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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
 디카시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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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주를 두 음절로 축약해
생명의 비밀문을 반쯤 열어 누설한다  
- 이상옥 디카시 <가족이라는 말>
 

베트남 대학은 한국의 대학과 학사일정이 다르다. 봄학기가 2학기로, 메콩대학교 한국어 전공 수업은 이번 주에 종강한다. 6월 초에 시험을 치고 나면 방학이다. 메콩대학교에 한국어 전공이 신설됐지만, 아직 교수진용을 완전히 갖추지 못해 베트남 교수들의 도움을 받으며 나 혼자 수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다음 학기에는 교수진이 보강될 것 같다.

한 학기가 마무리될 만큼 학생들과 같이 집중해서 수업을 했는데, 소통에 큰 문제는 없었다. 베트남 교수가 도와주는 것도 있지만, 원어민 교수로 한국어를 주로 사용하며 베트남 학생을 가르치는 것에 금방 적응한 것이 신기할 정도다. 때로는 영어로, 때로는 번역기를 활용 베트남어로 소통을 한다. 학기 말이 되니 학생들이 내가 하는 말을 거의 알아듣는 표정이다. 학생들은 한국 가요를 듣거나 한국 드라마 등을 보면서 스스로 공부한다. 좋아서 하는 일이니 효과도 큰 것 같다.

지난 주말에는 콜택시를 불러 빈롱 도심지로 가서 1박을 했다. 직접 콜택시를 부른 건 처음이었다. 마침 그 택시기사가 영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지만, 베트남 SNS ZALO도 이용하기 때문에 번역기를 활용하면 베트남어로도 소통이 가능하다.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필요한 시간에 택시를 콜할 수 있게 된 것은 베트남에서의 삶의 질이 업그레이드 됐단 사실을 의미한다. 호치민 같이 국제적인 도시에서 외국인이 콜텍시를 이용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빈롱 같은 작은 도시, 그것도 외곽지역에서 택시를 외국인이 부르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메콩대학교에서 콜택시를 타고 빈롱 도심지로 가고 있다
 메콩대학교에서 콜택시를 타고 빈롱 도심지로 가고 있다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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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베트남 생활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디카시는 지난 주말 빈롱 도심지에 갔을 때 한 식당에서 포착한 것이다. 부부가 세 아이와 같이 식사를 하는 장면이다. 그 장면을 보며 가족이라는 의미를 다시 생각했다. 엄마가 막내에게 밥을 먹여주는 모습이 흔한 것 같지만 정말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우주를 한 단어로 추상화하면 가족이라는 말이 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이 순간 들었다. 한국에서 젊은 부부가 아이 셋을 데리고 외식하는 장면을 포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두 딸이 결혼을 해서 큰딸은 아들 하나, 둘째딸은 아들 하나, 딸 하나 오누이를 두고 있다. 둘째딸이 두 아이를 두고 있는 것만으로도 애국하는 일인 것처럼 여겨지기까지 하는 지경이고 보면 대한민국의 인구감소 현상은 심각하다. 빈롱만 해도 밤의 거리에는 젊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덧붙이는 글 |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를 한 덩어리의 시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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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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