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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군 안내면 현리 우정미씨
 충북 옥천군 안내면 현리 우정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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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월은 복숭아 농가의 일손이 바빠지는 때다. 3~4월 활짝 피었던 복숭아꽃이 지면, 5월에는 알알이 열매가 맺히기 시작한다.

알밤보다 작은 크기의 복숭아 열매를 한 가지당 2~3개 정도 만 남기고 알을 떼어내는 작업인 '알 솎기'(또는 적과)는 크고 달콤한 복숭아를 수확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작업. 알 솎기를 마친 후에는 봉지 싸기에 돌입한다.

알밤 크기만큼 자란 복숭아에 봉지 옷을 입히면, 점점 열매가 커지면서 봉지가 터져 빛을 받는 부분은 붉게 물이 들어 보기에 좋고 병 해충도 예방할 수 있다. 단, 봉지 싸기는 농가의 선택이며, 맛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

봉지 싸기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덜 바빠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만큼 열매와 나무를 더 세심하게 들여다봐야 하니 이 시기 충북 옥천군 복숭아 농민의 손이 바빠지는 것은 모두의 사실이다. 볕은 뜨거워지고, 날은 더워지는 이 시기 농민의 손길만큼 중요해지는 것이 한 가지 더 있으니, 바로 날씨다.

[안내면 현리 우정미씨] "과수 농가 울리는 이상기후와 농촌 인력난"
 
충북 옥천군 안내면 현리 우정미씨
 충북 옥천군 안내면 현리 우정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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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처음 농사를 시작할 땐 감나무를 심었죠. 과실수는 대부분 3~4년 후부터 본격적인 수확이 가능한데, 감나무를 심은 지 4년 되던 해 냉해로 감나무 200주를 고스란히 잃었어요. 그 많던 감나무를 뿌리까지 다 캐내고 나니 마음이 참 쓰라리고 허하대요. 고민 끝에 그 자리에 복숭아를 심었죠."

한번 피해를 보고 나니 작물 선택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포도와 사과, 복숭아 중 고민을 거듭한 끝에 조생종 황도 복숭아 두 품종을 심었다. 하지만 농사는 결국 하늘의 뜻이라 했던가. 해를 거듭할수록 농사는 도리어 쉽지 않은 일이 되어가는 듯하다. 점점 내일을 예측하기 힘들어지는 기후 때문이다.

"2020년에는 예상치 못한 긴 장마에 수확량이 저조했고, 낙과 피해도 컸어요. 비가 와도 복숭아를 따긴 하지만, 반 이상은 손해를 본 것 같아요. 어쩔 수 없이 즙을 내리거나 싸게 처분해야만 했죠."

떨어지고, 썩고, 잠기고... 최장기간 장마를 기록했던 2020년 여름은 복숭아 농가에악몽과도 같았던 해다. 집 뒷산인 수북산 자락, 꽤 높은 지대에 있는 우정미씨의 복숭아밭도 쏟아지는 비를 피할 수는 없었다. 긴 시간 내리는 비에 물을 먹은 과일은 땅으로 힘없이 떨어져 내렸고, 고인 빗물은 그대로 작물을 집어삼켰다.

"작년에는 냉해가 있었지만, 그래도 (재작년에 비해) 괜찮은 편이었어요. 냉해를 입으면요, 꽃이 쪼그라들고, 열매도 흐물흐물해지면서 떨어져요. 그걸 보고 있자면 내가 잘못 키운 것만 같고, 내 잘못인 것만 같고. 마음이 아프죠. 냉해 입은 나무는 맨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어요. 꽃이 바짝 쪼그라들고, 그 자리엔 잎이 안 나요."

냉해는 뒤늦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거나 일교차가 커지는 4월 초, 3~5일 사이에 발생한다. 특히 일찍 꽃이 피는 조생종 복숭아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매일같이 복숭아밭을 둘러보지만, 냉해 입은 나무를 바라보는 서글픔은 왜 익숙해지지 않는 걸까.

"비탈에 밭이 있으니 한 밭이라도 나무마다 고도가 다르잖아요. 어떤 것은 냉해를 입고, 어떤 것은 입지 않기도 하고. 같은 옥천이라도 지역에 따라 피해가 크기도 하고, 적기도 한 것처럼요."

우정미씨는 그래도 이만한 것이 어디냐며, 나무를 쓸어보며 애써 마음을 달랜다. 3천여 평의 땅에 과실수만 150주, 이 중 복숭아는 80주 가량이다. 사과와 감, 호두와 앵두, 배 등 그 종류도 여럿이니, 피해를 보는 것이 어찌 복숭아뿐일까.

