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를 흔히 컬러 시대라고 한다. 색채디자인은 국가산업이나 경제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실제로 한국 전통 색채이미지 콘텐츠화는 해방 이후부터 이루어져 왔다. 한국 전쟁으로 폐허가 된 상황에서도 한국의 경제발전과 위상을 도모하기 위해 한국 전통 색채를 적용한 제품을 제작해 왔다.

색은 선이나 형태 등과 함께 조형물의 미적 가치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조형 요소이다. 인간은 색을 통해 정서를 표현하고 감정을 전달하기에, 색이 인간 생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기본 요소가 되기도 한다. 또한 전통 색채는 한 민족, 한 시대의 문화 척도로서 선조들로부터 영속되어 오고 있는 무의식적 잠재력이다. 이러한 전통 색채의 한국적 정체성을 더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색채 이미지를 전통 색채로 세계화 하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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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색의 역사와 한류 콘텐츠화 전통색의 역사와 한류 콘텐츠화 / 주미경, 심영옥 지음 / 경희대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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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전통색의 역사와 한류 콘텐츠화>는 한국 전통 색채 활용 변천사를 통해 한국 색채디자인 콘텐츠화 방안을 제시하고 한국의 전통 색채이미지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경희대학교 미술교육과 심영옥 교수와 한국색채연구소 소장이신 삼육대학교 아트앤디자인과 주미경 교수가 뜻을 모아 집필했다.

1945년 해방 이후 현재까지 시대별 사례를 통해 산업디자인에서 색채이미지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전통 색채가 다양한 컬러 마케팅에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살펴본다. 저자분들에게 한국의 전통 색채이미지를 콘텐츠화 해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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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색의 역사와 한류 콘텐츠화] 주미경, 심영옥 저자 [전통색의 역사와 한류 콘텐츠화] 주미경, 심영옥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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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심영옥 : "한국 전통 색채의 의미나 주요 특징에 대해서 그동안 많은 이론가와 연구자들의 의견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과연 동아시아 삼국, 즉 한국, 중국, 일본의 전통 색채와 비교해 보았을 때 한국 전통 색채의 독자성에 대한 정답을 찾는 데 명쾌한 해답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본 책은 한국 전통 색채의 고유성을 좀 더 확고히 규명하고자 한국 전통 색채의 변천 과정을 제시하고, 한국의 역사에서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 기반하여 전통 색채를 활용한 색채디자인 활용의 변천사를 규명하고자 하였습니다. 색채디자인 콘텐츠화를 위한 한국 전통 색채 활용 변천 과정의 특징과 색채디자인 콘텐츠화를 활성화하기 위함도 이 책을 쓴 계기입니다."

- 중국, 일본과 차별화되는 한국 전통 색채만의 고유한 특징을 든다면?
심영옥 : "오방색의 근원은 중국에서 비롯된 것은 맞으나 오방색의 미감은 한국미술의 독창적 미의식으로 인식할 수 있는 근거가 되며, 고대부터 현대까지 한 시대도 오방색을 사용하지 않은 적이 없는 나라는 오직 우리나라뿐입니다. 즉 오방색이 한국 전통 색채로 자리매김한 것은 역사가 증명하는 것입니다. 한국인의 생활 의식 속에는 오방색이 일상적인 색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교육과 환경의 공통적 색채 인식 문화에서 새로운 시각의 풍요로운 색채 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반이 됨을 알 수 있습니다."

- 전통 색채가 다양한 컬러 마케팅에 활용된 사례 중에서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하나 든다면?
심영옥 : :옥색, 비취색 등 전통 색채를 컬러 마케팅으로 활용한 사례는 주로 1945년 해방 이후인데, 대표적으로 88서울올림픽을 들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이후 미술 문화에 대한 자각이 일고 한국미술의 정체성에 대한 서구적 가치 기준으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전통의 오방색을 재해석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홍보 포스터를 비롯한 각종 홍보물이나 가전제품 등 일상용품에도 오방색을 활용하여 한국적 이미지를 현대적 조형적 언어로 표현하고자 하는 인식이 증대되면서 전통 색채가 컬러 마케팅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 시대별 전통 색채이미지 활용 과정에서 제일 활발했던 시기는?
주미경 :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한국 전통 색채를 세계적으로 인식시키고 한국의 정체성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1980년대가 전통 색채이미지 활용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였습니다."

