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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칠나무는 해로운 미생물에 저항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황칠나무는 인삼, 산삼과 같은 두릅나무과에 속합니다. 실제로 황칠 뿌리 냄새를 맡아보면 인삼냄새가 납니다. 이런 두릅나무과 식물들은 유전적인 면에서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소염과 항균 작용을 하는 물질들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황칠나무의 향기를 일으키는 성분에는 항말라리아작용을 나타내는 베타-셀리넨이라는 성분이 있습니다. 말라리아는 모기가 기생충을 피를 통해 인간에게 옮기는 병인데 황칠나무의 베타-셀리넨은 말라리아 기생충을 죽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 밖에도 황칠향기에는 장내 대장균 억제 기능이 있는 감마-무롤렌이라는 성분도 있습니다.

황칠나무가 향기를 통해 자기를 보호하다보니 미생물에 저항하는 성분들이 향기에 당연히 들어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이해가 되면서 신기하지 않나요? 베타-셀리넨, 감마-무롤렌 같은 2차 대사산물 이외에도 항균 작용을 하는 다양한 성분들을 함유하고 있는게 바로 보물 중의 보물인 황칠입니다.

심지어 1541년 조선 중종 때 문헌을 보면 황칠나무 즙을 불에 태우고 그 냄새를 소가 맡게 하여 소의 전염병을 치료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황칠나무는 항균작용이 뛰어난 나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황칠나무는 위에서 잠깐 말씀드린대로 염증 반응을 완화시키는 소염 효과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황칠나무는 베타-시토스테롤이라는 스테로이드 구조를 가진 콜레스테롤 성분이 있습니다. 식물도 콜레스테롤을 가진다니 재미있죠?

이 베타-시토스테롤 성분은 사람의 세포막을 잘 투과해 유전자에 반응하고 세포의 유전자가 염증유발 단백질들을 만들어내지 못하도록 해 염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베타-시토스테롤은 혈관내부 표피세포의 이동을 촉진시켜 혈관을 빠르게 새로 생겨나게 하고 그로 인해 상처가 빨리 치유되고 새살이 돋아나게 합니다.

이런 베타-시토스테롤을 함유하고 있는 일반의약품이 있습니다. 바로 잇몸영양제로 유명한 인사돌 제품과 화상시 사용하는 미보연고입니다. 인사돌 제품 성분표시란에 보면 1정에 식물스테롤 7mg라고 함량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이 식물스테롤 중 한가지가 바로 베타-시토스테롤입니다. 즉, 인사돌 1정에는 베타-시토스테롤이 7mg 미만으로 함유돼 있는것입니다. 인사돌이 잇몸영양제인 이유는 베타-시토스테롤 같은 성분이 들어있어서 바로 잇몸혈관을 재생시켜 상처치유를 돕고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 생성을 줄였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미보연고 성분표기를 보면 베타-시토스테롤 5mg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화상시 미보연고를 바르면 베타-시토스테롤의 혈관재생 작용을 통해 상처가 빨리 아물고 새살이 잘 돋아나는 효과로 2도 화상까지 치유할 수 있습니다.이처럼 황칠나무 성분 중 베타-시토스테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염 작용을 하는 2차 대사물질이 들어있으니 만병통치나무라고 불릴만 하죠?

황칠나무는 당뇨를 완화시키는 물질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당뇨는 쉽게 말하면 세포 속으로 포도당이 들어가 에너지를 만드는 데 쓰이지 못하고 혈액 속에 포도당이 많은 상태를 말합니다. 황칠나무 속 특정 성분은 지방과 근육 세포에서 에너지가 생성되도록 하는 경로를 촉진해 당뇨를 완화합니다.

예를들면, 폴리아세틸렌이라는 구조를 하는 황칠나무 속 성분이 우리 몸 속에서 에너지 생성을 촉진하는 효소를 자극하면 간은 평소와 달리 쓸데없이 포도당을 만드는데 에너지를 쓰지 않아 오히려 에너지를 아끼고 지방세포는 지방을 태우고 근육은 당을 분해해 에너지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간에서 포도당을 만들어 혈액으로 보내지 않고 더 나아가 근육을 통해 당이 대사되니 당연히 혈당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간에서 포도당 합성을 멈추고 근육에서 당을 분해하는 대사 경로를 촉진시켜 혈당을 줄이는 원리를 가진 의약품이 있는데 성분이름이 메트포르민입니다.

