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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퇴진 위기를 보도하는 <더 타임스> 갈무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퇴진 위기를 보도하는 <더 타임스> 갈무리.
ⓒ 더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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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스캔들로 벼랑 끝에 몰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퇴진 요구를 거부했다. 

존슨 총리는 6일(현지시각) 의회에 출석해 "막대한 권한을 부여받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계속 나아가는 것이 총리의 임무"라며 사퇴할 뜻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앞서 존슨 총리는 사적 모임을 금지한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어기고 총리 관저 등에서 와인 파티를 열었다가 경찰에 범칙금을 냈다. 영국 총리가 임기 중 법을 어겨 범칙금을 부과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 일로 집권 보수당은 지난달 초 존슨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를 했고, 찬성 211표 대 반대 148표로 간신히 총리직을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성 비위 전력을 알면서도 측근인 크리스토퍼 핀처 보수당 하원의원을 원내부총무로 임명했고, 존슨 총리는 언론에 이를 몰랐다고 했다가 거짓말로 드러나면서 더 큰 위기에 몰리게 됐다. (관련 기사 : '거짓말 논란' 영국 총리, 또 퇴진 위기... "붕괴 직전에 몰려")

참모들, 집권당, 여론도 등 돌린 존슨 총리 

존슨 총리는 뒤늦게 "실수였고, 잘못된 일이었다"라고 사과했으나 여론은 들끓었다. 이를 계기로 내각의 핵심 장관들과 참모들이 연이어 사퇴하며 존슨 총리의 퇴진을 압박하고 나섰다.

전날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정책을 이끄는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과 리시 수낙 재무장관이 "총리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라며 동시에 사임했고, 이날도 사이먼 하트 웨일스 담당 국무장관, 빔 아폴라미 보수당 부의장 등이 줄사퇴했다.

영국 BBC 방송은 현재까지 이번 사태로 사임한 장관과 참모가 40명이 넘는다며 정상적인 내각을 구성하기도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오히려 존슨 총리는 자신에게 사임을 요구한 마이클 고브 주택장관을 전격 해임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뱀처럼 구는 사람과 함께할 수 없다"라며 "오래전부터 그를 해임하려고 했다"라고 맹비난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 대한 퇴진 요구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 대한 퇴진 요구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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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황은 존슨 총리한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는 신임투표를 하면 1년간 재투표할 수 없다는 규정을 바꿔, 존슨 총리에 대해 다시 신임투표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보수 성향의 유력지 <더 타임스>도 이날 '존슨 총리에 관한 더 타임스의 시각: 게임 오버'라는 사설을 내고 사퇴를 종용했다. 

사설은 "한 달 전 신임투표에서 148명이나 반대표가 나온 존슨 총리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과 권위를 회복하기 어려워졌다"라며 "그는 국가와 당으로부터 신뢰를 잃었고, 보수당이 다음 총선에서 승리하도록 하려면 지금 당장 물러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존슨 총리가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조기 총선을 선언해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BBC는 지난 6일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영국 국민의 69%, 보수당 지지자의 절반 이상이 존슨 총리의 사임을 원하고 있다"라며 존슨 총리로서는 조기 총선도 위험 부담이 크다고 분석했다. 

더 나아가 전날 사임서를 낸 수낙 전 장관과 자비드 전 장관, 존슨 총리를 지지하는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 3년 전 존슨 총리와 맞대결을 펼쳤던 제러미 헌트 의원 등을 차기 총리감으로 거론했다.

태그:#보리스 존슨, #크리스토퍼 핀처,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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