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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현지 지역매체 <에야와디 타임즈(Ayeyarwaddy Times)>는 작년(21년) 10월 군부 병력의 방화로 피란한 미얀마 친주 도시 탄드란(Thantlang)주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여전히 실향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2021년 10월 군부 방화로 불타는 탄드란 시가지
 2021년 10월 군부 방화로 불타는 탄드란 시가지
ⓒ Ayeyarwaddy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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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는 2021년 9월 말 소수민족 친(Chin)족 인구 약 1만 명이 거주하는 소읍 탄드란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했다. 친족 무장단체 친민족방위군(Chin National Defense Force)가 도시에서 항전했지만 군부는 무차별 포격으로 응대했다.

화력차를 좁히지 못한 친족 무장단체가 결국 후퇴하자, 도시를 점령한 군부 병력은 약 30차례에 걸쳐 탄드란에 불을 질렀다. 민가 1800가구 중 약 1300채가 전소되었으며, 도시거주민 1만여 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11일 탄드란시 외곽에 있는 피란민 임시거주지를 취재한 에야와디 타임즈는 10달째 귀향하지 못하고 있는 탄드란 시민의 상황을 전했다.
 
탄드란 외곽에 있는 피란민 캠프의 모습(2022년 8월11일)
 탄드란 외곽에 있는 피란민 캠프의 모습(2022년 8월11일)
ⓒ Ayeyarwaddy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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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피란민 1만여 명은 탄드란을 떠나 뿔뿔이 흩어졌다. 도시 밖에 사는 친척이나 지인이 있으면 그나마 찾아가 의지할 수 있지만, 연고가 없는 사람들은 마을과 가까운 산중턱이나 벌판에 천막을 세우고 지내야 했다. 대나무로 기둥을 세운 뒤 방수천을 둘러 벽과 지붕을 삼은 것이 그들이 열 달 동안 살아온 집이다"라고 전했다.
 
피란민 캠프에서 지내는 친족 아이들의 모습(2022년 8월11일)
 피란민 캠프에서 지내는 친족 아이들의 모습(2022년 8월11일)
ⓒ Ayeyarwaddy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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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란생활이 길어지고 있지만 탄드란 주민들은 섣불리 귀향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도시 재건을 위한 여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군부가 탄드란시를 불태운 뒤 도시에 주둔했을 당시 시외곽 순환도로를 따라 지뢰를 매설했기 때문이다. 군부와 친족 무장단체가 도시 인근에서 교전을 재개할 가능성도 매우 높은 상황이다.   

탄드란 출신 피란민 여성은 "군부가 수차례 방화를 저질러 도시 전체가 불탔다. 피란민 중 누구도 도시로 돌아갈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군부가 지뢰를 심어 길을 막기도 했고, 언제 전투가 다시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사람이 돌아가지 못하니 도시 재건은 더욱 요원한 일이 됐다"라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2021년 12월5일 탄드란 상공에서 촬영한 도시 전경
 2021년 12월5일 탄드란 상공에서 촬영한 도시 전경
ⓒ T.P.A.C(탄드란 재건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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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는 쿠데타 이후 소수민족의 무장투쟁 동력을 꺾기 위해 공포를 조장하고 고강도 폭력을 행사했다. 탄드란시 전체에 불을 지르고 무차별 지뢰 매설을 한 행위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자행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교전 재개 가능성도 열려있다. 현지 지역매체 친 저널(The Chin Journal)은 지난달 16일 '전선으로 향하는 친족 혁명전사들을 배웅하는 지역주민'이라는 제목의 사진을 공개했다. 매체는 사진 속 친족 병사들을 배웅하는 주민들이 탄드란 출신이라고 덧붙였다.
 
전선으로 향하는 친족 혁명전사들을 배웅하는 지역주민(2022년 7월15일 촬영)
 전선으로 향하는 친족 혁명전사들을 배웅하는 지역주민(2022년 7월15일 촬영)
ⓒ The Chin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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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군부 병력은 지난 6월에도 탄드란시에 진입해 5차례 방화를 자행했으며, 이로인해 민가 100여 채와 탄드란 침례교회 등 종교시설 3곳이 전소됐다고 현지 시민단체 탄드란 재건위원회는 전했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미얀마 투데이> 대표입니다.


태그:#미얀마, #쿠데타, #탄드란, #방화, #피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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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운동 소식을 국내에 전하는 한국 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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