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 JTBC

 
다양한 개성의 사람들이 모여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우리)을 보여주는 무대, 서로 다른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한마음이 되어 노래하는 것, 바로 '합창'이 주는 진정한 매력이다.

'뜨씽즈 합창단'이 대망의 최종 무대에서 각본 없는 드라마를 썼다. 5월 23일 방송된 JTBC <뜨거운 씽어즈>에 4개월에 걸친 노력의 최종 결실을 맺는 '백상예술대상' 무대(5월 6일 방송)에 오른 합창단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단원들과 연습하던 나문희는 "백상예술대상을 마치면 이제 합창단도 끝나는 거 아니냐. 마치 애 하나 낳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묘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뜨씽즈 합창단은 백상예술대상 전날 모여서 사전 리허설을 치렀다. 설렘과 긴장을 안고 최종무대에 도착한 단원들은 막상 조명-규모-음향 등 연습 때와는 전혀 다른 무대 환경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예상보다 넓은 무대 위에서 처음으로 써보는 낯선 인이어에 적응하는 데 단원들이 애를 먹으며 연습했던 것보다 박자가 밀리거나 빨라지기는 상황이 속출했다.
 
테너 파트를 이끌던 우현이 박자 실수를 저지르자, 우현에 의존하던 김광규까지 덩달아 틀리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잔뜩 긴장한 멤버들은 노래에 제대로 몰입하지 못하고 경직된 표정으로 일관했다. 특히 박자를 완전히 놓친 맏언니 김영옥은 리허설을 망치고 기진맥진하며 패닉 상태에 빠졌다.
 
김문정과 최정훈은 당황한 단원들을 이리저리 다독이며 개인별로 적절한 맞춤형 조언들을 건네며 분위기를 수습했다. 특히 김문정은 고령자인 나문희와 김영옥이 노래를 틀릴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박자가 밀리더라도 다음 파트에서 원래 박자에 맞게 치고 들어오게 하는 '플랜B'를 준비했다. 다행히 연습을 거듭하며 단원들은 점차 무대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마지막 리허설에는 훨씬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대망의 공연 당일날, 시상식장으로 이동하던 나문희는 딸과의 대화에서 전날의 리허설을 회상했다. "노래하면서 영옥 언니의 눈을 보는데 슬프더라. '겁에 질리면 눈을 감으렴, 그 아픔, 그 눈물 모두 너의 노래야'라는 가사가 이제야 깊이 와닿더라. 나도 모르게 영옥 언니에게 '애썼어'라고 했다"고 고백했다.
 
나문희는 김영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날의 박자 실수를 계속 걱정하고 있던 김영옥은 식사를 챙기는 나문희의 따뜻한 연락에 미소를 찾으며 "너밖에 없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나문희가 "뜨거운 씽어즈 끝나면 우리 더 이상 뜨겁지 않아서 어떡하냐"고 농반진반으로 걱정하자, 김영옥은 "또 뜨거운 게 오겠지, 걱정 말자. 우리 개인적으로 뜨겁게 살자"며 격려했다. 두 사람은 통화를 끝내고 제작진과의 대화에서 서로를 각각 "속내를 터놓을 수 있는 친구(김영옥)", "정말 소중한 관계(나문희)"라고 정의하며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한자리에 모은 단원들은 합창단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영옥은 "헤어질 때 많이 서운할 것 같다.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가 헤어지고.. 뭐 그런 거지"라며 복잡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문정과 최정훈은 공연을 앞두고 내내 세심한 연습과 조언을 통하여 멤버들을 독려했다. 단원들은 본방송 6시간 직전 실제 생방송처럼 진행되는 마지막 리허설인 런스루를 진행했다. 김영옥이 솔로파트에서 강렬한 조명에 놀라 또다시 노래 박자를 놓치는 실수를 저질렀다.

다행히 김문정과 단원들이 미리 연습한 플랜B에 따라 다음 파트에서 빠르게 원래 박자대로 치고 들어오며 무대를 무사히 마무리했다. 김문정과 단원들은 불안해하는 김영옥을 둘러싸고 함께 다독이며 격려했다.

