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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의회 비례대표 후보, 진보당 김현주 후보를 만나다
 대전광역시의회 비례대표 후보, 진보당 김현주 후보를 만나다
ⓒ 권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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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에서 진보당은 전체 출마자 178명 중 110명의 여성 후보를 냈다. 비율로 따지면 62%다. 원내정당의 여성 후보 출마자 비율(국민의힘 26%, 더불어민주당 32.5%, 정의당 52.9%)과 비교했을 때 앞선 수치다. 기존 정당 정치의 장벽 높은 소위 '남성연대'를 부수고 여성에게 더 많은 자리를 내준 진보당의 공천 결과는 유의미한 정치 의제로 여겨진다.

전국 지자체 중 대전광역시에서 진보당은 총 6인의 출마자를 냈고, 청년 후보를 제외하면 나머지 5명이 모두 여성이다. 그중 대전광역시의회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 김현주씨를 지난 9일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에서 만났다. 그는 두 자녀 엄마로, 17년간 국민은행콜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했다. 현재 국민은행콜센터 그린씨에스 지회장,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수석부지부장,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부본부장으로 활동 중이다. 

콜센터 상담사로 일하다가 지역 정치에 출사표를 던진 김 후보의 목표는 뚜렷했다. 정치를 통해 여성의 노동, 주거, 돌봄 권익 향상을 위해 힘쓰고 싶다는 그의 열망에서 지역 여성의 건강한 미래를 그려볼 수 있었다.

- 콜센터에서 오래 일하셨다고요. 콜센터 상담사 일이 많이 힘들다고 알고 있어요. 

"2005년, 그러니까 큰아이 돌 때부터 콜센터 일을 했어요. 주말에 쉬는 것, 칼퇴근 가능, 잔업이 없다는 것, 이 세 가지를 보통 콜센터의 꽃이라 불러요. 그런데 그 외엔 다 포기해야 하는 게 콜센터 일이에요. 아이들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휴일에 쉬고 잔무 없이 칼퇴근할 수 있는 직장, 또 저라는 사람이 진입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안착한 곳이 콜센터였어요. 

그런데 이 일은 하면 할수록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일이더라고요. 방대한 범위의 업무는 난도도 높은 편인데다가 많은 사람을 도와주면서도 대접받지를 못해요. 오히려 괴롭힘 당하죠. 감정 착취라는 표현도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이 일이 그래요. 임금 문제도 있죠. 기본급을 올리는 것처럼 하면서 인센티브를 깎는 형태로 상담사들을 속였어요. 최저임금이 올라가는 상황이었지만 상담사들의 급여는 인상되지 않았어요."

-노동조합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아는데 와중에 정치에 뛰어든 계기가 무엇인지.

"맞아요. 열악한 노동 현실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해서 노동조합을 만들고 활동도 했죠. 그 결과 콜센터 현장에서 처음으로 휴게시간을 만들고 임금도 인상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노동조합 활동만으로는 더 바꿀 수 없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결국은 정치의 문제죠. 

이런 이야기 들어보셨어요? '대전에서 콜센터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여자는 아마 드물 거'라는 이야기요. 그만큼 여성이 많이 일하는 곳이 콜센터에요. 지역 여성 노동이 콜센터로 압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성일자리 범위가 좁은 현실을 의미하죠. 

여성 노동자가 90%인 콜센터는 여전히 사회의 불평등 구조에 갇혀 있어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갈라치기하는 계급 문제도 있고요. 그리고 콜센터 기업에 대한 지자체의 비정상적 지원 문제도 있습니다. 콜센터 노동 안에 '젠더, 계급, 지역'과 관련한 사회 문제가 복잡하고 중첩적으로 얽혀 있어요. 저는 콜센터를 통해 들여다보게 된 여러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작은 기여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번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대전지역 콜센터 노동자 결의대회'에서의 김현주 후보 모습
 "대전지역 콜센터 노동자 결의대회"에서의 김현주 후보 모습
ⓒ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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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일부 언급하시긴 했지만, 콜센터 노동을 하며 경험한 문제들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준다면.

"수많은 용역 업체끼리 경쟁을 하기 때문에 콜 수와 여타 실적에 압박을 느끼는 게 상담사의 매일 일상이에요. 화장실 갈 때도 눈치 봐야 했고 한 번에 두 명 이상은 갈 수 없는 암묵적 룰이 있었어요. 내가 아프든 가족이 중병으로 누워있든 무조건 출근해야 했죠. 연차 날짜를 당사자가 정할 수도 없었어요. 말도 안 되는 사각지대에서 일했던 거예요.

그런데 그 안에서 계급도 존재했어요. 콜센터 건물이 층으로 구분돼서 1층엔 정규직 직원들이 있었어요. 급여 수준이 달랐고 1층에 있는 직장 어린이집을 그들만 이용할 수 있었죠. 저 역시 여러 차례 거부당한 경험이 있어요. 거부하는 이유는 하나였어요. 정규직 직원들이 싫어한다는 거예요. 있어서는 안 되는 차별을 당한 거죠. 모두가 똑같은 상담 일을 하는데."

- 콜센터와 지역 사회가 얽힌 문제도 있다고 처음에 이야기하셨는데.

"대전시가 콜센터(컨택센터) 유치 사업을 한 지가 벌써 꽤 됐어요. 20년 가까이 컨택센터 조례를 기준으로 다른 지역에 있는 콜센터를 대전으로 유치하기 위한 사업을 해왔거든요. 이 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컨택센터협회에서 공공연하게 흘리는 이야기가 있어요. 충청도 여자가 잘 참는다고요. 대전에 콜센터를 유치해야 한다는 하나의 상징으로 '잘 참는 충청도 여자'를 갖다 쓴 거죠.

