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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치재 임도는 명품길이다.전통적 임도 기능에다 시민들의 휴식.운동.학습이 가능한 복합공간이다
 양안치재 임도는 명품길이다.전통적 임도 기능에다 시민들의 휴식.운동.학습이 가능한 복합공간이다
ⓒ 이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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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는 임산물의 수송이나 삼림의 관리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 조성한 도로다. 그간 다녀본 임도는 '정의'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고정관념을 깨준 마음에 쏙 드는 길을 만났다. 임도지만 수혜자가 사람인 원주 양안치재.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매지리 길이 6.97㎞ 양안치재를 걸었다. 
 
양안치재부터 회촌마을까지 돌아오는 길은 대부분 숲길이다.
 양안치재부터 회촌마을까지 돌아오는 길은 대부분 숲길이다.
ⓒ 이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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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한 오르막이지만 힘들 정도는 아니다. 자갈길은 걷고 있으려니 돼지저금통에 동전 넣는 소리가 난다. 휴일 오후지만 걷는 사람이 꽤 있다.

자갈길이 차츰 흙길로 바뀐다. 길을 가득 메운 질경이, 무성한 풀은 어릴적 우리동네 어귀와 같다. 푸른 잎은 들꽃과 잘 어우러져 화려한 꽃다발이 된다. 길위에 떨어진 버찌와 오디를 입에 넣어 본다. 길 중간중간 수목에 설치된 안내문은 자연 공부를 시켜준다. 소나무류 구분법과 참나무류 구분법, 숲을 가꾸면 이로운 점이 들어있다. 임도 아래로 보이는 오솔길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되돌아올 때는 임도 아래 오솔길로 와야지 하는 생각을 한다.
 
차량용 임도 아래쪽에는 사람이 다닐수 있는 오솔길이 있다.
 차량용 임도 아래쪽에는 사람이 다닐수 있는 오솔길이 있다.
ⓒ 이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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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전통적 임도 아래에 사람만 다닐 수 있는 둘레길을 조성해 놓은 것이다. 

숲이 울창해지자 다람쥐가 슬그머니 나타난다. 사진을 찍으려하자 영리한 그 녀석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임도 중간쯤 유아숲 체험장이 나타난다. 아이들이 좋아할 피노키오를 닮은 나무인형과 아기자기한 조형물이 있다. 풀 넝쿨 속에는 산딸기가 푸짐하다. 새콤달콤한 산딸기가 목마름을 없애준다. 미리 찜해 놓은 오솔길을 따라 되돌아온다. 시원한 나무그늘과 푹신한 흙길은 땀 가득한 몸의 뜨거운 열기를 식혀준다. 

나무그늘 틈틈이 반짝 빛나는 나뭇잎이 마음에 여유를 안겨준다. 오솔길을 꽉 채우는 나무들의 껍질을 관찰하며 조금 전에 학습한 소나무류를 구분해 본다. 확연한 차이는 나무껍질 모양과 열매이다. '이건 잣나무, 이건 리기다 소나무.'  

오솔길 중간중간 재정비 하는 구간이 있지만 보행에 지장이 없도록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자연을 가급적 훼손하지 않으면서 걷는 이들을 배려한 노력이 보인다. 임도와 오솔길, 골라가는 재미가 있는 곳이 바로 양안치재 임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천단양뉴스(http://www.jdnews.kr/)에도 게재됩니다.


태그:#제천단양뉴스, #이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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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신문에서 25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2020년 12월부터 인터넷신문 '제천단양뉴스'를 운영합니다.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다짐합니다. 언론-시민사회-의회가 함께 지역자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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