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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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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국경에서 멈춰야 된다고 하는 격언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대통령이 (순방을) 나가 있거나 하면 정쟁은 우리 내부에서만 하는 게 중요한 일인데 이번 경우는 대통령이 외국 가서 정치를 해버리니까... 만약 그게 우리 국회를 지칭하는 거였다면 왜 카메라가 켜져 있는 데서 (그랬는지). (공식석상이 아니고) 비공식이라고 하더라도 우리 국회를 모욕하는 말을 외국에서 하는 건 거꾸로 됐단 말이에요.

정치는 국경에서 멈추고 대통령을 도와줘야 되는데, 대통령이 해외 나가서 이런 식으로 국내 정치를 해버렸다면 누가 어떻게 그걸 시정해주겠어요. '한국말 하는 트럼프를 보는 것 같았다'는 얘기는 그런 뜻이에요."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대해 묻자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이 한 말이다. 그가 이번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해 지난 28일 서울 국회의사당역 커피숍에서 정 센터장을 만났다. 다음은 정 센터장과 나눈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질서 무너뜨렸던 트럼프처럼... 시스템 잘 작동했는지 의문 들었던 순방"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
ⓒ 정대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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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부터 24일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순방을 다녀왔어요. 순방 중 유엔총회 첫 연설도 있었고요. 이번 순방 총평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이 웬만하면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나라잖아요. 근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본 순방인 것 같아요. 뭐냐하면, 정상회담이라고 하는 게 밑에서부터 위로 다 준비가 되면서 여러 검토 과정 거치는 거죠. 그게 대한민국 정부 정도면 정해진 프로토콜과 프로세스가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게 정말 제대로 잘 작동했는지가 의심스러워 보이는 순간들이 있었죠. 그래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시스템이 외교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드는 순방이었던 것 같아요."

- 왜 그럴까요?

"윤 대통령 지난번 순방 과정을 보면, 한마디로 '한국말 하는 트럼프'를 보는 것 같았어요. 미국이라고 하는 나라가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잘 제도화돼 있다고 우리가 모두 믿고 있는데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트럼프가 많은 질서를 무너뜨려 놨잖아요. 이번 순방 기간에 그런 모습들이 많이 보이지 않았나 하죠."

- 대통령실에서는 성과가 많았다고 하던데 어떻게 보셨나요?

"성과가 없다고는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정상회담은 실패하는 회담이 아니거든요. 정상회담은 그만큼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해요. 정상회담에 임하는 양측의 관료들이나 이해 당사자들은 정상회담이라는 최고위급의 회담을 준비하기 위해서 자기 일처럼 뛴단 말이에요. 그래서 성과가 안 나올 수가 없는 게 정상회담이에요."

- 예를 들어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성과가 없지 않았나요.

"그런 게 실패한 외교 참사가 되는 거죠. 통상 정상회담은 실패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통상적이지 않은 예들이 보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하노이 회담 때처럼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여지를 정상들한테 너무 남겨주고 만나게 되는 거죠. 또 누구를 어떻게 만날 것인가에 대해서 정확하게 조율이 되지 않은 상태로 현장 상황에 의존하게 되면, 형식과 절차 면에서 미흡해 보이는 거죠. 국민들이 보기에는 이게 때로는 굴욕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렇다보니 야당에서는 외교 참사라고 부르고 있고, 많은 이가 의문을 가지고 있는 거죠.

성과라고 하는 게 왜 없어요? 가서 여러 디지털 포럼도 하고 기본적으로 한국과 캐나다가 계속 얘기하고 있었던 광물 관련 이야기들이나 기술적인 문제 경제 발전 문제들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들은 논의가 계속되는 거예요. 그건 정상외교가 있지 않았더라도 대한민국 외교가 계속 원래 하던 것들이고, 그걸 확인하는 과정을 이번의 성과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고요.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성과가 제로라고 볼 수는 없겠죠. 근데 정상외교 자체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거나 그럴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하기에는... 인색할 수밖에 없죠."

- 가장 먼저 논란이 됐던 게 엘리자베스 2세 조문이에요. 

"조문하러 간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조문을 못 한 거잖아요. 지금 얘기 나오는 게 비행기를 2시간 일찍 탔으면 조문이 가능했을 것이다, 아니면 내렸을 때 교통 사정이 안 좋으니 대통령한테 지금 걸어서 조문 하셔야 된다는 옵션을 건의하는 현장 참모가 있었느냐죠. 그리고 만약에 아무도 건의를 하지 못했다고 하면, 그건 윤 대통령 스스로의 문제예요. 현장에 갔을 때 물론 교통 사정이 안 좋아질 수도 있어요. 그러면 찰스 3세 리셉션에 갔다가 다른 나라 정상들처럼 걸어서 조문하는 걸 왜 현장에서 판단하고 건의하지 못했는가, 이제 이런 것들이 계속 의문이 남는 거죠."