"작년에는요, 단감을 한 알도 수확하지 못했어요. 매년 직매장에 감말랭이를 출하해왔는데 작년엔 감말랭이를 둥시(보통은 곶감을 만드는 데 쓰인다)로 만들 정도였다니까요. 그뿐인가요, 대봉은 맛도 못 봤어요."

종잡을 수 없는 날씨로 평생을 농사에 몸 바친 농민들도 한숨이 짙어지는 요즘이니, 농사 12년 차 우정미씨의 상황이라고 그 어려움이 다를 리가. 어려울수록 하루하루 밭에 나가 있는 시간과 나무를 만지는 시간을 늘리는 것만이 답이라 여기는 그다.
 
냉해 피해 나무
 냉해 피해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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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잡을 수 없는 날씨만큼이나 농민들의 속을 썩이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일손 문제다.

"요즘처럼 바쁜 시기에 농촌에 일할 사람이 없어요. 봉지 싸기며, 알 솎기며 정말 일손이 필요한 시기거든요. 복숭아뿐만 아니라 배, 사과할 것 없이 다 사람이 없다고 그래요. 어쩔 수 없이 바쁠 땐 새벽 4시부터 5시까지 혼자 나와 일해요. 덥지 않을 때 일을 많이 해놔야 하니까요."

일손 부족 문제는 작물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농촌을 덮쳐왔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기에 바쁜 이 시기에는 잡초 제거만 해도 하루가 다 가는데, 다른 일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손이 절실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농촌 일손의 70%에 해당하던 이주노동자, 계절 근로자의 입국이 어려워졌고, 뙤약볕 아래 몸을 쓰는 고된 노동에 농업 기피 현상까지 더해져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농촌 고령화도 한몫한다. 그나마 기계화가 이루어진 벼농사와 달리, "과일 농사는 대부분 사람 손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우정미씨는 수확 때를 놓쳐 소중한 작물들을 잃을까 벌써 걱정이다.

"일손이 부족하니 여기저기서 과수를 줄이겠단 소리가 나오죠. 인건비도 계속 오르고 있고요. 코로나 이전에 7만~8만 원 하던 인건비가 지금은 10만 원을 웃돌아요. 봉지 싸기 일손은 장당 50~60원에 달하고요. 그래도 돈보다 사람 손이 더 급해요. 워낙 일할 사람이 없으니..."

지난해까지 옥천군에서 시행하던 농촌 인력 사업 중 하나인 '생산적 일손 봉사' 사업을 올해부터는 옥천군자원봉사센터에서 시행한다. 이 사업은 일손이 필요한 농가에 4시간 인력을 파견하거나 혹은 품앗이 희망 인력에게 2만 5천 원(예산출처 도·군비)을 지급한다. 하지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요즘 같은 시기 4시간 도움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과수 농가의 현실이다. 농가에서는 웃돈을 얹어주고라도 인력을 붙잡고 싶은 심정뿐이다.

우정미씨는 "농촌은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터전이며, 농산물은 국민의 식량 그 자체다. 농촌에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농민이 농지를 줄이고, 농사를 포기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농촌에 일손이 필요한 시기만큼이라도 공공근로자를 활용하고, 계절 근로자와 이주노동자 인력 확보, 인건비 지원을 높이는 것은 농촌을 살리기 위해 지자체와 정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옥천읍 대천리 임영달씨] "이상기후 심해질수록 과수 농가 시름도 깊어져"
 
충북 옥천군 옥천읍 대천리 임영달씨
 충북 옥천군 옥천읍 대천리 임영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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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달씨는 옥천읍 대천리에서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수확하는 중생종 복숭아를 주로 재배한다. 같은 과수일지라도 품종과 지역에 따라 기후의 영향도 달라지게 마련. 

"저는 중생종을 주로 재배하니 조생종 재배 농가나 산이 많은 안내보다는 복숭아 냉해는 덜했습니다. 하지만 고추나 고구마, 호박 등은 조금씩 냉해를 입었어요. 종잡을 수 없는 날씨 탓에 이전처럼 일찍 농사를 시작하면 서리나 냉해를 입는 것 같습니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결같이 농사를 지어왔건만, 자신의 열심(熱心)과 노력만으론 하늘의 뜻을 거스를 순 없다고 말하는 임영달씨다.

복숭아 생육기 기상 조건이 점점 변하면서 핵할, 잎오갈병, 천공병(세균성구멍병) 피해도 적지 않다. 핵할이란 과류가 성숙하기 전에 갈라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씨가 벌어지며 꼭지에 구멍이 생기거나 구멍으로 습기가 차면서 곰팡이 등이 생긴다. 가뭄이 심한 날씨에 갑자기 비가 많이 내려 과실 속 수분량이 급격히 변화하거나, 씨앗이 여물기 전에 과일이 커지면서 발생한다.

