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 2022 순천 KOVO컵 경기 모습

김연경 선수, 2022 순천 KOVO컵 경기 모습 ⓒ 한국배구연맹

 
순천에서 휘몰아친 '김연경 열풍'이 결국 '전 경기 매진'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쓰게 됐다. 

올해 프로배구 KOVO컵 대회인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 대회'가 지난 13일부터 전남 순천시 팔마체육관에서 열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제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전국 곳곳에서 연일 순천으로 몰려든 팬들의 열기다. 한여름인 데도 콩나물 시루처럼 경기장에 꽉 들어찬 관중들, 자리가 없어서 뒤편에 서서 관전하는 모습, 그들이 뿜어내는 엄청난 응원과 함성 소리. TV 중계로만 봐도  최근 국내 스포츠 경기에서 단연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배구계는 물론 김연경(34·192cm)의 열성 팬들조차 "김연경의 인기가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라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순천 KOVO컵 대회에서 나타난 배구 황제의 인기는 가히 '신드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각종 흥행 지표로도 뚜렷하게 증명된다. 우선 KOVO컵 대회에서 김연경이 출전하는 흥국생명 경기는 '전 경기 매진'이 사실상 확정됐다. 전 경기 매진은 흥국생명 팀이 유일하다.

현재 순천 팔마체육관의 좌석수는 총 3500석이다. 그 중 입장권(티켓) 온라인 예매분은 3300석이다. 온라인 예매에 실패한 팬들은 경기 당일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 판매분은 비지정석 200석에 불과하다. 

흥국생명은 지난 13일 개막전인 IBK기업은행전, 17일 GS칼텍스전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그리고 19일 열리는 흥국생명의 준결승전도 현재 예매분 3300석 전 좌석이 매진됐다. 특히 17일과 19일 경기는 평일 저녁 7시 경기인데도 모두 매진을 기록한 것이다. 

김연경 경기 시간 확정되면, 20~30분 만에 3300석 매진
 
 19일 금요일 흥국생명 준결승 경기 '온라인 예매창' (18일 오전 1시 29분 모습)

19일 금요일 흥국생명 준결승 경기 '온라인 예매창' (18일 오전 1시 29분 모습) ⓒ 인터파크 캡처

 
13일 흥국생명-IBK기업은행의 개막전은 이날 단 1경기만 열렸는데도 온라인 예매분 3300석 전 좌석이 판매 개시 20분 만에 매진됐다. 그리고 현장 판매분 200석도 빠르게 동이 났고, 추가로 입석표 295석까지 팔아야 했다. 결국 이날 관중 수는 만원 관중을 초과한 3795명이었다.

17일 수요일에 열린 흥국생명-GS칼텍스 경기는 배구계와 팬들을 더욱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평일 저녁 경기인데도 온라인 예매분 3300석 전 좌석이 판매 개시 30분 만에 매진됐다. 심지어 이 경기의 관중 수는 입석표까지 포함해 3978명을 기록했다. 주말인 13일 경기보다 더 많은 관중이 입장한 것이다.

김연경 열풍이 어느 정도인지는 19일 준결승전 티켓팅에서 더욱 확연하게 드러났다. 19일에는 준결승전 2경기가 열린다. 이 경기들의 온라인 예매는 16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바로 매진되지 않았다. 17일까지도 2경기 모두 비지정석 등에서 700~800석의 표가 남아 있었다. 

그런데 17일 밤 9시 30분경 흥국생명-GS칼텍스 경기가 종료되고, 흥국생명의 준결승전이 19일 오후 7시로 확정되자 이 경기만 순식간에 매진되고 말았다. 팬들이 김연경 경기의 시간대가 확정되기를 기다렸다가 티켓팅(피켓팅)에 돌입한 것이다.

20일에 열리는 결승전은 17일 오후 2시부터 온라인 예매가 시작됐다. 그리고 18일 현재 지정석은 모두 매진됐고, 비지정석만 고작 280석 정도가 남아 있다. 이 또한 흥국생명이 결승에 진출하는 순간, 순식간에 매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팬들 '매진 속도'에 멘붕... V리그 티켓팅도 걱정

결국 이번 KOVO컵 대회에서 김연경이 출전하는 경기는 모두 매진 사례를 기록한 셈이다. 매진보다 더 놀라운 점은 매진 속도다. 김연경 출전이 예상되는 경기는 3300석 전 좌석이 온라인 예매 개시 20~30분 안에 매진돼 버리기 때문이다.

배구 팬과 일반 대중들이 은퇴 전에 세계 최고 레전드의 경기 모습을 한 번이라도 더 가까이서 보고 싶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렬한 것으로 풀이된다.

팬들이 오는 10월 22일 개막하는 V리그에서 흥국생명 홈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의 티켓팅을 우려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여자배구 팬과 김연경 팬 사이트 등에서 팬들은 "순천시 평일 경기가 저 정도인데, V리그 때 삼산월드체육관 표는 심히 걱정된다", "김연경 경기 티켓팅 열기가 너무 무섭다" 등의 감탄과 우려가 뒤섞인 반응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면서 흥국생명 구단을 향해 "시즌권 판매를 대폭 늘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삼산월드체육관은 좌석수만 7500석에 달하는 초대형 실내 체육관이지만, 지금의 기세로 볼 때 빠른 속도로 매진될 가능성도 있다. 관중 동원 측면에서 순천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리한 조건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교통편 등 접근성이 매우 좋다. 지하철 7호선 삼산체육관역에서 나오면 바로 경기장이 있다. 또한 서울과도 가깝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20년 1월 19일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의 관중 수는 무려 9704명이었다. 이는 삼산월드체육관 개장 이래 최다 관중 기록이다.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도 없는데.. 프로야구와 시청률 경쟁서  1위

김연경 경기를 보고 싶어 하는 열기는 경기장뿐만이 아니었다. 경기장에 가지 못한 팬들은 TV 중계나 온라인 중계 등으로 몰려들었다. 이는 높은 시청률 수치로 나타났다.

17일 오후 7시에 열린 흥국생명-GS칼텍스 경기는 스포츠 전문 채널인 KBSN SPORTS가 생중계했다. 그리고 동시간대에 다른 스포츠 전문 채널에서는 프로야구 KIA-SSG, 두산-롯데, 삼성-LG, 한화-NC 4경기가 생중계됐다. 그럼에도 여자배구가 이날 생중계된 프로스포츠 경기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시청률 조사 회사인 닐슨코리아가 18일 공개 발표한 시청률 자료에 따르면, 17일 흥국생명-G칼텍스 경기의 시청률은 1.32%(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케이블TV 전체 프로그램을 통틀어 11위를 차지했다. 반면, 동시간대 프로야구 4경기 중에는 케이블 시청률 20위(1.18%) 안에 진입한 경기가 없었다.

흥국생명-GS칼텍스 경기가 정규 시즌인 V리그가 아니라 비시즌 컵 대회란 점, 또한 각 팀의 대표팀 선수들도 출전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김연경 출전 경기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김연경은 전국 곳곳에서 순천시까지 더위와 피곤함을 마다않고 달려와준 팬들에게 큰 감동을 받은듯 팬서비스를 확실하게 하고 있다. 경기가 끝나면 경기장을 두루 돌며 팬들을 향해 일일이 손을 흔들고 연신 감사의 배꼽 인사를 한다. 또한 SNS를 통해서도 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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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흥국생명 프로야구 관중 시청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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