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빛가람 제주의 미드필더 윤빛가람이 포항전에서 프리킥 선제골을 넣은 이후 기뻐하고 있다.

▲ 윤빛가람 제주의 미드필더 윤빛가람이 포항전에서 프리킥 선제골을 넣은 이후 기뻐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최정상급 미드필더 윤빛가람이 화려한 부활포를 신고하며, 제주 유나이티드의 올 시즌 최다 득점 승리를 이끌었다.

제주는 14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포항에 5-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리그 2연승을 달린 제주(승점 40)는 인천유나이티드와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앞서며 4위를 탈환했다. 반면, 3연승에 실패한 포항(승점43)은 제주에 3점차로 쫓기게 됐다.

제주, 10개 슈팅 중 5골 폭발

홈팀 제주는 4-3-3을 가동했다. 전방은 제르소-진성욱-김범수, 중원은 윤빛가람-최영준-김주공이 형성했다. 포백은 조성준-정운- 김경재-안현범, 골문은 김동준이 지켰다.

원정팀 포항은 4-2-3-1로 응수했다. 허용준이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2선은 임상협-고영준-정재희가 받쳤다. 3선은 신진호-이수빈, 포백은 박승욱-그랜트-박찬용-신광훈이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강현무가 꼈다.

경기 초반 제주가 근소하게 우세한 내용을 선보였다. 제주는 전반 8분 조성준, 9분 진성욱의 슈팅으로 포항 골문을 두들겼다. 선제골은 전반 18분에 나왔다. 윤빛가람이 왼쪽 하프스페이스 먼 지점에서 강력한 오른발 프리킥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강현무 골키퍼는 예상치 못한 무회전 킥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공격 일변도로 나선 포항에게 제주는 다시 일격을 가했다. 전반 32분 윤빛가람의 다이렉트 크로스를 올린 것이 득점의 시작이었다. 진성욱의 헤더가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이후 김주공을 거쳐 제르소가 마무리 지었다. 제주는 2골에 만족하지 않고 전반 42분 김범수 대신 조나탄 링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반면 포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완델손, 김승대를 교체 투입하며 승부수로 던졌다. 그러나 포항의 공격은 평소와 다르게 엇박자를 드러냈다. 제주는 부상을 당한 제르소 대신 이창민을, 포항도 박승욱을 빼고, 박건을 넣었다. 

포항에게도 결정적인 기회는 있었다. 후반 19분 완델손의 측면 크로스에 이은 정재희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24분에는 김승대 패스를 받은 고영준이 슈팅으로 이어갔지만 득점과는 인연이 없었다.

제주의 효율성과 집중력은 포항을 크게 능가했다. 후반 25분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이창민이 전방으로 킬패스를 찔렀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한 진성욱이 컷백으로 이어갔다. 마지막 윤빛가람이 오른발 슈팅으로 방점을 찍었다.

3골을 뒤진 포항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반 36분 박건이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을 당했다. 10명의 포항을 상대로 제주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 대신 적극적으로 나서며 2골을 추가했다. 교체 투입된 지 1분 만인 후반 41분 팀 내 득점1위 주민규가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후반 47분 조나탄 링의 골을 묶어 5-0 완승으로 경기를 마감했다. 

여름 징크스 이후 부진 탈출, 핵심은 윤빛가람의 부활

제주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폭풍영입으로 울산과 전북을 위협할 최고의 다크호스로 화제를 모았다. 시즌 초반 3-4위권을 유지하며 순조롭게 전반기를 마쳤다. 하지만 제주의 여름은 너무 무더웠다. 8경기에서 단 1승만 그치면서 하락세를 거듭했다. 제주의 여름 부진은 하루 이틀일이 아니다. 연고지 특성상 2~3일 간격으로 제주와 육지를 오가는 일정이 반복될수록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지난 5일 서울 원정 경기(2-0승)다. 연승을 이어가려면 이번 포항전이 중요했다. 무엇보다 제주는 올 시즌 개막전에서 포항에 0-3으로 완패한 바 있다. 지난달 두 번째 맞대결에서는 1-1로 비겼다.

세 번째에는 달랐다. 제주는 10개의 슈팅 중 무려 5골을 적중시키며 평소와는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올 시즌 최다 득점 경기였다.

특히 이날 최고의 선수는 윤빛가람이다. 사실 윤빛가람은 올 시즌 제주의 폭풍 영입으로 주목받은 선수였다. 그런데 시즌 초반 겨우 4경기만을 뛰고,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코로나19 확진, 부상 여파, 팀 전술과 부합하지 않은 것이 오랜 결장의 주된 이유였다.

윤빛가람은 지난 5일 서울전에서 4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르며 합격점을 받았다. 그리고 9일 뒤 열린 포항전에서는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전반 19분 환상적인 무회전 프리킥 득점으로 올 시즌 1호골을 쏘아올리더니 전반 32분에는 제르소의 추가골에 있어 직접적인 어시스트는 아니었지만 득점의 시발점 역할을 해냈다. 후반 25분에는 쐐기골마저 작렬하며 대승을 이끌었다. 2골뿐만 아니라 미드필드에서 매끄러운 공수 조율, 정확도 높은 패스 전개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제주의 남기일 감독은 "최근 포백으로 전환하면서 미드필더가 많아야 했다. 그러면서 윤빛가람이 필요했다. 득점, 볼 소유, 템포, 전체적인 밸런스까지 다 조절해 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남은 후반기 레이스에서 윤빛가람의 등장은 제주에게 한 줄기 빛과도 같다. 한층 두터워진 허리를 구축한 제주가 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획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나원큐 K리그1 2022 28라운드
(제주월드컵경기장, 2022년 8월 14일)
제주 유나이티드 5 - 윤빛가람 18' 70' 제르소 32' 주민규 86' 조나탄 링 92+'
포항스틸러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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