- 대통령실 입장은 조문 못했어도 장례식 참석했으니 문제없다는 것 같던데.

"사실 상주인 찰스 3세가 '내가 문 대통령의 위로와 조문을 받았다'고 하면 아무 문제도 안 되는 거죠. 사실 개인들 간의 장례식에 있어서도 너무 바빠 실제 상주 조문은 못 해도 발인식만 가는 경우도 가끔 있을 수 있잖아요. 상주가 그걸 고맙게 생각하고 위로받으면 조문한 거죠. 개인 대 개인의 관계에서 물어보고 확인할 수가 있는 건데, 다만 이건 (개인이 아니고) 국가 정상이 조문을 가는 거잖아요. 그리고 많은 사람이 '조문을 간다'라는 것의 의미를 웨스트민스터 홀에 있는 관 앞에 가서 추모의 뜻을 밝히고 또 장례 예배도 참석하는 걸 다 패키지로 생각했던 거잖아요. 근데 그중 절반이 빠진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거죠."

- 유엔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을 아예 언급 안 했어요. 대신 자유에 대한 얘기만 했는데 이건 적절했을까요?

"전 세계 외교관들과 다른 나라 정부 수장들이 대한민국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건 남북관계와 북한에 대한 이야기거든요. 거기에 대해서 우리가 '남북 관계가 이렇고 우리 정부가 생각하는 대북 정책은 이렇고 한반도 평화의 미래는 이렇게 가야 한다'라는 걸 밝혀주는 게 국제무대에서의 우리의 통상적인 외교 행위였죠. 그런데 이번에 새로운 전례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 왜 안 했을까요?

"(사안을) 무시하는 거죠. 국제관계 보편성 차원에서 이야기하고, 북한 문제는 우리가 특수하게 두고 풀어갈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을 한 것 같아요. 국제무대에서는 국제무대 관련된 이야기만 한다고 하는 걸로 맥락을 정하고 이야기한 것 같아요."

"일본은 '간담회', 한국은 '정상회담'... 일본 내부서 용어 피하는 이유 있는 듯"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컨퍼런스 빌딩에서 한일 정상 약식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2022.9.22
▲ 악수하는 한일 정상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컨퍼런스 빌딩에서 한일 정상 약식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2022.9.22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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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정상이 30분간 만났죠. 양국 간 성격 규정이 다른 것 같아요. 한국은 정상회담이었다고 하지만 일본은 간담이라고 해요. 왜 다를까요?

"일본은 의미를 축소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일본 내부의 정치적 사정, 특히 기시다의 정치적 사정이 복잡한 것 같아요. 뭐냐면 기시다와 하야시 외상 같은 경우 한일 관계를 풀어야 된다는 입장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자민당 내에 강경 세력들은 한일 관계를 지금 이렇게 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리고 아베의 유산이 남아 있잖아요. 그게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기시다가 나서서 어물쩍 한일관계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일본 내부에서 보여줄 수가 없는 거죠. 그러니 거기는 정상회담이라는 용어 자체를 피하죠."

- 윤석열 정부 주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한일관계가 망가졌는데 이렇게 그나마 만난 것에도 의미가 있다는 것인데요. 

"풀어나가야 하는 쪽에서 만난 건 의미가 있기는 하죠. 과거 한일 관계 같은 경우 명백히 한국이 피해자고 일본이 가해자였잖아요. 근데 지금 일부 국제사회는 그렇게 인식하지 않아요. 강제징용 배상에 대한 법원 결정 있잖아요(일본 전범기업의 한국 자산을 강제로 매각, 강제징용 피해자에 배상하라고 한국 법원이 결정한 내용), 그렇다보니 그게 일본 주권을 침해하는 듯한, 마치 한국이 국제법 원칙을 어긴 것처럼... 그리고 일본·일본 기업은 피해를 입는 것처럼 인식이 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프레임을 얼른 바꿀 필요가 있죠. 그러면 일본 정부도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을 수 있도록 만나서 풀어나간다고 하는 원칙상에서 봤을 때는 만남 자체가 의미가 있는 거죠. 그런데 국민 정서가 지금 이걸 허락하지 않는 거예요.

중간 장소에서 만나거나 서로 약속이 조율이 됐거나 일본 내부 사정이 잘 정리가 되도록 미리 사전 정지 작업이 잘 돼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약속 잘 안 된 상황에서 갑자기 찾아가 만나는 것처럼 돼 있잖아요. 마치 가해자가 피해자한테 합의하자고 찾아가는 모양새처럼 국민들이 인식을 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자존심이 상한 것 같아요."