뜨씽즈의 순서는 백상예술대상 1부의 마지막 무대였다. 시상식을 앞두고 서현, 옥자연, 이홍내, 탕준상, 박주현, 김재화, 문소리, 염혜란 등이 잇달아 대기실을 찾아 합창단을 응원했다.
 
공연 순서가 조금씩 다가오자 단원들은 다시 긴장감에 휩싸였다. 무대에 나설 시간이 되자 김문정은 "우리 노래 제목이 'This is me'다. 그냥 보여주시면 된다. 틀리면 어때, 이게 나야"라며 단원들을 격려했다. 김문정은 유독 긴장했던 김영옥을 따뜻하게 포옹해주며 힘을 불어넣었다.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 JTBC

 
무대가 시작됐다. 나문희가 나레이션으로 합창의 막을 열었다.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여기에 나왔다. 여든둘에도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다. 여러분이 원하는게 있다면 끊임없이 도전해보시라. 확신만 있다면 여러분이 가는 그 길이 맞을 것"이라는 나문희의 격려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단원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동영상이 끝나고 김문정 감독과 단원들이 자리를 잡았다. 최정훈은 관객석 쪽에 서서 호응을 유도했다. 뜨씽즈의 두 맏언니 나문희와 김영옥이 무대 끝과 끝에서 중앙으로 걸어나와 손을 마주잡고 인사를 했다. 단원들은 김문정의 지휘에 맞춰 지난 4개월간의 진심과 노력이 담긴 'This is me'를 열창하기 시작했다.
 
나문희가 도입부에서 박자가 다소 늦었지만 두 번째 소절에서 바로 정박을 찾았다.뒤이어 이병준이 무게감있는 목소리로 다음 파트를 안정적으로 이어받으며 플랜B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냈다. 가장 긴장했던 김영옥도 김문정의 지휘에 맞춰 이번에는 정박을 맞추는 데 성공하며 최대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중반부에 역시 박자로 걱정이 많았던 서이숙의 솔로파트에서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시원스러운 고음으로 '이젠 우리 알아'를 열창하자 객석에서 환호가 터졌다.

김영옥과 나문희는 듀엣파트에서 노래의 핵심적인 메시지가 담긴 '내 눈물 그 아픔, 모두 너의 노래야'를 안정적으로 소화해내며 이어지는 클라이맥스에 힘을 불어넣었다. 어느새 노래에 몰입하여 신이 난 단원들은 흥겨운 안무와 랩파트까지 척척 소화해내며 열창을 이어가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단원들이 모두 팔을 치켜들며 'This is me(이게 바로 나야)'를 외치는 것으로 무대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성공적으로 무대를 마친 멤버들은 비로소 긴장을 내려놓고 서로를 격려했다. 특히 김문정과 단원들은 번갈아가면서 김영옥을 포옹해주며 부담을 이겨내고 성공적으로 무대를 완수한 맏언니를 따뜻하게 격려했다. 멤버들은 각자 5분 동안 무대에서 느꼈던 각종 희열과 설렘을 나누며 무대의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김영옥은 "이 노래를 선곡해서 절망한 게 엊그제같은데 어느새 푹 빠져버렸다"고 웃으며 율동까지 곁들이며 무대 위 자신의 모습을 재현했다. 나문희는 "네 눈물 그 아픔 모두 너의 노래야, This is me'라는 가사가 그냥 '우리의 이야기'였다"면서 먹먹한 심경을 드러냈다.
 
단원들은 '나의 본모습', '만남', '같이 만들어가는 매력', '또다른 시작', '새로운 가능성' 등 각자의 정의로 돌아본 노래의 의미와 4개월간의 여정을 돌아봤다. 무엇보다 합창이라는 인연을 통하여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는 데 단원들은 큰 행복감을 드러냈다. 김문정은 "모두가 하나하나씩 공들여 만든, 잘꿰어진 보석 목걸이 같았다"며 하나의 하모니로 거듭난 합창단의 성공적인 여정에 진심어린 찬사를 보냈다.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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