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국내 경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부가 16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리 경제가 고물가 속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복합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극복 방안으로 법인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 인하 등 '규제 완화'에 방점을 찍었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에 경제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정부가 이를 빌미로 사실상 박근혜 정부 당시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 2탄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고물가로 실생활 속에서 국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는데도 정부가 서민들을 위한 대책보다는 대기업·부자 감세에만 급급했다는 분석이다.

추경호 "법인세 완화, 부자 감세 아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법인세는 특정 고소득자에 매기는 세금이 아닙니다. 기업이 내는 세금은 주주와 근로자, 이해관계자들과 협력기업들 또 그 부담이 국민들께 전이되는 '소비자'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법인세 인하를 부자 감세로 연결시키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이다. 추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 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법인세 인하가 '부자 감세'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종합부동산세 인하와 관련해서도 추 부총리는 "지난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 공시지가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 조정까지 비정상적인 세제가 매겨졌다"며 "이번 세제 부담 완화 조치는 비정상적이었던 부동산의 정상화를 위한 합리화적인 조치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날 대책을 발표하며 자유와 공정·혁신·연대라는 4대 기조 아래, 시장경제를 복원해 저성장을 극복하고 성장·복지의 선순환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종 세제를 완화하는 등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법인세 최고세율이 기존 25%에서 22%로 낮아진다. 올해에 한해 1세대 1주택자의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도 2020년 수준으로 낮아진다. 정부가 보유세 공정시장가액을 100%에서 60%로 낮추고 종부세 납부 기준도 11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내 상장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폐지하고 증권거래세도 내리기로 했다.

"부동산 세제 완화, 부자들에게 혜택" 
 
(앞줄 왼쪽부터)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1차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부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1차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부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제 인하' 등 규제 완화책이 정부가 분석한 복합 위기 상황을 타개할 방편이 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는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현재 국내 경기를 시름에 빠트리는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한 묘수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번 감세 정책이 '재정 건전성을 튼튼히 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반대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규제 완화로 어떻게 현재 우리 경제가 당면한 고물가 등의 위기를 해결해나가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최근 물가 상방 압력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에는 유가나 원자재 가격이 있는데 물가를 안정시키려면 유류세 인하 등에 보조금을 투입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규제 완화가) 중장기적으론 신산업 육성이나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등 국내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단기적인 대안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법인세 인하가 부자 감세가 아니라는 추 부총리의 의견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법인세는 이윤이 날 때 기업이 내는 세금"이라며 "최근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은 늘고 있는데 정작 대기업에서 비용 인상을 감안해주지 않아 중소기업이 적은 이윤을 내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인세 인하가 중소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려면 대기업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부동산 세제 완화책과 관련해 하 교수는 "집값 폭등으로 인한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는 있다"면서도 "종부세 완화의 혜택은 자산이 많은 사람들이 본다. 전반적인 세수는 줄어드는데 자산 많은 사람들만 혜택을 보면 '부자감세'라는 비판을 들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강훈 변호사는 "이번 대책은 마치 빚 내서 집 사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하우스푸어'를 양산하는 방향"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최근 미국에서 금리 인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한국은행 또한 (금리인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은) 하반기에 주택·금융 시장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진정으로 생애 최초 주택 취득자의 어려움을 고려했다면 LTV나 DSR을 풀어주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된다"며 "과거 보수 정권의 '줄푸세'와 닮은꼴"이라고 지적했다. 

"규제 완화? 오히려 금융 불안 이어질까 우려" "재정 대책 없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규제 완화' 드라이브가 오히려 금융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규제 개혁이 만사가 아니다"며 "최근 정부는 금산분리와 사모펀드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인데 이 경우 금융 시장은 더 불안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등 매 정권마다 발생한 금융 관련 사건들은 규제 완화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며 "경제가 불안한 시기엔 오히려 횡령 등 비리를 막기 위한 내부 통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대책과 관련해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주장만 있고 정작 이에 수반되는 재정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 담겨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전 교수는 "감세로 국민들의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면 불황을 극복할 때 도움이 되기도 한다"면서도 "문제는 감세가 곧 비용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령 A라는 세목을 인하하면 세수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또 정부 재정을 쓰면 차후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워넣을 것인지 설명했어야 한다"며 "이런 고민이 없다면 재정에는 '펑크'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재정 건전성에 부실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 교수는 또 이번 대책과 관련 "사이비 보수"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시장경제 질서를 바로 세우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지난해 시장 질서를 혼탁하게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선 민간 자율규제기구를 꾸리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기업들을 '자율에 맡기겠다'는 건데 이는 기존 보수의 경제 정책과 다른 '사이비'"라고 꼬집었다. 

댓글1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오마이뉴스 경제부 기자입니다. 010-9403-7847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