- 이번 순방에서 기대가 컸던 게 한미 정상회담이었어요.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 확정적으로 발표했는데 48초 만났죠. 이에 대통령실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할 얘기는 다 했다며 중요한 건 내용이라고 하는데.

"다자 회담장 가서 정상회담 하는 거는 어렵죠. 특히 미국 대통령은 어느 나라 정상이든 다 만나려고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약속을 못 잡아요. 문제는 뭐냐면, 한미 정상회담을 할 거라고 공언을 안 하고 갔으면 괜찮아요. 그런데 할 것처럼, 당연히 하는 것처럼 해놓고 지금 갔잖아요. 그러고 나서는 안 되니까 '정상회담이라고 하는 형식보다 실무급에서 지속적인 논의 계속 내용이 발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사후 변명처럼 얘기가 나온 거란 말이에요. 그게 국민들이 지금 이해가 잘 안되는 거죠.

못 만날 수 있죠. 그리고 48초 만나서 지금 우리 현안이 이렇다고 얘기하는 것도 충분한 시간일 수 있어요. 근데, 마치 한미 정상회담을 열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조성한 거거든요. 이건 대통령이 잘못 판단한 걸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도 대통령 주변에서 그렇게 바람을 넣은 사람들이 있을 거란 말이에요. 안 될 것 같으면 참모들이 그걸 잡아줘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걸 누구도 역할을 못 했던 거예요. 그러니까 외교부 장관 국가안보실장 국가안보실 차장 중에 학자나 정치인 출신 말고 직업 관료 출신이 있었으면, 사고가 안 났을 수도 있어요."

- 왜 그랬을까요? 대통령은 몰랐어도 참모는 알 것 같은데. 

"어느 단계에 순간 묵살이 되거나, 그걸 대통령이 안 들었거나 두 가지 중에 하나겠죠."

- 이번 순방을 다 덮은 게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이에요.

"그게, (그런 발언을) 호텔 방 올라와서 장관과 국가안보실장에 얘기하면 누가 뭐라고 그러겠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뻔히 카메라 돌아가고 있고 공개 석상에 사람들 많이 있었는데... 그런데도 오해를 받을 수 있을 만한 말을 한 게 잘 이해가 안 돼요.

국회에서도 의도적으로 의원들이 문자 노출하는 경우 있잖아요. 그런 전략을 가지고 얘기 했다거나 (아니면) 옛날에 미국과 유럽 정상들 간에 그런 신경전들이 있기 있었어요. 근데 지금은 그럴 이유가 없는 거죠. 그게 '날리면'이 됐든 '바이든'이 됐든, 하지 말았어야 되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할 장소에서 한 거죠. 그건 '빼박'이에요. 그런데 그게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 혹은 왜 보도를 그걸 먼저 했느냐 말았느냐를 가지고 문제 삼기 시작하면 그걸 이해해 줄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거예요."

- 이런 발언을 외교 무대에서 해도 외교적 문제가 없을까요?

"이게 공개 석상에서 하거나 의도를 가지고 한 건 아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문제 삼을 수는 없겠죠. 근데 미국 국회의원들 몇 명은 벌써 (이 내용으로) 트위터를 날리잖아요. 백악관은 거기에 대해 논평 안 한다고 하는 건데, 논평하면 백악관이 이상해지니까 안 하는 거예요.

문제가 왜 없겠어요. 외교도 사람이 하는 건데 기분 나쁘죠. 과거에도 김영삼 대통령이 일본 총리 버르장머리 고쳐놓겠다고 얘기해서 한일관계 최악으로 치닫고 또 클린턴 대통령한테도 사석이었지만 모욕적인 좀 이야기 했죠. 공식 관계는 한미 관계가 돌아가지만, 그게 IMF까지 불러왔다고 야사로 얘기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예요. 사람이 하는 거기 때문에, 이게 100% 문제없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 그럼 이 논란이 어디까지 갈까요?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 앞으로 미국 중간선거 이후에 전망을 보면 민주당과 바이든 행정부의 정치 세력이 약해질 거잖아요. 그러고 나면 이게 보호 무역주의 그리고  약간 고립주의적인 성향들이 강화될 건데, 거기에 대해서 한국을 예외로 좀 해준다고 하는 걸 생각할 여지가 많이 없어진 거죠. 대통령이 내면의 생각을 얘기한 거라고 볼 수 있잖아요. '대통령이 그렇게 인식하는 나라를 특별히 도와주겠냐'는 걸, 미국은 생각 안 하겠어요?"

덧붙이는 글 | 위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중복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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