너무나 유명한 메트포르민 성분은 거의 모든 당뇨 환자가 제일 처음 사용하는 가장 대중적인 의약품으로 다양한 회사에서 다양한 상품명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메트포르민은 대사과정 중 합성 아닌 분해를 촉진하므로 지방합성이 안되고 콜레스테롤 합성이 안되니 비만에도 효과가 있어 내장지방이 줄어듭니다. 그로 인해 염증유발물질이 덜 생성되니 인슐린이 세포에 더욱 잘 반응하게 돼 이차적으로 당뇨에 더욱 효과가 있게 됩니다.

다만 메트포르민이 간혹 무리하게 근육의 당대사를 촉진해 근육에 젖산이 과도하게 쌓이는 젖산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젖산은 신장을 통해 대사돼 배설되므로 신장이 나쁜 사람에게는 젖산증이 오게 해 생명을 위험하게 할 수 있으니 신장이 좋지 않은 분이 메트포르민을 사용하는 것은 신중히 해야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꼭 알아두면 좋은 의학상식이 있습니다. 

우리가 CT를 찍을 때 조영제를 복용하게 되는데 이 조영제도 신장을 통해 배출이 되고 메트포르민도 대부분 신장을 통해 배출이 됩니다. 그래서 조영제와 메트포르민을 같이 복용하게 되면 신장이 두 약물을 배출하기 위해 부담을 느끼게 되고 메트포르민이 신장을 통해 배출되는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메트포르민의 부작용 중 한 가지인 젖산증이 올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이론상 CT검사 전 6시간 그리고 검사 후 48시간 동안은 메트포르민 복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약국에서 약사님들이 혹시 복약지도하는 과정에서 메트포르민 드시면 조영제 CT 촬영시 당분간 복용 중단하시라고 말하는 걸 들어 보셨다면 이러한 이유로 그렇게 말씀하는 것이니 참고로 알아 두세요.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사실 한 가지는 이 메트포르민이라는 약도 유럽에서 염소들의 젖생산을 늘리기 위해 먹이던 프랑스라일락이라는 꽃에서 추출했다는 것입니다. 염소들이 먹던 꽃에서 사람의 당뇨치료제가 나오다니 신기하죠?

이 밖에도 우리 황칠나무는 몸 속의 지나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 몸 속 세포의 노화를 막아주죠. 그러한 성분으로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구조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루틴이나 쿼세틴이 있고 폴리페놀 구조를 가진 탄닌 등이 있습니다. 황칠나무는 항산화작용을 통해 우리 몸의 세포를 젊게 만든다니 불노초가 바로 황칠이었네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황칠나무의 줄기와 잎을 수확해 건조한 뒤 약탕기에 넣고 끓이면 비누거품처럼 미세한 거품이 올라옵니다. 이러한 거품을 내는 물질을 사포닌이라고 합니다. 사포닌의 사포가 비누처럼 거품이 난다는 뜻이 있어 거품을 내는 물질에 사포닌이란 이름을 씁니다.

사포닌은 인삼 때문에 많이 알려져 있죠? 인삼이 영어로 진생이고 인삼에 들어있는 사포닌을 진세노사이드라고 합니다. 인삼사포닌인 진세노사이드에 대한 연구는 정말 많이 진행돼 다양한 진세노사이드가 밝혀져 피로회복, 면역증강, 중추신경 안정 또는 중추신경 자극, 혈당강하, 콜레스테롤수치 저하, 항암작용 등이 밝혀져 있습니다.

황칠 역시 초반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뿌리가 인삼냄새가 나고 실제적으로 다양한 황칠사포닌을 함유하고 있어 위에서 말씀드린 인삼과 유사한 효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황칠의 향기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쉬게 많들어 준다고 해 안식향이라고 불리어 왔습니다. 그 이유가 알파-큐베빈 같은 황칠향기 성분에 신경안정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더 나아가 방금 말씀드린 황칠나무 속 사포닌들도 뇌세포, 뇌혈관 보호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황칠나무를 불면증이나 뇌경색 후 후유증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만 봐도 황칠나무의 효능이 너무 다양해 진정 만병통치나무라는 사실이 입증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우리완도의 보물인 황칠나무를 검증된 다양한 방법으로 드시고 알리어서 우리 황칠나무가 하루 빨리 옛 명성을 되찾길 바라며 이번 다섯번째 이야기를 마감할까 합니다.

김원국(약사)
 
ⓒ 완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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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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