- 시대별 전통 색채이미지 활용 과정에서 제일 소극적이었던 시기는?
주미경 : "역사적으로 보면, 조선시대는 단순한 흑백 위주의 문화나 무질서한 색의 남용을 자제하는 등 색채문화가 획일적이고 빈약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유교적 사상의 엄격한 금색제도에도 불구하고 민요와 민담 속에 오색 무지개, 무지개떡, 노랑저고리, 분홍치마 등 누구나 공감을 하는 색채어가 등장한 것은 전통 색채의 명맥을 잇는 데 의미 있는 일입니다. 또한 일제강점기도 우리 전통 색채이미지를 활용하는 데 소극적인 시기였습니다."

- 책에서 한국의 전통 색채가 오방색에 기반했다고 하셨는데, 한국의 전통 색채인 오방색은 어떤 색인가요?
주미경 : "한국색채연구소,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개발한 한국전통색상표 90색과 KS 색채명을 근거로 하여 한국 전통 색채가 발표되었습니다. 그 결과 한국 전통 색채는 적색계열, 청(녹)색계열, 황색계열, 백색계열, 흑색계열의 다섯 가지 계열 색을 두되, 한국 토양과 자연에서 추출할 수 있는 색과 형용사적 의미를 합한 색 등으로 구분하여 전통 색상표를 만들어서 중국과 일본의 전통 색채와 차별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일본의 전통 색명에는 한국의 천연사물들이나 중국의 전통 색채의 색명을 따서 명명하기도 하였습니다."

- 전통 색채가 컬러 마케팅에 어떻게 활용되었나요?
주미경 : 한국 전통 색채가 컬러 마케팅으로 활용 사례는 시기별로 특징을 찾을 수 있습니다. 현대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1945-1960년대는 생활 및 산업화 기능으로서 색채디자인으로 활용되었고, 1970-1980년대는 도시 환경 개선 및 기업 전략화 기능의 색채디자인으로 활용되었으며, 1990-2000년대 이후는 마케팅 전략의 브랜드 색채디자인으로 주로 활용되었습니다.

한편, 2000년대 이후에는 4치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해 모든 산업 분야에서도 AI가 인간 활동을 대신하는 전환시대를 맞이하면서 전통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습니다. 또한 관광 사업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정체성 모색을 위한 컬러 마케팅이나 지역 고유의 색채를 도출한 색채디자인으로 활용하는 등 한국 전통 색채디자인이 다방면에서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 한국의 색채 이미지를 콘텐츠화는 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
주미경 : "현대사회는 흔히 컬러 시대로 일컬어집니다. 색채디자인은 국가산업이나 경제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색채디자인 콘텐츠 변화를 주도한 요인은 구매자들의 소비 성향과 소비 행동의 변화에 있습니다. 색채 이미지의 콘텐츠로 경제력이 향상되려면 국민의 개성과 취향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미래사회를 주도할 MZ세대들도 전통 색채를 중시하는 풍토를 마련해야 하는데, 온 국민이 전통 색채 이미지 콘텐츠에 동의하고 전통 색채를 선호하는 취향을 갖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한국의 전통 색채 이미지를 콘텐츠화 해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심영옥 : "첫째, 역사적․문화적 상징성을 가진 색채와 우리 민족의 고유한 색채 감성을 이입할 수 있는 색채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한국 전통 색채디자인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둘째, 전통 색채이미지를 제품이나 홍보마켓용 로고, 포스터 등 다방면에 적용하여 산업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하며, 한국 문화를 홍보하는 콘텐츠 개발의 기초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셋째, 세계 공용의 색채를 사용하기보다는 한국적인 희귀성과 실용성을 갖추어야 하며, 문화 콘텐츠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민족 간의 소통과 고유 목적의 전통 색채 개발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주미경 : "세계가 하나인 것처럼 문화는 국가의 위상을 좌우하게 됩니다. 그 나라의 문화의 위상은 국력과 비례하므로 가장 한국적인 색채를 찾아서 한국적 디자인의 독창성과 독자성을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따라서 이 책이 지금까지 우리 선조와 지금의 우리가 무언중에 만들고 애써온 한국적인 전통 색채에 대한 의식이나 인식이 재정립되고, 제품디자인이나 실생활 전반에도 전통 색채의 활용도가 증가하여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것이 한국적 색채디자인이구나' 하는 색채이미지가 분명히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해 봅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