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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트거리의 빅토르 최 추모벽
 아르바트거리의 빅토르 최 추모벽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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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향기 뉴휴먼실크로드' 구축과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26개국 4만1000km를 자동차로 왕복, 134일간의 여정에 오른 '2022 유라시아평화원정대'가 지난 7월 5일,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를 찾았습니다.

푸시킨과 투르게네프 등 위대한 작가들이 성장했던, 지금은 예술가들이 거리의 곳곳에서 각자의 재능으로 대중과 만나는 젊음이 넘실대는 1km 쯤의 보행자 거리입니다. 이 거리는 15세기부터 무역 루트로 번성했고 19세기 초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 때 소실되었지만 귀족과 예술가들이 거주하는 거리로 재건되었습니다.

이 아르바트거리를 찾는 한인이라면 단연코 유난한 이름의 한 사람을 가슴에 품었을 것입니다. 빅토르 최. 1980년대 옛 소련의 록밴드 '키노'의 한 음악인이 낡은 빈 벽에 다시 살아나 점점 더 많은 청중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단지 몇 걸음 지척에 주러시아 한국문화원이 2021년 11월에 이전 개원했습니다.
  
2021년 11월에 이전 개원한 주러시아 한국문화원
 2021년 11월에 이전 개원한 주러시아 한국문화원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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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2020년 건물을 매입해 자체 문화원 공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4층 건물의 3, 4층을 리모델링해 전시실, 조리실, 도서관, 세종학당 강의실, 다목적 홀 등을 배치했습니다. 러시아의 문화중심지에서 한국을 만나는 자부심은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그곳에서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해외사업지원단 러시아 마케터로 와 있는 김시우 과장입니다. 기꺼이 우리 일행에게 시간을 할애해 의문에 답해주었습니다. 김 과장님과의 대화를 통해 러시아에서의 한국 콘텐츠의 현 좌표를 알 수 있었습니다. 
 
주러시아 한국문화원을 방문한 '2022 유라시아평화원정대' 단원들에게 러시아에서의 한국컨텐츠의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해외사업지원단 러시아 마케터 김시우과장
 주러시아 한국문화원을 방문한 "2022 유라시아평화원정대" 단원들에게 러시아에서의 한국컨텐츠의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해외사업지원단 러시아 마케터 김시우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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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사업지원단 러시아 마케터의 업무는?

"워낙에 전 세계적으로 한류가 잘 되다 보니까 이걸 이제 좀 산업적으로 구분해서 해외로 나가고자 하거나 해외에 나와 있는 콘텐츠 기업을 돕는 역할입니다. 이제 러시아도 하나의 시장으로 보고 올해 2월에 제가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 러시아 시장에서의 한류의 구체적인 영역은?

"생각하시는 것보다 굉장히 인기가 높습니다. 특히 게임, 드라마, 음악 전반에서요. 한 예로 '리니지'라는 게임은 우리나라에서 '리니지1'이 크게 성공하고 '리니지2'가 실패를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5년 전 게임이라서 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리니지2'가 13년째 서비스가 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면서 서방에서 진출해있던 마블, 디즈니, 파라마운트 등이 러시아에서 철수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건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우리나라를 큰 대체시장으로 보고 있으며 러시아의 OTT시장에 200개 정도의 한국 드라마가 올라있습니다. 이처럼 한국 드라마도 많이 보고 있고 K-pop도 굉장히 인기가 높습니다.

2005년부터 매년 페스티벌이 열리고 약 200여 개 팀이 러시아 전역에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도 새로운 페스티벌이 생겼고 이곳 클럽에서는 매주 'K-pop 댄스 나이트'가 있어서 밤새 한국 노래만 틉니다. 더불어 러시아에는 웹툰이라는 개념이 없었는데 저희 진흥원과 협의가 되어서 올 11월에 론칭을 할 예정입니다.

영화에서도 '기생충'이 큰 인기가 있었고 우리나라에 인기 있는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2'도 크게 흥행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도 '로보카 폴리'를 잘 보고 있고 알게 모르게 우리나라 콘텐츠가 굉장히 잘되고 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기업들은 러시아를 떠났지만 삼성, 현대, 기아는 물론 한국 기업은 아직 한 회사도 떠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한테는 오히려 경쟁자가 없는 시장이 되어서 큰 가능성이 열리고 있습니다."
  
-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한 압력에서 우리도 자유롭지 않지요?

"물론 우리나라도 국제적으로 책임이 있는 구성원으로서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만 저희는 민간이잖아요."
  
2020년 건물을 매입해 자체 문화원 공간을 갖게된 주러시아 한국문화원
 2020년 건물을 매입해 자체 문화원 공간을 갖게된 주러시아 한국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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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는 한국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나요?

"해외문화홍보원의 국가이미지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을 가장 좋아하는 나라가 러시아입니다. 한국을 제일 싫어하는 나라는 어디겠어요? 하지만 그 일본에서 한류가 제일 잘 되고 있습니다."

