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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고 조순 전 경제부총리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고 조순 전 경제부총리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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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 타계한 조순 전 부총리는 필자의 9촌 증조부이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지난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언론 등 외부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조순 문집>을 읽게 됐다.

그중에 지금 우리 사회에 전하면 도움이 될 것 같은 메시지들을 골라보았다. 편가르기와 갈라치기에 여념이 없는 현실에서 양쪽 모두에 귀감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글들을 옮겨와 본다.

20대 대선이 끝난 후 여야 모두 '화합의 정치'를 강조했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실사구시로 가자'는 취지로 작성된 <조순 문집> 1편에는 "성장과 복지의 조화로 새 출발을 하자"는 글이 있다. GDP의 숫자보다 인간을 중시하는 인본주의적인 시각을 중요시하고, '화합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경제의 方向舵(방향타)를 잡은 이상 정부의 능력을 높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의 크기가 문제가 아니라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이다. 유능한 정부 없이 자유시장만으로 경제가 잘될 수는 없다.

세계경제가 어디로 가든, 가능한 成長(성장)과 安定(안정)을 동시에 확보하는 장래의 비전,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본방향을 찾아야 한다.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앞으로의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불가피한 저성장을 감내하고 경제의 안정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것이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양분적 사고를 탈피하고, 좌파 우파의 편을 가르지 말고, 人工地震(인공지진)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며, 餘震(여진)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중략)

새로운 패러다임은 GDP의 숫자보다는 인간을 중요시하는 人本主義的(인본주의적)인 視角(시각)을 중요시해야 한다. 사람들의 능력을 기르고, 그들의 동의와 협력을 확보하는 것을 경제운영의 기본으로 해야 한다. 무릇, 정치의 대본은 국민을 사랑하는 데 있다. 화합 정치 없이 경제 난국을 돌파할 길은 없다."

- <조순 문집> '성장과 복지의 調和(조화)로 새 출발을 하자', 2009

 

여야를 막론하고 당내에서 계파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 현 시국에 귀감이 될 말도 볼 수 있었다. 한국의 앞날을 위해 선입견을 버리고 좋은 사람의 필요성에 특별히 강조한 것이 그 부분이다.
 
"친미니 친북이니, 좌파니 우파니 하는 모든 선입견을 다 버리고 한국의 앞날을 생각해 보자. 이 나라는 해방 이후 가장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다.

이 나라를 둘러싸는 어두운 그림자가 시시각각 짙어지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태연하고 국민 역시 그러하니, 한국의 고뇌는 깊어만 가고 있다.

(중략)

많은 국민이 가뭄에 비를 기다리듯, 정권이 갈리기를 바라고 있다. 정권이 갈리면 좋은 세상이 올 것인가. 그런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중략)

좋은 사람이 나와야 한다. 좋은 사람이 나오자면 국민의 마음이 달라져야 한다."

- <조순문집> '깊어가는 한국의 고뇌', 2007

 

'성장과 분배를 편가르기의 상징적 도구로만 쓰지 말고 무능력한 정치를 극복하기 위해 좋은 사람이 나와야 하며, 이를 골라내기 위해선 국민의 마음이 달라져야 한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이 절절히 다가왔다.

기본기와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것도 우리 사회가 귀담아들어야 할 부분이다. 할아버지는 '개혁, 선진화와 인물난'에서 선진국의 모양새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라의 기본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성토했다.
 
"우리는 나라의 기본을 다지는 데에는 소홀히 하면서 선진국의 모양만은 열렬히 주장한다. 선진국이 되는 조건은 수출이나 산업의 실적보다도 오히려 교육, 가치관, 가정윤리, 사회도덕 등의 成熟(성숙) 여부이다.

우리의 소비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다. 국민의 빚은 늘어만 가고 있음에도 국민의 쓰임쓰임이 너무 헤프다. 경제의 기본은 어디까지나 勤儉節約(근검절약)에 있는데도, 이 나라에서는 근검절약의 정신이 매우 엷어졌다. 물가와 임금수준이 세계 최고이다.

이것은 선진국이 될 기상이 아니다. 포퓰리즘이 판치는 사회에서 개혁의 고통과 선진화의 시련을 국민에게 요구할 만한 지도자를 국민이 찾을 수 있는가. 나라의 命運(명운)은 바로 여기에 달려 있다."

- <조순문집> '改革(개혁), 先進化(선진화)와 인물난', 2007

 

지금 우리 사회는 다양한 갈래로 분열돼 있다.  배려와 존중이 사라진 채 젠더, 세대, 좌우, 소득 불균형 등에 대해 서로의 입장과 생각만 주장하기에 급급하다. 

글을 통해 '우리에게는 분열이 아닌 하나 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국민 간의 통합이 되기 위해 '인본주의' 교육이 우선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함께.

우리의 전반적 생활 수준은 높아졌다. 그러나 대다수는 인성과 윤리·도덕, 가치관이 결여된 상태에서 물질적 소비만 늘어나고 있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 멀다고 말한다.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고, 나라가 바로 서야 국가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인본주의적(人本主義的) 교육은 지식 교육만이 아닌 인성, 윤리·도덕, 가치관 교육이고, 이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은 정치에서 성장과 분배와 같은 가치들이 편가르기를 위한 상징적 구호로만 남용되지 않도록 좋은 사람을 골라내려는 혜안을 길러야 한다.  

정치도 그것에 맞게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더 나은 대안들을 수렴하고 찾아 나가야 하며, 정치 지향이 다른 그룹들이 모두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본다.

[관련 기사]
23일 타계 조순 증손자 대학생기자가 쓴 증조부 부고기사 http://omn.kr/1ziz0)

덧붙이는 글 | 조중만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www.hallymmedialab.com)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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