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이번 9월 2연전에서 모두 득점을 기록했다.

▲ 손흥민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이번 9월 2연전에서 모두 득점을 기록했다. ⓒ 대한축구협회

 

9월 A매치 2연전을 마지막으로 오는 11월 개막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준비는 사실상 종료됐다. 유럽파가 모두 가세한 완전체를 이룬 벤투호는 코스타리카-카메룬을 맞아 1승 1무의 성적을 거뒀다. 충분한 수확은 있었지만 적잖은 과제도 남긴 이번 2연전이었다.
 
손흥민, 중앙 공격수로 확실한 정착...황희찬-김진수와의 시너지
 
벤투 감독은 9월 A매치 2연전에서 플랜A를 점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주목할 점은 손흥민의 위치 이동이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주로 왼쪽 윙포워드에 포진한 손흥민은 간혹 약팀과의 경기에서 투톱에 위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코 스타리카전에서는 4-1-3-2에서 황의조와 투톱을, 카메룬전에서는 4-2-3-1의 최전방 원톱으로 출전했다. 2경기 모두 전방에 포진한 것은 벤투 감독의 구상에서 측면이 아닌 중앙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이미 손흥민의 포지션 변화는 조금씩 감지된 바 있다. 벤투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플랜A로 사용한 4-3-3 포메이션이 첫 경기 브라질전에서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이후 4-2-3-1(칠레전), 4-1-3-2(파라과이전), 4-4-2(이집트전) 등 매 경기 다른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에 손흥민 역시 왼쪽 윙 포워드(브라질전), 원톱(칠레전), 투톱(파라과이-이집트전)으로 각각의 포지션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칠레-파라과이-이집트전에 이어 이번 9월 2연전을 포함하면 무려 5경기 연속 최전방에 포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손흥민의 전방 배치는 성공적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5경기에서 무려 4골을 터뜨렸다. 이 가운데 3골이 프리킥이다. 확실한 프리킥 키커 부재를 앓았던 벤투호로선 월드컵 본선에서 확실한 무기를 장착한 셈이다. 마지막 카메룬전에서는 헤더로 필드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골 감각을 과시했다.
 
손흥민 사용법에 대한 큰 고민을 완전히 털어낸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의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올려야만 16강으로 가는 지름길이 열린다.
 
손흥민이 중앙에 정착하다보니 황희찬은 주 포지션인 왼쪽으로 자리를 옮겨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와 강력한 슈팅력으로 손흥민에게 쏠리는 하중을 줄여주고 있다. 또, 황희찬이 왼쪽 터치라인으로 벌리고 왼쪽 풀백 김진수가 중앙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통해 상대 수비를 교란하는 부분 전술도 많은 효과를 거뒀다.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열린 6월과 9월 평가전 6경기에서 12득점을 기록한 벤투호의 공격 전술은 월드컵 본선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음을 확인한 것이 큰 수확이다.
 
한국 대표팀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이번 9월 코스타리카-카메룬전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 한국 대표팀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이번 9월 코스타리카-카메룬전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 대한축구협회

 
 
여전히 불안한 수비진, 더욱 가다듬어야 할 후방 빌드업
 
공격에서는 날카로움을 뽐냈지만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보다 피파랭킹이 낮고 4포트에 속하는 코스타리카-카메룬을 맞아 내용적으로 큰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이미 이번 9월 A매치 상대팀이 정해질 때부터 말이 많았다.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할 우루과이-가나-포르투갈에 버금가는 전력에 모자란다는 게 중론이었다. 심지어 두 팀 모두 강하게 전방에서 압박을 가하는 전술보단 밑으로 내려서는 성격이 짙었다.
 
추포 모팅, 앙귀사, 에캄비, 은가두이 등 주전급 4명이 한국을 찾지 않은 카메룬은 확실한 1군으로 보기 어려웠다. 카메룬전 무실점 승리에 도취될 수 없는 이유다. 벤투호는 후반 들어 졸전을 거듭했으며 수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등 공격에서 많은 기회를 창출하지 못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는 후방 빌드업과 수비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하프라인 아래에서 실수를 범하며 여러 차례 역습을 허용했다. 넓은 공수 간격으로 인해 공 소유권을 내주는 즉시 수비 숫자 부족 현상을 드러냈다. 좌우 풀백이 상대 진영으로 깊숙하게 전진하고, 수비형 미드필더 1명만 후방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측면 수비 뒷 공간을 메우지 못하는 약점이 확연했다.
 
지난 6월 A매치에서 부상으로 결장한 김민재의 복귀는 든든했지만 의존도는 더욱 늘어났다. 김민재 혼자 모든 영역을 커버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확실한 믿음감을 주고 있는 왼쪽의 김진수에 비해 아직까지 확실한 오른쪽 풀백을 낙점하지 않은 점은 못내 아쉽다. 그동안 벤투 감독에게 중용받은 이용이 컨디션 저하로 밀려난 가운데 김문환, 윤종규, 김태환 등 3명이 9월 A매치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경쟁을 벌였다. 벤투 감독은 코스타리카전에서 윤종규, 카메룬전은 김문환에게 선발 출장 기회를 부여했다.
 
경기 흐름 바꿀 조커가 없다... 끝내 결장한 이강인
 
그동안 교체 카드를 전부 활용하지 않고, 스쿼드의 운용 폭을 좁게 가져간다는 게 벤투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이었다. 벤투 감독은 이번 9월 2연전에서 매 경기 5명을 교체 투입하며 마지막 점검에 열을 올렸다.
 
이 가운데 나상호와 권창훈은 벤투 감독의 신임을 받는 대표적인 조커들이다. 활동량과 수비력을 지닌 나상호는 2경기 모두 후반에 투입됐으며, 권창훈은 주전과 비주전을 오갔다. 또, 중원의 안정화를 위해 백승호도 출전 시간을 부여 받았다.
 
그럼에도 이들 모두 경기 흐름을 바꾸기엔 부족함이 많았다. 만약 월드컵 본선에서 지고 있을 때 공격적인 승부수를 던지려면 확실한 차이를 만들어낼 선수가 필요하다. 조커로 떠오르는 인물은 이강인이다. 올 시즌 이강인의 컨디션은 유럽파를 통틀어 가장 좋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 리가에서 6경기에 출전해 1골 3도움을 기록, 어시스트 공동 1위에 오를 만큼 왼발 킥 감각이 예리하다. 세트피스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지난해 3월 일본과의 평가전 이후 1년 6개월 만에 벤투호에 승선한 이강인은 이번 9월 A매치 2연전에서 출전 기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끝내 외면했다. 카메룬전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이강인'을 크게 연호하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강인이 벤투 감독의 플랜A에서 완전히 제외된 것이나 다름없다. 당장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에 들어갈지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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