 1991년과 1996년에 정규 시즌 8위(당시에는 최하위)를 기록한 적이 있는데, 이미 남은 경기와 관계 없이 9위가 확정되었기 때문에 정규 시즌 역대 최하위 기록은 이미 경신한 상태다.

5위 KIA와 3경기 반 차인 7위 삼성은 3위 kt 위즈와의 경기가 미뤄졌고, 5위 KIA도 LG와의 경기가 미뤄지면서 아직 승차가 유지되고 있다. 남은 5경기 일정이 kt와 2경기, 두산과 2경기가 있지만 1위 SSG와의 경기도 1경기 남아 있어 험난한 도전이 예상된다.

한때 최하위까지 내려갔다가 6위까지 올라와 KIA를 추격하고 있는 NC 다이노스는 KIA와 2경기 차를 유지하고 있다. NC의 남은 5경기 일정은 롯데, SSG, LG, 한화 그리고 kt(순연된 경기, 추후 편성 예정)와 각각 1경기 씩이 남았다. 5위를 지켜야 하는 KIA는 LG와 3경기, kt와 2경기가 남았다.

변수가 된 가을비... 포스트 시즌 연기 확정
 
KIA 3연승, 가을야구 한걸음 전진 9월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5-4 한 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둔 KIA 선수들이 세리머니하고 있다.

▲ KIA 3연승, 가을야구 한걸음 전진 9월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5-4 한 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둔 KIA 선수들이 세리머니하고 있다. ⓒ 연합뉴스

 
준플레이오프 직행권이 걸린 3위 자리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kt는 삼성과 2경기, KIA와 2경기를 치른 뒤 비로 미뤄진 나머지 2경기를 치러야 한다. 비로 미뤄진 경기로는 LG와의 1경기 그리고 NC와의 1경기가 있다. 4위 키움은 2경기가 남았는데, 하위권인 한화, 두산과 1경기씩 남았다.

문제는 이번 주에 남은 예비일이 없기 때문에 포스트 시즌 일정이 미뤄지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10월 8일에 10팀이 모두 정규 시즌을 마치고 9일에 와일드 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 행사에 이어 10일에 와일드 카드 결정전 1차전이 시작되는 것이 계획이었다.

그런데 잔여 경기 일정이 모두 확정된 상황에서 3경기가 비로 미뤄졌다. 9월 16일 kt와 LG의 잠실 경기는 비로 미뤄져 아직 추후 일정을 잡지 못했다. 10월 3일에는 KIA와 LG의 잠실 경기, NC와 kt의 수원 경기가 비로 미뤄졌다.

이들 3경기 중 KIA와 LG의 순연된 잠실 경기는 예비일이었던 4일에 바로 편성됐다. 이들은 원래 장소만 바꿔 5일부터 광주에서 2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는데, 이동일이었던 4일까지 경기를 치른 뒤 서울에서 광주까지 야간 이동하는 강행군을 소화해야 한다.

나머지 2경기가 모두 kt의 경기라서 다시 편성하는 데 이틀이 필요하고, 그중 1경기는 KIA와 5위 경쟁을 하고 있는 NC도 관련된 경기라서 포스트 시즌 시작이 늦춰지게 됐다. 최소 플레이오프 직행이 확정된 LG는 남은 1경기를 다소 늦게 해도 큰 지장은 없지만 3위 경쟁을 하는 kt는 최악의 경우 와일드 카드 결정전까지 각오해야 한다.

포스트 시즌 대진표 작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기는 포스트 시즌 경기가 없는 이동일에 해도 된다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3위 kt와 4위 키움이 승률 0.002 차이, 5위 KIA와 6위 NC도 승차 2경기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3위에서 6위까지의 순위가 확정될 때까지는 포스트 시즌 일정을 시작할 수 없다.

게다가 11월 11일부터는 메이저리그 연합 올스타 팀과의 MLB 월드 투어 코리아 시리즈가 있어서 포스트 시즌 일정이 더 늦게 시작될 경우 일정이 꼬인다. 따라서 미뤄진 2경기는 각각 9일과 10일에 바로 편성될 예정이다. 현 시점에서 한국 시리즈 7차전 예정일은 11월 8일이다.

여기서 추가 변수가 있다면 10월 9일 수도권에 비가 예고되어 있다는 점이다. 다시 편성해야 할 경기가 잠실 경기와 수원 경기라는 점에서 걸리는 요소이다. 다음 주 포스트 시즌에 참가하게 될 최종 5팀은 어떤 팀이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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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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