그리고 제조업이 취약한 산업 구조라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는 점, 타 지역에 비해 대전 여성이 사투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사업 유치의 중요한 이유였어요. 그런데 인건비가 너무 낮죠. 지자체가 주도해서 저임금 여성일자리를 양산한 거예요. 문제는 더 있어요."

- 어떤 문제인가요?
 

"대전이 콜센터 유치 사업을 시작해서 옮겨온 업체의 수가 약 140개쯤 돼요. 한 업체당 상담사가 130명 내지 150명이 소속돼 있고요. 그렇게 이주해 온 용역 업체에 대전시는 과거엔 10억 원을 지원했고 현재는 15억 원의 지원금을 제공합니다. 140여 개 업체니까 대충 계산해 봐도 엄청난 금액이죠. 그게 전부 지방세에서 지출됩니다.

콜센터는 대기업 원청이 있고 그 밑에 업체가 무수히 많은 구조잖아요. 이 용역 업체들은 원청이 소유한 건물에 입주해서, 원청이 제공하는 모든 집기를 씁니다. 돈 나갈 데가 없어요. 원청과 용역 업체와의 관계에서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데 대전시는 터무니없는 돈을 지원하는 현실인 거죠. 

중요한 건 그들의 본사가 대부분 서울에 있다는 거예요. 다시 말해 지방세가 중앙으로 빠지는 거죠. 이건 지역 불평등을 더 심화시키는 문제에요. 소중한 지방세가 지역을 위해 쓰이는 게 아니라 타 지역, 그것도 서울로 빠지는 거잖아요. 상담사들의 현실만 열악하죠.

그래서 최근 진보당 대전시당에서 '콜센터 감정노동자 보호‧지원 조례' 제정을 위한 주민발의 서명을 시작했어요. 조례 내용을 정리하면, 콜센터 상담사들의 노동권을 보호하고 이에 바탕이 되는 환경개선을 위해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 함께 조례 제정 움직임을 시작한 진보당은 사실 대중적이지 않은 정당인데요. 어떻게 해서 진보당과 관계 맺게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콜센터 상담사는 항상 누군가의 욕받이 대상이에요. 상담사들끼리 그래요. 아무도 우리를 거들떠보지 않는다고. 사회는 우리를 자꾸 바닥으로 만든다고. 그런데 우리는 바닥이 아니에요. 진보당은 콜센터 문제에 처음 관심 가져준 정당이에요. 그전에는 없었어요.

콜센터 노동조합을 만들 때부터 진보당은 항상 함께했어요. 뭐든지 지원했어요. 집회가 있으면 늘 오셨고, 저희가 자문을 구하는 상황에서도 내치는 일이 없었고요. 그런 시간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져 온 것 같아요.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던 우리 상담사들의 편이 되어준 거니까."
 
지난 4월 20일 대전시청 북문에서 진행된 '대전지역 콜센터노동자 6.1지방선거 요구안 발표 및 공동행동 선포 기자회견' 현장에서 발언하는 김현주 후보
 지난 4월 20일 대전시청 북문에서 진행된 "대전지역 콜센터노동자 6.1지방선거 요구안 발표 및 공동행동 선포 기자회견" 현장에서 발언하는 김현주 후보
ⓒ 임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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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대의 끈이 정당 정치로 이어졌네요. 이번 출마를 계기로 상담사 조합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셨을 것 같아요.

"최근 어느 분이 제게 하신 말씀이 있어요. 지금 당장 바꿀 수 없어도 내 딸이 사는 세상, 내 손녀가 사는 미래에서는 상담사들 이야기할 때 그분들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정말 중요한 사람들이라고 이야기됐으면 좋겠다고요.

저는 바꾸고 싶어요. 바꿀 수 있다고 봐요. 만약 콜센터 상담사의 90%가 여성이 아닌 남성이라면 지금 이 지경까지 왔을까요? 저는 아닐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당선되면 고질적인 여성의 저임금 일자리 문제부터 해결하고 싶어요."

- 당선된다면 지역 여성의 노동 분야에서 할 일이 많아지겠어요.

"전국 최대 규모의 콜센터는 다시 잘 정비한다면 좋은 일자리가 될 수 있다고 봐요. 왜냐하면 전문적인 지식을 가져야 하는 일이고요.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해요. 코로나 때 대면해 처리할 수 없던 많은 일들을 콜센터 상담사들이 다 해결했어요. 전문적인 여성 일자리가 될 수 있게 지자체에서 제대로 관리하고 지원한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제가 시의회에 진출하게 되면 지역 여성 일자리를 위한 건강한 정책을 펼치고 싶어요. 전국에서 비정규직 여성이 가장 많은 곳이 대전이에요. 콜센터만 해도 비정규직 상담사들이 많고요. 이들은 사회적으로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해 힘든 처지에 있어요.

저는 대전시가 콜센터 용역 업체에 지원했던 그 많은 세금이 어려운 환경에 처한 지역 여성을 위한 용도로 쓰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주거 지원, 심리 상담 지원 등 지원이 필요한 영역은 많습니다. 엉뚱하게 낭비되는 세금에 대해 문제 삼는 지역 정치인이 현재 누구도 없어요. 

또 양육자 여성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구분 하에 아이 돌봄을 차별받는 일도 없도록 하고 싶어요. 계급 문제 해결이 결국 안정된 돌봄 제도 마련과도 연결되는 거예요. 이런 문제들이 잘 해결되면 사회가 아이 낳는 일을 굳이 강요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세상 그 정도는 평등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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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문화, 다양한 사회현상에 관해 공부하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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