잎오갈병 혹은 오갈병(주머니병)은 복숭아나 자두 등 여름 과일에 발생하는 병으로, 어린잎이나 어린 과실에 피해를 준다. 댐과 호수가 있어 안개가 많고, 산에 밭이 많은 옥천은 잎오갈병 피해가 잦은 지역 중 하나. 잎이 붉거나 노랗게 물들다가 부풀어 오르고 마치 파마를 한 것처럼 자글자글한 주름이 생긴다. 주로 잎이 나기 시작하는 5월 중순에 발생한다.

"방제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열매마다 시커먼 구멍이 숭숭 뚫리지요. 천공병은 세균이 침입해 발생하는 병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상기후가 심해지기 전까지는 지금처럼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세균성 질병은 날씨나 기후와 연관이 깊습니다."

일각에서는 천공병의 원인을 냉해나 우박, 호우나 심한 바람, 서리 등의 영향을 받아 수세가 약해진 나무의 면역 저하라 보기도 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과수에 난 상처 때문에 색이 변하고 상품성을 잃게 된다는 것. 한번 퍼지면 확산 속도가 빠르고 손쓰기 어려워 농민의 시름을 짙게 하는 일등 공신이 따로 없다.

"이런 질병들은 기후에 따라 심한 해가 있고, 덜한 해가 있습니다. 기후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는 만큼, 병을 예측하기도 어렵지요. 특히 방제에 신경 쓰기 위해 과수에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마다 농업기술센터에 방문해 문제를 상의하고 있습니다."

임영달씨는 농업기술센터에 부지런히 드나들고 있다. 일 년에 몇 차례 이뤄지는 작목별 전문인 교육에도 반드시 참석해 새로운 소식과 기술을 접하고, 품종 연구·갱신에도 열심이다. 복숭아가 옥천 대표 작물인 만큼 자부심을 느끼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복숭아라면 그저 황도와 한일 백도, 금도 등 서너 품종이 전부일 때부터 천 가지가 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긴 세월 농사를 지어왔지만, "그저 세월이 장사가 될 수 없는 분야가 바로 농사"라고. 사람들과 교류하고, 농기센터의 도움을 받는 것 외에도 그가 이상기후에 맞서는 법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기록'이다.

"매년 날씨 상황이 바뀌니까 일지를 써두죠. 날씨는 어땠나, 꽃은 언제 피었으며, 언제 병이 들었나. 어떤 병에는 무슨 약을 얼마큼 썼는지. 이런 걸 기록하는 거죠. 필요할 때 열어보면서 올해 상황을 예측하고 연구하는 거예요. 농사짓기 어려워지는 지금 같은 때일수록 농가마다 남겨놓은 기록들이 점점 유용해지는 때가 올 것 같습니다."

현재 과수 농가는 일손 부족 문제와 인건비 문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로 인한 과수 질병 등 어려운 문제에 직면해 있다. 임영달씨는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이겨내며 재배한 복숭아가 헐값에 팔리거나 판로가 마땅치 않아 판매할 수 없게 되는 건 이 땅의 수많은 과수 농가, 그중에서도 특히 소농의 시름을 키우는 일"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 농가의 개인적인 노력은 물론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전엔 소농도 먹고살기 괜찮았어요. 판매 걱정만큼은 없었던 때니까요. 지금 소농들은 판로를 확보하기가 어렵죠. 지역 소농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농가에 닥쳐오는 문제를 이겨내며 농사를 짓습니다. 땅을 만지는 사람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지요. 그런 만큼 소농들의 판로가 확대돼, 수확한 작물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임영달씨는 "지역 소농들의 좋은 판로가 되어주고, 건강하게 재배한 복숭아의 가치를 알아주는 로컬푸드 직매장이 있어 든든함을 느낄 때가 많다"며 "로컬푸드 직매장을 제2 매장까지 확대하고, 대전 동구와 가까운 곳에 마련한다면 좋지 않을까"하는 의견을 덧붙였다.

[청성면 능월리 육동일씨] "옥천 대표작물 복숭아는 지켜야지요"
 
충북 옥천군 청성면 능월리 육동일씨
 충북 옥천군 청성면 능월리 육동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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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동일씨는 청성면 능월리에서 4천 500평 밭에 복숭아와 사과 등 과수 농사를 짓고 있다. 하지만 그는 곧 1천여 평에 이르는 사과 농사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그 자리를 복숭아와 다래 등으로 채울 계획이다.

육동일씨의 밭이 있는 청성면은 능월리를 중심으로 한때 사과 농가만 200여 농가에 달했다. 지금은 그 수가 50~60 농가까지 줄어들었다.

