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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 발명가 박택수씨 (69)
 농기계 발명가 박택수씨 (69)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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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재배 농가를 갔는데 온도조절기로 시설하우스를 여닫다 보니 작황이 좋지 않다는 거예요. 오이가 햇볕과 온도가 민감하거든요. 실제 온도가 기존 온도조절기 센서까지 전달되기까지 시간 차가 커 반응속도가 느리다는 하소연이었죠. 그래서 개발한 게 무선 원격개폐기입니다."

박택수씨(69·썬앤테크 대표)는 농업용 기계를 만드는 발명가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만들지만 그의 발명품은 공통점이 있다. 그는 농가의 고충을 해소하는 제품을 만든다.

시설하우스 '비닐막 무선 원격개폐기'(스마트개폐기)도 그렇게 탄생했다. 오이와 같은 온도에 민감한 농작물의 경우 농부의 오감으로 온도조절기보다 먼저 환기창을 여닫을 수 있게 설계했다. 리모컨을 이용해 700m 이내 거리에서 개폐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한 것이다. 박 씨는 이를 지난 2015년 실용특허까지 출원했다.

지난 2019년에는 '미생물 액비 분급기'를 특허 출원했다. 액비는 액체 상태의 비료를 말한다. 물과 희석해 사용하는 데 무게 단위로 재배면적 당 비료량을 정확하고 균등하게 조절해야 한다. 기존 관비기는 비료 종류별로 농도가 달라 정확한 양을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미생물을 사용할 때 점적 호스가(호스의 형태로 물을 공급하는 것) 막히는 일이 잦았다.

"현장 농가에서 해결책이 없느냐고 물어요. 그래서 만든 게 '미생물 액비 분급기'(스마트 관비기)입니다. 이걸 사용하면 기존 기계와는 달리 무게 단위, 시설하우스 동별로 정확하게 여러 종류의 비료량을 공급할 수 있는 데다 비료를 공급한 뒤에는 별도로 세척제와 물을 공급할 수 있게 돼 점적 호스 막힘이 거의 없습니다."

그가 제작, 설치한 기계는 농민들로부터 '농작물이 작황이 훨씬 좋아졌다'며 호평받았다. 고장 등과 같은 하자 신고도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지난 2020년부터는 박 대표가 만든 기계가 논산시기술센터 농가 보급 시범사업 대상에 포함됐다.

그는 10대 때부터 기계 수리에 관심을 가졌다. 학교에 다니며 동네 형이 운영하는 라디오 수리점에서 어깨 너머로 기술을 익혔다. 스무 살 때는 서울 세운상가에서 일했다. 이때 새끼를 꼬는 기계(연곡율 조절 장치)를 특허등록 하기도 했다.

스물네 살 때는 건설부 산하 지역의 지방국토관리청 장비계에서 근무했다. 다양한 건설장비를 개발해 동료들은 그를 '발명가 에디슨'이라 칭했다. 이듬해에는 아스팔트 믹싱 프린트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마흔네 살 무렵 건설부를 퇴사해 충남 논산에서 기계를 고치는 회사를 창업했다.

그러다 IMF 직격탄을 맞았다. 이자 부담과 상환독촉에 시달렸다. 환경변화는 그를 농업기계 분야로 눈을 돌리게 했다. 주경야독으로 원예기능사와 유기농업 기능사 자격을 잇달아 취득하고 본격적으로 농업기계 개발에 나섰다.

"제가 개발하는 모든 기계는 농가를 다니며 현장에서 듣고 겪은 고충을 반영해 만든 겁니다."

그는 발명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무엇이든지 생각나면 실천해 보라"고 조언했다.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농민들이 제가 발명한 기계 덕에 '농사가 잘된다"고 할 때예요.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연구할 생각입니다. 시설원예 농가들이 에너지 위기시대에 대응할 수 있게 탄소중립과 효율이 높은 냉반방 기계 연구를 하려고 해요. 농민들이 쉽게 우수한 먹거리를 생산하도록 돕는 장비개발에만 계속 매달립겁니다."  
 
박택수씨가 특허개발한  비닐 막 무선 원격개폐기(스마트개폐기,왼쪽)와  '미생물 액비분급기'
 박택수씨가 특허개발한 비닐 막 무선 원격개폐기(스마트개폐기,왼쪽)와 "미생물 액비분급기"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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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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