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한국 기자단이 모여 있는 프레스룸을 찾았다.

제75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한국 기자단이 모여 있는 프레스룸을 찾았다. ⓒ 이선필


 
"같은 영화로 왔다면 (2개를) 받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래서 더 남다른 감정이 듭니다." (배우 송강호)
 
남우주연상으로 송강호가 호명되자 박찬욱 감독은 뛰어갔고, 두 사람은 포옹했다. 그렇게 서로 다른 영화로 제75회 칸영화제에서 두 개의 상을 가져간 주인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칸영화제 폐막식 직후인 28일 저녁(현지 시각) 팔레 데 페스티벌 내 기자실을 찾았다.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송강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의 깨달음
 
정확히 3년 전인 2019년 <기생충> 때와 기시감이 들 만하다.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영화제 최고상을 받은 직후 봉준호 감독도 상기된 표정으로 소감을 밝힌 바 있다. 한 영화제에서 두 개의 상을 가져간다는 것은 한국영화 또한 세계적 영화의 주축임을 방증하는 대목 아닐까.
 
한국 남자 배우로선 처움으로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주연상을 받은 것에 송강호는 "상 받기 위해 연기할 수도 없고, 하는 배우도 없다"라며 "행복하고 영광스럽지만 이게 목표가 되진 않는다"라고 소회부터 전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들 중 배우 비중이 높다는 사실을 짚으며 "시간을 두고 되짚어 봐야겠지만 저뿐 아니라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을 비롯해 수많은 보석과 같은 배우들을 대표해서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협업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것을 강조했다. 박 감독은 "제 영화 (<헤어질 결심>)엔 중국인 배우 (탕웨이)가 나오고 <브로커>는 일본 감독의 각본과 연출로 만들어졌다"며 "유럽은 1960, 1970년대부터 힘을 합쳐 좋은 영화를 만드는 걸 보고 우리도 중심이 돼서 교류를 활성화하는 바람이 있었다. 아시아의 인적자원과 자본이 교류하는 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 ⓒ CJ ENM


 
특히 올해는 박찬욱 감독이 <달은 해가 꾸는 꿈>이라는 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지 딱 30년이 되는 해다. 박찬욱 감독은 "축하선물 받은 기분이 든다"며 "제 영화를 극장에서 보다 보니 새삼 영화라는 것에 소명의식이 생길 정도로 놀랐다. 영화가 영화일 수 있는 아주 기본, 거기에 좀 더 깊이 들어간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느꼈다"라고 속생각을 밝혔다.
 
송강호 또한 "연기로 감동을 주는 여러 형태가 있는데 앞으로도 그런 형태를 중심으로 작품을 선택하진 않을 것 같다"며 "배우는 그런 데서 해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움을 위한 새로움보단 예술가로서 관객들과 팬들에게 어떤 형식으로 발전하고 어떤 형식으로 얘기할지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생각하는 게 중요한 거 같다"라고 나름 깨달은 점을 설명했다.
 
이어 송강호는 "외신 기자들 대표적 질문이 한국 콘텐츠의 다양성, 역동성이더라.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는 정체되면 발전할 수 없기에 경쟁까진 아니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하려는 노력들이 문화 콘텐츠에 영향을 준다"며 "저희(영화인들)도 한순간도 나태해지면 안 되는 환경이다. 그래서 이런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쉼 없이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겠다"라고 덧붙였다.
  
 제 75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고 포토월에 선 배우 송강호.

제 75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고 포토월에 선 배우 송강호. ⓒ CJ ENM


 
한편 폐막식 전날인 27일 시상 결과를 발표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선 리즈 아코카, 로만느 귀레 감독의 <더 워스트 원스>가 대상을 차지했다. 해당 부문은 다양한 국가와 문화권의 특색 있는 작품을 소개하는 부문이다. 배우 오광록, 김선영 등이 출연한 프랑스 영화 <리턴 투 서울>이 초청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단편 경쟁 부문 황금종려상은 지아닝 첸 <더 워터 머머스>가 받았다.
 

▲ 칸영화제 28일(현지시각)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의 수상이 발표되자 현지 기자실 내 기자단들도 환호하고 있다. ⓒ 이선필

 
아래는 제75회 칸영화제 주요 부문 수상작이다.
 
제75회 칸영화제 수상작 정보

황금종려상 – 루벤 외스틀룬드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

심사위원대상 - 클레르 드니 <스타즈 앳 눈>, 루카스 돈트 <클로즈>

감독상 – 박찬욱 <헤어질 결심>

75주년상 – 다르덴 형제 <토리와 로키타>

심사위원상 - 예지 스콜리모프스키 <이오>, 샤를로트 반더히르미, 펠릭스 반 그뢰닝 엔 <여덞 개의 산>(Le Otto Montagne)

남우주연상 - <브로커> 송강호 (한국 남자 배우 최초)

각본상 - <보이 프롬 헤븐> 타릭 살레

여우주연상 - <홀리 스파이더> 자 아미르-에브라히미

명예황금종려상 – 포레스트 휘태커, 톰 크루즈

황금카메라상 – 지나 갬멜 <워 포니>

황금카메라상 심사위원 특별언급 - 하야가와 치에 <플랜75>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주목할만한 시선상 - 리즈 아코카, 로만느 귀레 <더 워스트 원스>

심사위위원상 - 사임 사디크 <조이 랜드>

감독상 - 알렉산드루 벨크 <메트로놈>

연기상 - <코사지> 비키 크리에프스, <하르카> 아담 베사

각본상 - 마하 하지 <메디테라니안 페버>

커플상(앙상블상) - 로라 퀴보론 <로데오>

 
단편 경쟁 부문
 
황금종려상 – 지아닝 첸 <더 워터 머머스>
심사위원 특별언급 – 아비나쉬 비크람 샤흐 <로리>
 
 
   
칸영화제 박찬욱 송강호 헤어질 결심 브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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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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