"점점 사과가 어려워져요. 지구 온난화 때문에 사과 재배지가 북상한다는 말은 들어봤지요? 예전엔 사과 주산지가 경북, 대구였는데 지금은 점점 강원도까지 올라간다고. 고온 현상에 장맛비에 점점 사과가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사과 주산지인 보은군과 경계를 마주한 청성면 능월리 역시 지대가 높아 옥천군 안에선 사과 주산지로 꼽힌다. 그중 가장 많이 재배하는 품종은 홍로와 부사. 그 외에도 홍옥, 루비에스 등도 적잖이 재배한다.

육동일씨 역시 홍로와 부사 등을 1천여 평 재배했다. 적지 않은 땅이다. 그런데도 그가 사과 농사를 점점 줄여온 것은 뜨거워지는 날씨에 일소 피해가 심해지고, 일교차에 냉해나 동해도 늘어나 상품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사과란 일단 반짝이고 빨간 것에 더 높은 가격이 붙게 마련. 변화하는 기후에 맞춰 색이 잘 나는 품종으로 꾸준히 갱신하는 등 노력했지만, 안개가 잦은 지역 특징을 어쩔 수는 없었다.

"기후변화와 이상기후 때문에 사과뿐 아니라 모든 작물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기라지만, 사과는 그 피해가 눈에 더 잘 보이는 것 같아요. 재배지가 북상한 것이 이슈가 되기도 했고요. 그래도 올해 복숭아 냉해가 그렇게 심하지는 않아 다행입니다."

복숭아는 다소 가물고 해가 잘 들 때 작황이 좋다. 장마가 길어지거나 5~7월 비가 많이 오면 맛이 잘 들지 않고 낙과 현상이 일어난다. 올해는 비가 적고 가물어 '복숭아 작황이 좋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보기도 하지만 육동일씨는 "하늘만이 그 결과를 아는 것이 농사"라 말한다.

"농사는요, 그야말로 날씨, 하늘이 전부예요. 농민들이 노력하고, 아무리 애정을 쏟아도 하늘의 뜻을 거스를 순 없는 거더라고요. 농민만큼 기후와 날씨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있나 싶은 정도죠. 농민보고 땅과 하늘만 보는 사람이라는 말이 괜히 있겠어요?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가뭄이 있거나, 꽃샘추위가 왔다 하면 꽃 피는 시기가 왔다 갔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변화하는 시기를 잘 관찰하면서, 기후위기는 더 심해지지 않도록 하는 거죠."

그는 기후변화로 인해 맛이 변하거나 떨어지는 품종의 나무를 갱신하고, 동해 등 피해당한 나무를 갱신하는 주기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품종 갱신이 잦아지다 보니, 농민끼리 불필요한 경쟁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조금 더 늦게 따면 맛이 좋은데, 시장에 빨리 내놓기 위해 맛이 덜 좋을 때 따서 파는 거죠. 그러다 보니 그 품종 본연의 맛을 느끼기도 전에 (맛이 덜 들었으니) 인기가 떨어져 버리고 또 다른 품종이 인기를 타고. 소수 때문에 애꿎은 다수의 농민이 피해를 보는 거죠. 불필요한 품종 갱신을 해야 하니까요."

7월 초 수확하는 조생종부터 9월 말까지 수확하는 만생종까지 4천여 평의 땅에 수십여 품종을 재배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육동일씨지만,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건 땅과 소비자에 대한 예의다.

"제초제를 많이 쓴 땅에는요, 다른 사람이 와서 농사하기 어렵다고 그래요. 그 정도로 독한 약인 거죠. 사람의 몸을 생각하고 환경을 생각한다면 쓰지 않는 게 상책이죠. 지금도 이렇게 농사가 어려운데, 제초제를 쓰는 건 장기적으로 보면 농사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겁니다. 땅이 망가지면, 농촌을 어떻게 지키겠습니까."

육동일씨는 "기후위기와 이상기후로 농가가 어려움을 겪을수록 농약을 줄이고 친환경 농사가 이뤄져야 농촌을 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처음에는 어려울 수도 있죠. 생각보다 더 바쁘고 힘들 수도 있고요. 하지만 또 다른 농민들과 힘든 점을 나누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점차 연구해 나가다 보면 훨씬 더 건강한 방식으로 삶의 방식을 전환할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육동일씨는 "여름철 더위를 달래주는 한 알의 달콤한 복숭아에는, 작물을 사람처럼 자식처럼 여기며 길러온 농민의 땀방울이 섞여 있다"며 "더 오래도록 우리 땅에서 난 달콤한 과일을 먹기 위해 기후위기가 불러온 농촌 현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월간옥이네 통권 60호(2022년 6월호)
글·사진 서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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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옥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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