- 앞으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러시아는 큰 나라이고 인구가 많고 큰 시장입니다. 아직은 한국 콘텐츠가 마이너인데도 불구하고 이 정도 성공을 이루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고 러시아 사람들은 자존심이 세서 앞으로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시작하면 아마 10년 혹은 20년 후에는 일본이나 중국에서처럼 한국 콘텐츠가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러시아뿐만 아니라 CIS(독립국가연합) 중 여러 나라에서도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도 드라마가 잘되고 있습니다만 불법 콘텐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 콘텐츠는 국가 이미지 개선 같은 계량화가 불가능한 영역에서도 큰 효과가 있지 않습니까?

"한류를 우리나라에서 봤을 때 소프트파워라고 할 수 있죠. 국가에서도 이제 외교적으로 한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나라가 외교적 성과를 얻는 데에도 콘텐츠 활용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가수가 유명해지고 우리나라 드라마와 영화가 러시아에서 흥행하는 것이 경제적 수익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굉장히 개선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콘텐츠는 굉장히 중요한 외교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외교적으로 어려울 때 콘텐츠는 수출 제한 품목도 아니고 우리나라 드라마가 들어왔다고 해서 미국이나 서방이 우리나라 방송사를 제재할 수 있는 그런 민감한 주제가 아니기 때문에 저희의 이런 활동들이 지금처럼 어려운 시간을 이겨내는데 더 중요해지는 역할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콘텐츠 진출에 대한 새로운 전략이 있습니까?

"신한류라고 해서 전에는 저희가 무조건 파는 거에만 집중을 했습니다. 동남아 같은 데는 무조건 그렇게 하다 보니까 그쪽 사람들이 싫어해요. 태국 같은 곳에서 우리나라의 유명 가수가 공연을 하면 티켓값으로 40만 원에서 80만 원까지 받았어요. 그쪽 분들의 경제수준에서 보면 굉장히 비싼 가격이거든요. 몇 년 전에는 우리나라 가수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팬미팅을 했었는데 그때도 이곳 소득수준에 맞지 않는 가격을 설정해서 욕을 먹었어요.

저희는 전략을 조금 바꿔서 파는 거지만 동시에 들여오는 거예요. 러시아가 문화적으로 굉장히 좋은 나라잖아요. 문학에서 대문호도 많고 음악, 발레 등 엄청나게 많은 문화콘텐츠가 있는데 이분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거를 잘못해요. 현재 슬라브 민족, 러시아어가 통하는 곳에서만 이용을 한 거죠.

우리나라 같은 중간에 있는 나라가 플랫폼이 돼서 러시아 문화를 받아준다면 러시아 입장에서도 굉장히 고마운 일이 될 거예요. 그래서 말씀드렸던 웹툰을 여기 론칭하는 것에 핵심은 우리나라 웹툰을 이곳 사람들한테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곳 러시아 만화들을 우리나라 웹툰에 들어오게 해서 우리나라 플랫폼을 통해서 일본, 중국, 미국으로 나갈 수 있게 돕게 될 거예요. 즉 우리나라의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를 통해서 전 세계로 퍼져 나갔듯이...

웹툰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 최고거든요. 전 세계 시장을 꽉 잡고 있어요. 러시아의 좋은 이야기, 좋은 만화, 좋은 캐릭터가 우리 플랫폼을 통해서 전 세계로 나가는 역할도 아마 하게 될 거예요. 당연히 우리의 수익을 염두에 두어야지요."
  
주러시아 한국문화원 도서관
 주러시아 한국문화원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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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문화원과의 업무영역들은 어떻게 되나요?

"저는 산자부 산업자원부에서 나온 게 아니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나왔습니다. 한국문화원이 한국의 전통문화 즉 국악, 한식 이런 쪽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저희 진흥원은 조금 더 산업 쪽입니다.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웹툰, 패션... 이런 쪽에 중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제가 러시아에 1월 27일 날 입국했는데 2월 24일에 우크라이나에 일이 터져서 국가 기관이고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업무 수행에 많은 제약이 따르지만 여러 경우에 대비하며 굉장히 조심스럽게 가능한 일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홀로 나와 있고 내년에 법인을 내는 일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어려운 시기를 지혜롭게 돌파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마 놀라셨을 거예요. 세계 어디를 가시든 한국 문화, 한국 가수, 한국 만화, 한국 게임, 한국 드라마 모르는 데 없으니까요. 이게 결국은 한국의 큰 국력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입니다."

- 갑작스러운 방문을 환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런 어려울 때일수록 민간에서의 활동이 정말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외교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국가 기관으로 움직일 수가 없어요. 대외적으로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저희 행동은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민간에서 하는 걸 우리나라가 말리지는 않지 않습니까.

이렇듯 민간에서의 활동이 명맥이 유지가 되고 어려운 시기가 지나고 나면 그게 정말 큰 자산이 됩니다. '2022 유라시아평화원정대'가 하는 이런 활동이 특히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정말 나중에 큰 자산이 되고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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