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계약 기간의 절반 이상이 훌쩍 지나간 양의지(NC 다이노스)의 존재감은 팀 내에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18일 경기서도 마찬가지였다.

NC는 18일 오후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14-8로 승리를 거두었다. 양 팀 선발진에서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는 드류 루친스키와 양현종의 맞대결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꽤 많은 점수가 나온 경기다.

특히 5-5로 팽팽하게 맞서던 연장 11회초 NC가 단숨에 9점을 뽑아내면서 KIA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마무리투수 이용찬을 아끼고도 경기를 끝낼 수 있었던 것이 큰 소득이었다. 무안타로 침묵한 이명기를 제외하면 선발 라인업에 포진된 8명의 타자가 모두 안타를 기록했고 4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한 양의지는 홀로 5타점을 쓸어담았다.
 
 18일 광주 KIA전에서 11회초 만루포를 터뜨린 이후 박건우와 기쁨을 나누고 있는 양의지

18일 광주 KIA전에서 11회초 만루포를 터뜨린 이후 박건우와 기쁨을 나누고 있는 양의지 ⓒ NC 다이노스

 
중요한 순간서 양의지의 활약이 있었다

2회말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선제 솔로포를 포함해 두 점을 얻은 KIA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NC는 곧바로 3회초 손아섭의 1타점 2루타로 거리를 좁혔지만 3회말 나성범, 소크라테스의 솔로포로 두 팀의 점수 차가 3점 차까지 벌어졌다.

첫 타석에서 공 3개 만에 삼진으로 물러난 양의지는 4회초 다른 결과를 만들었다. 선두타자로 등장해 상대 선발 양현종의 초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체인지업이 덜 떨어진 것을 놓치지 않은 양의지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수비 역시 안정적이었다. 6회말 2사 1루 박찬호의 타석에서 포수 양의지가 도루를 시도한 1루주자 류지혁을 2루서 잡아냈다. 피홈런 3개를 포함해 경기 내내 어려움을 겪은 루친스키는 양의지의 도루 저지 덕분에 6이닝을 채우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경기가 연장 승부에 접어든 이후 두 팀에게 나란히 찬스가 찾아왔다. KIA는 10회말 무사 1루의 기회를 날린 반면 NC는 11회초 2사 만루서 오영수의 2타점 적시타로 마침내 승부를 뒤집었다. 후속타자 박건우가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상황은 다시 2사 만루가 됐다.

KIA는 유승철을 대신해 고영창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양의지가 고영창의 초구 투심을 공략, 좌중간 쪽 담장을 넘기는 만루포를 작렬했다. 올 시즌 16경기서 자책점이 한 점도 없었던 고영창에게 뼈아픈 실점을 안긴 순간이자 승리에 쐐기를 박는 홈런이었다. KIA의 추격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었다.
 
 18일 광주 KIA전에서 홈런을 치고 돌아온 양의지가 덕아웃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18일 광주 KIA전에서 홈런을 치고 돌아온 양의지가 덕아웃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NC 다이노스

 
다시 뜨거워진 양의지의 방망이, FA 시장 달굴까

2018시즌이 끝나고 그해 겨울 NC와 손을 잡은 양의지는 4년 총액 125억원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팀을 옮겼다. 누가 봐도 리그 최고의 포수였던 양의지의 거취에 많은 관심이 쏠렸는데 당시만 해도 한국시리즈 우승이 간절했던 NC가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NC의 바람대로 양의지가 오자마자 팀이 확 달라졌다. 2019년 5위, 2020년 통합우승이라는 성과를 내면서 투자의 결실을 맺었다. 이적 전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개인 성적에 있어서도 양의지는 구단의 기대에 부응했다고 볼 수 있다.

올 시즌의 경우 이전 시즌보다 수치상 하락세가 나타난 것은 맞다. 시즌 개막 이후 4월 한 달간 2할도 채 되지 않는 타율로 부진에 허덕인 게 아쉬웠다. 5월 들어서 잠시 반등하는 듯했으나 6월과 7월의 흐름도 썩 만족스럽진 못했다.

그랬던 양의지가 이달에는 10경기 동안 31타수 15안타(3홈런) 타율 0.484 15타점 OPS 1.488을 기록, 확실하게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양의지의 페이스가 정상 궤도에 진입하자 팀 내 주축 타자들까지 힘을 내면서 어느덧 7위 NC와 5위 KIA의 격차는 4경기 차까지 줄었다.

팀뿐만 아니라 선수 개인에게도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올 시즌이 끝나면 양의지는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NC는 물론이고 안방 보강이 필요한 팀이라면 충분히 영입을 고려할 만하다. 현재 성적에 만족할 수 없는 양의지가 FA 시장을 달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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