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LG 트윈스)이 경기를 지배한 날이었다. 덕분에 팀은 2위 경쟁이 걸려 있었던 시리즈를 우세 3연전으로 마감했다.

LG는 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서 5-0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이틀 연속으로 이긴 2위 LG는 3위 키움과 격차를 1경기 차로 벌렸다.

선발 싸움에서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키움 선발 타일러 애플러는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1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이닝 소화가 아쉬웠던 반면 LG 선발 아담 플럿코는 6⅔이닝 4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여기에 '주장' 오지환이 플럿코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7일 키움전서 2회말 상대 선발 타일러 애플러를 상대로 솔로포를 기록한 이후 덕아웃으로 돌아와 환호한 LG 오지환

7일 키움전서 2회말 상대 선발 타일러 애플러를 상대로 솔로포를 기록한 이후 덕아웃으로 돌아와 환호한 LG 오지환 ⓒ LG 트윈스


팀에게 중요한 1승을 안겨준 오지환

키움이 선두타자 김혜성의 2루타로 득점권 기회를 맞이한 2회초, 플럿코가 한숨을 돌렸다. 1사 3루서 김태진이 친 타구를 유격수 오지환이 안정적으로 잡아내면서 3루주자 김혜성을 그대로 묶어두었다. 전진 수비를 하던 상황에서 타구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처리하기 까다로웠다.

호수비로 플럿코를 구해낸 오지환이 공격에서도 힘을 보탰다. 2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오지환은 애플러의 3구째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19호 홈런이자 이틀 연속 홈런이었다.

4회말 문보경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달아난 LG에게 경기 후반 추가점이 필요했고, 7회말에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1사 만루의 상황이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친 오지환에게 연결됐다.

키움의 네 번째 투수 이영준과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오지환은 6구째 패스트볼을 밀어쳐 3루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 사이 3루주자 홍창기와 2루주자 김현수가 차례로 홈을 밟아 두 팀의 거리가 4점 차까지 벌어졌다. 사실상 오지환의 한방으로 LG가 승기를 굳혔다.

8회말 홍창기의 1타점 적시타로 승리를 자축한 LG는 9회초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이지영을 땅볼로 처리하면서 경기를 매듭지었다. 팀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책임진 오지환은 선수들과 우세 3연전의 기쁨을 나누었다.
 
 7일 키움전에서 7회말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한 이후 기뻐하고 있는 LG 오지환

7일 키움전에서 7회말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한 이후 기뻐하고 있는 LG 오지환 ⓒ LG 트윈스


20홈런 눈앞... 데뷔 첫 20-20도 가능한 오지환

전반기에 두 자릿수 홈런을 완성한 오지환의 후반기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7일 경기를 포함해 후반기 들어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6개)을 기록했다. 덕분에 2016년(20개) 이후 6년 만의 20홈런까지 단 한 개만을 남겨두게 됐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해 타격 쪽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올 시즌 많은 장타를 생산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LG가 한동안 외국인 타자 없이 버티면서 성공적으로 전반기를 끝낸 것도 오지환의 공이 매우 컸다. 단지 주전 유격수가 아닌, '주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경기에 뛰어야 하는 오지환이 활약하자 팀 내 후배 야수들도 함께 분발하고 있다.

오지환은 내친김에 구단의 역사에 한 획을 그으려고 한다. 8일 현재 홈런 19개, 도루 13개로 남은 경기 수가 46경기 인 점을 고려할 때 20홈런-20도루도 노려볼 만하다. 프로 데뷔 이후 20-20을 달성한 시즌은 한 차례도 없었다.

그동안 LG에서 단일 시즌 20-20을 경험한 선수는 1992년 송구홍(20홈런-20도루), 1994년 김재현(21홈런-21도루), 1999년 이병규(30홈런-31도루)까지 세 명뿐이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한 명도 없었다.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해왔기 때문에 LG에게 20-20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박성한(SSG 랜더스)과 더불어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거론되면서 공격, 수비, 주루 3박자를 완벽하게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오지환이 2연전 체제로 돌입하고 나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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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 오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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