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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 지 국가고문이 이끌던 민간정부를 전복하고 이에 저항하는 대중시위와 무장저항 운동을 향한 유혈탄압을 이어오고 있다.

쿠데타에 저항하는 미얀마 반군부 진영은 지난해 4월 16일 과도정부인 NUG(민족통합정부)를 출범시켰다. NUG는 연방민주헌장에 근거한 17개 정부부처를 꾸리고, 무장저항을 위해 시민방위군(PDF)를 창설하면서 반군부 저항운동의 구심점이 됐다.

프로젝트 스카이워크(Project Skywalk)
 
NUG 국방부가 제작한 프로젝트 스카이워크 홍보 포스터
 NUG 국방부가 제작한 프로젝트 스카이워크 홍보 포스터
ⓒ Project Skyw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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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G 예하 국방부는 30일 자체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프로젝트 스카이워크(Project Skywalk)'라는 이름의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국방부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무선전파를 통해 원격조종이 가능한 드론(Drone)에 소형 포탄을 장착하여 군부 병력의 전략적 거점을 타격하는 전술을 확대·강화하기 위한 군비 마련이 목적"이라며 "오늘(30일)부터 9월 15일까지 17일 동안 미화 100만 달러(약 13억4000만 원)을 목표로 모금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2022년 8월 27일 NUG는 '연방의 날개'라고 명명한 국방부 산하 드론 운용 부대의 모습을 공개했다.
 2022년 8월 27일 NUG는 "연방의 날개"라고 명명한 국방부 산하 드론 운용 부대의 모습을 공개했다.
ⓒ Federal W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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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이름인 '스카이워크'는 유명 SF영화 스타워즈(Starwars) 시리즈 세계관에서 은하계 최고의 조종사로 불리우는 아나킨 스카이워커(Anakin Skywalker)에서 유래했다.

모금운동을 위해 NUG가 구성한 태스크포스 '프로젝트 스카이워크' 측은 "하늘을 걷는자(Skywalker)라는 이름처럼 드론을 활용해 공중을 날아다니며 정찰과 공격을 수행하는 시민방위군 드론부대에 전문장비와 향상된 기술을 제공하고, 전국에 있는 드론부대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명령체계를 일원화하는 것이 최종목표"라고 설명했다.
 
▲ 미얀마 동부 카레니주에서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드론을 활용해 군부 주둔지를 타격하는 모습 (2021년 12월 30일)
ⓒ KGZ Ar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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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스카이워크 이전에도 미얀마 각지의 시민방위군과 소수민족 무장단체는 군부가 지닌 공중 폭격이라는 비대칭 전력에 저항하고자 드론을 활용해왔다.

시민방위군은 드론 정찰을 통해 수집한 정보로 게릴라 작전을 위한 전술을 구상하거나, 드론 하부에 매단 포탄을 적진 상공으로 날린 뒤 원격 제어로 투하하는 방식의 타격전술을 꾸준히 펼쳐왔다. 특히 드론은 정신적으로도 군부 병사들을 괴롭혔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군부의 주둔지나 차량행렬에 가해지는 예상치 못한 드론 공격은 군부 병사들의 사기를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드론 공격으로 군부가 병력손실을 입는 사례도 보고됐다. 이달 10일 미얀마 서부 친(Chin)주에서 활동하는 친민족방위군(Chin National Defense Force)이 드론으로 투하한 포탄에 군부 영관급 장교 1명이 숨졌으며, 4일에는 중부 사가잉(Sagaing)주 먀웅(Myaung)에서는 여성 드론 조종사가 투하한 포탄이 군부 차량에 적중하며 군부 대위 1명이 중상을 입었다.
 
2022년 8월 4일 사가잉주 먀웅 지역에서 이동하는 군부 차량에 드론이 포탄을 투하하기 직전의 모습
 2022년 8월 4일 사가잉주 먀웅 지역에서 이동하는 군부 차량에 드론이 포탄을 투하하기 직전의 모습
ⓒ T.G.R Women Drone Fo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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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의 전략화에 대한 엇갈린 반응   

NUG가 드론을 주요 전략자산으로 활용하기 위해 '프로젝트 스카이워크'를 진행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얀마 대중의 반응은 갈렸다.

"군부를 견제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목표 금액이 달성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 "모든 스카이워커들을 응원한다" 등 NUG의 계획을 지지하는 반응이 다수를 차지했지만 일각에서는 프로젝트 실효성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드론의 전략성 효용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두드러졌다.

일부 시민방위군은 "드론에 들이는 비용을 현장에서 싸우는 시민방위군에 투자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며 "전황을 바꾸는 것은 드론의 날갯짓이 아닌 직접적으로 적을 쓰러뜨릴 수 있는 총탄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한 시민방위군 관계자는 "정보를 얻기 위해 정찰용이나 군부의 정신전력을 흩어놓는 방안으로 드론을 활용하는 것은 찬성한다. 그러나 드론을 본격적으로 전략화하는건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현장에서 쓰이는 대부분의 드론은 레저용이나 영상촬영용을 개조한 것이라 전장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 드론에 매다는 포탄도 경량화를 했기에 살상력이 높지 않은 데다 바람이라도 세게 부는 날이면 정확도까지 떨어진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는 것과 같은 군사용 드론을 대규모로 도입하는게 아니라면 최전선에서 싸우는 시민방위군에 제대로 된 총기나 넉넉한 탄약을 보급해주는 게 더 실효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시민방위군이 자체 제작하는 드론 투하용 포탄의 모습. 경량화를 위해 플라스틱 파이프로 몸체가 이루어졌다. (2022년 8월 28일 촬영)
 시민방위군이 자체 제작하는 드론 투하용 포탄의 모습. 경량화를 위해 플라스틱 파이프로 몸체가 이루어졌다. (2022년 8월 28일 촬영)
ⓒ Wolf Guerilla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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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탄난 경제상황에서 계속되는 모금운동에 대한 피로 호소도 있었다. 일부 미얀마 누리꾼은 소셜미디어에 "NUG는 100만 달러를 모으겠다고 하는데 지금 내 지갑 속엔 3달러가 있다" "드론도 좋지만 나는 내일 먹을 쌀 살 돈이 없다" "제목만 다른 모금이나 기부 독려가 너무 많아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라는 목소리를 냈다.

NUG는 올해 4월 군부의 무차별 공습에 저항하기 위한 대공화기 마련 프로젝트 '드래곤 플라이'를 진행하며 열흘 만에 45억 짯(약 30억 원)을 모아 화제가 됐다. 더불어 영국에 거주하는 아웅산 수 지 국가고문의 아들 킴 아리스(49)가 이달 25일 자신의 목공예 작품을 반군부 진영을 후원하는 광고 클릭 앱 '클릭 투 도네이트'에 기부했다. 100달러를 내면 작품 구매 추첨권 한 장을 구매할 수 있고, 추첨에 참여한 이들이 낸 돈은 후원금이 된다. 이곳에도 하루만에 총 10만6500달러(약 1억4000만 원)이 모였다.

한편 프로젝트 스카이워크를 위한 모금운동은 현재 미얀마 국내를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 한국, 대만, 일본,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 등 전세계 14개국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다.

덧붙이는 글 | 필자 최진배는 페이스북 뉴스그룹이자 비영리단체인 '미얀마 투데이' 대표입니다(https://www.facebook.com/groups/1603092429887617/).


태그:#미얀마, #군부, #쿠데타, #드론, #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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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운동 소식을 국내에 전하는 한국 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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