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암 갤러거(Liam Gallagher)가 세 번째 솔로 앨범 < C'mon You Know >를 발표했다. 평소처럼 익숙한 밑그림을 그리며 시작했고 조금씩 방향을 선회했다. 하지만 앤드류 와이엇(Andrew Wyatt) 등 앨범에 참여한 작곡가들은 리암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말도 안 되는' 데모를 보냈다. 반신반의했던 리암은 '이상한 짓을 해볼 적기'라고 판단해 색다른 사운드를 수용했다.

두 장의 솔로 앨범으로 얻은 자신감은 가장 큰 무기가 됐다. 앨범에 실린 12곡은 때론 진지하고, 대체로 긍정적이며, 아름답다. "라이브로 들으면 더 끝내줄 것"이라는 리암의 호언장담을 믿어도 좋다. 6월 1일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시작하는 투어는 여름 내내 이어진다.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미어 리그 우승으로 더 신이 난 록스타의 변화를 만끽할 시간이다. 
 
 리암 갤러거 3집 ‘C'mon You Know’

리암 갤러거 3집 ‘C'mon You Know’ ⓒ Warner Records

 

맥주 한 잔을 포기하고 녹음한 첫 싱글

푸 파이터스(Foo Fighters) 데이브 그롤(Dave Grohl)과 합작한 매력적인 첫 싱글 'Everything's Electric'은 영국 차트 18위에 올랐다. 솔로 앨범에서 발표한 싱글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당시 앤드류 와이엇과 작업을 마친 리암은 펍으로 향하려던 중에 이 노래를 받았다. 결국 (조금 투덜거렸지만) 맥주 한잔을 포기하고 다음 날 스튜디오에서 보컬 녹음을 마쳤다. 참고로 리암과 절친했던 테일러 호킨스(Taylor Hawkins)가 거의 매주 보낸 노래들은 너무 유별나 채택할 수 없었다는 후문이 있다.

싸움꾼 이미지를 버리고 싶은 록스타

곧 50살 생일을 맞는 록스타의 노랫말은 솔직하고 낙관적이다. 자기반성도 빠지지 않는다. 현재의 행복을 유지하며 계속 좋은 노래를 만들고, 말썽 없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지금도 사람들이 자신을 '거칠게 구는 녀석'으로 여기면 가끔 좌절하지만, 업보라고 생각한다. 직접 만나보면 '의외로 괜찮은 모습'에 놀란다고 하니 SNS를 줄이는 게 좋겠다.

못 말리는 밴드 사랑

리암이 사랑하는 밴드 흔적을 앨범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비틀스(The Beatles), 롤링스톤스(The Rolling Stones)는 물론 스톤 로지스(The Stone Roses), 버브(The Verve), 스피리추얼라이즈드(Spiritualized)가 떠오르는 노래도 있다. 심지어 악틱 몽키즈(Arctic Monkeys)도. 지난 5년간 솔로 앨범만 세 장이나 발표했는데도 "밴드 멤버로 있는 게 더 좋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꺼낸다. 이대로 묻히긴 아쉬운 비디 아이(Beady Eye)가 성공했다면 계속 활동하지 않았을까?

끝내주는 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곡 작업 방식을 깎아내린 데이먼 알반(Damon Albarn)은 팬, 동료들의 격한 항의를 받고 사과했다. 얼마 뒤 "테일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팬의 질문에 리암은 "끝내주는 송라이터"라고 대답해 큰 웃음을 안겼다. 매체 인터뷰에선 "그가 자신의 노래를 만들었다고 확신한다"라며 재차 테일러와 히트곡 'Shake It Off'를 극찬했다. "망할 고릴라즈(Gorillaz)도 전부 공동 작곡 아니냐?"라는 지적과 "데이먼이 다신 그런 멍청한 소리 안 할 거야"라는 위로도 덧붙이면서.

리암은 공동 작업으로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더 좋은 노래를 만들어내는 테일러 방식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만약 리암이 혼자 노래를 만들었다면 아는 노래라곤 'A-Punk' 뿐인 뱀파이어 위켄드(Vampire Weekend) 에즈라 코에닉(Ezra Koenig)과의 협업, 앨범을 가득 채운 스트링은 없는 일이 되었을 게 분명하다. 

워차일드 기부

'Better Days'는 밝고 희망적인 노래다. 예 예 예스(Yeah Yeah Yeahs) 닉 지너(Nick Zinner)의 기타 연주도 들을 수 있다. 맨체스터 미들랜드 호텔 옥상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는 비틀스 '루프탑 콘서트'를 연상케 한다. 영국에서 발생하는 이 곡의 수익금 전액은 자선단체 워차일드(War Child)에 기부한다. 참고로 리암은 2019년 영국 투어에서 판매한 티켓마다 1파운드씩 기부했다. 너무 놀라진 말자. 리암도 선행을 아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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