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아래 맨시티)가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래 맨유)에 대승을 거뒀다. 

맨시티는 2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맨체스터 더비에서 맨유에 6-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6승 2무(승점 20)을 기록, 선두 아스널(승점 21)에 1점차로 추격했다. 맨유는 4승 3패(승점 12)에 머무르며 상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홀란드-포든, 각각 '해트트릭' 맹활약

맨시티는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전방은 잭 그릴리쉬-엘링 홀란드-필 포든, 미드필드는 베르나르두 실바-일카이 귄도안-케빈 더 브라위너가 포진했다. 포백은 주앙 칸셀루-네이선 아케-마누엘 아칸지-카일 워커, 골문은 에데르송이 지켰다. 

맨유는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원톱은 마커스 래시포드, 2선에서 제이든 산초-브루노 페르난데스-안토니가 받쳤다. 중원은 크리스티안 에릭센-스콧 맥토미니, 포백은 타이렐 말라시아-리산드로 마르티네스-라파엘 바란-디오구 달로트, 골키퍼 장갑은 다비드 데 헤아가 꼈다.

맨시티의 일방적인 공세를 맨유가 막아내기 급급한 전반 45분의 양상이었다. 맨시티는 시작한지 8분 만에 먼저 포문을 열었다. 왼쪽에서 베르나르두 실바의 땅볼 크로스를 쇄도하던 포든이 왼발로 돌려놓으며 골망을 갈랐다. 

맨시티는 줄곧 맨유 진영에서 전방 압박과 높은 점유율을 확보해 나갔다. 전반 18분 아크 정면에서 귄도안의 프리킥 슈팅은 골대를 스쳐나갔다. 맨시티는 전반 33분 더 브라위너의 코너킥에 이은 홀란드의 헤더골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후 맨시티는 무서운 공격력으로 2골을 추가했다. 전반 37분에는 오른쪽에서 더 브라위너의 절묘한 얼리 크로스 타이밍에 맞춰 수비 사이를 파고든 홀란드가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했다. 맨시티는 전반 44분에도 역습 기회에서 홀란드와 포든이 한 골을 합작하며 전반전을 4-0으로 마무리 했다.

맨유는 후반 시작하자마자 왼쪽 풀백 말라시아 대신 루크 쇼를 넣으며 변화를 꾀했다. 후반 초반에는 맨유가 좀 더 앞서는 흐름을 보였다. 영패를 만회한 것은 후반 11분. 왼쪽에서 에릭센의 전환 패스가 적중했다. 공을 잡은 안토니가 중앙으로 끌고나오며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맨시티 골문에 꽂아넣었다. 

1-4를 만든 맨유는 후반 14분 래시포드, 맥토미니를 불러들이고 앙토니 마시알, 카제미루를 넣으며 승부수를 던졌다. 맨시티는 다시 전열을 재정비한 뒤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후반 18분 후방에서의 빌드업을 시작으로 베르나르두 실바가 스루 패스를 찔렀다. 뒷공간으로 쇄도한 홀란드의 왼발슛은 옆그물을 때렸다. 

실수를 만회한 것은 1분 뒤였다. 후반 19분 더 브라위너-세르히오 고메스-홀란드로 이어지는 환상의 하모니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홀란드의 해트트릭이었다. 후반 27분에는 홀란드가 다시 한 번 도우미로 나섰다. 홀란드로부터 패스를 받은 포든이 통렬한 왼발슛을 성공시켰다. 

이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무려 4명을 한꺼번에 교체는 여유를 부렸다. 포든, 귄도안, 그릴리시, 더 브라위너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리야드 마레즈와 아이메릭 라포르트, 콜 팔머, 줄리안 알바레스를 투입했다. 

맨유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후반 39분 박스 안에서 프레드의 슈팅이 골키퍼에 막히고 흐른 공을 마시알이 머리로 밀어넣었다. 후반 45분에는 마시알의 페널티킥 골로 따라붙었지만 전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퍼즐조각 채운 맨시티

맨체스터를 연고지로 하는 두 팀의 더비는 과거만 해도 라이벌전이라는 말이 무색할만큼 맨유가 일방적으로 많은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만수르 구단주가 엄청난 자본력으로 맨시티를 인수하면서 프리미어리그 판도는 송두리째 흔들렸다.

결국 맨시티는 2011-12시즌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르며, 독주 체제를 구축한 맨유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2012-13시즌을 마지막으로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은퇴를 선언하자 두 팀의 경쟁 구도는 완전히 맨시티로 기울기 시작했다. 

지난 9년 동안 맨시티가 리그 우승 5회를 차지하는 동안 맨유는 한 차례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올 시즌 맨유는 턴 하흐 감독 체제로 탈바꿈하며 새도약을 선언했다. 그러나 맨시티는 너무 강했다. 이번 맨체스터 더비를 앞두고 주전 센터백들의 줄부상으로 우려를 낳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수비는 괜한 걱정이었다. 막강한 공격력으로 약점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맨시티는 시종일관 경기를 지배했다. 세밀한 빌드업과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 앞에 맨유는 속수무책이었다. 전반 41분 만에 4-0이 되자 현지 방송사 카메라는 경기장을 떠나는 맨유 원정 팬들의 모습이 포착했다. 그만큼 맨유는 무기력했다. 

맨시티가 맨유에 4점차 이상으로 이긴 마지막 경기는 지난 2011-2012시즌이다. 당시 맨시티는 맨유 원정에서 6-1 대승을 거뒀다. 인기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를 차용해 이른바 '식스 앤 더 시티(Six and the city)'로 불리고 있다. 맨시티는 11년 만에 자신들의 홈 구장에서 '식스 앤 더 시티'를 재현했다. 맨유를 맞아 6골을 터뜨린 것이다. 

특히 올 여름 가세한 홀란드는 맨시티의 마지막 퍼즐 조각과도 같다. 라이벌 맨유를 상대로 3골을 폭발시켰다. 올 시즌 홀란드의 활약은 절정에 달해있다. 리그 8경기에서 무려 14골이다. 심지어 홈 3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다. 뿐만 아니라 포든에게 2개의 어시스트를 제공하며 이타적인 플레이에도 능했했다. 1경기에서 5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만점에 가까운 존재감을 발휘했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베르나르두 실바, 포든, 마레즈 등 전문 공격수가 아닌 자원들을 No.9으로 기용해야 했다. 결국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구단 최대 숙원인 유럽 정복에 실패했다. 올 시즌 홀란드와 함께 대업을 이뤄낼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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