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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네트워크 넥스트 브릿지(Next Bridge)는 지식경제, 기후, 디지털,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등 전환의 시대를 직면하여 비전과 정책과제를 연구하는 포스트 386 세대(9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에서 90년대생 청년) 중심의 연구자·정책 전문가의 네트워크다. 넥스트 브릿지는 주권자인 국민들이 사회 지향과 정책과제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와 사회발전이 가능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책담론을 위한 대중적인 소통을 희망하며 다양한 분야의 정책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의 정책과제를 가지고 매주 정책 칼럼을 연재한다.[편집자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한반도 냉전 상황에 대한 재인식의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새로운 냉전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는 것이다. 이번 전쟁은 명백하게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되기는 했지만 소련 붕괴 이후 집적된 문제들이 맥락으로 쌓여 있다.

특히 한국으로선 미국을 주도로 한 서방 세계의 제재가 강해지고 중국과 러시아가 결착하여 신냉전 구도가 발생할 경우 북한 역시 남한의 대화 제안에 응할 유인이 사라지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불안한 예측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경우 경제적 손실은 물론이거니와 한국 외교 활동의 운신의 폭이 매우 좁아지는 자율성 약화의 문제로 이어질 것이다. 결국 한국이 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인데, 그 출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통일교육이다.

법과 제도의 관점에서 본 현시점의 통일 교육의 현황을 점검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정부, 시민사회, 학계에서 통일교육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은 1999년에 제정된 통일교육지원법에 명시된 내용을 활용하고 있다.

동법 제2조(정의)에서는 통일교육을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민족공동체 의식 및 건전한 안보관을 바탕으로 통일을 이룩하는 데 필요한 가치관과 태도를 기르도록 하기 위한 교육"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민족공동체 의식 및 건전한 안보관'에 대한 해석은 정부, 학계, 시민사회 등에서 의견이 다양하다. 이러한 통일교육은 1945년 광복 이후 반공교육, 승공교육, 통일·안보교육, 평화·통일교육의 성격으로 변화하였다.

현재 통일교육 분야는 크게 초·중·고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통일교육과 시민사회, 중앙정부 및 지자체, 공공기관에서 이뤄지는 사회통일교육으로 구분하고 있다.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방문한 시민들이 망원경으로 금강산과 해금강의 절경을 비롯해, 분단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남북 최전방 초소 등을 살펴보고 있다. 2021.7.26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방문한 시민들이 망원경으로 금강산과 해금강의 절경을 비롯해, 분단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남북 최전방 초소 등을 살펴보고 있다. 2021.7.26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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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정세 변화와 통일교육 발전

1990년대 독일 통일과 국제 사회의 변화, 1999년 통일교육지원법 제정과 2000년 남북정상회담은 학교통일교육과 사회통일교육의 활성화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법 제정 이후에 몇 차례 개정이 이루어진 통일교육지원법에는 국가 및 지방단체의 책무(제4조), 통일교육주간(제3조의3), 학교의 통일교육 진흥(제8조), 공무원 등에 대한 통일교육의 실시(제6조의7), 그리고 지역통일교육센터, 통일관, 통일교육협의회 등 학교통일교육과 사회통일교육 지원에 관한 내용 및 기타 조항이 명시되어 있어 통일교육 지원에 직·간접적으로 힘이 된다.

또한, 동법은 통일교육 민·관 거버넌스가 확대되는 바탕이 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통일교육지원법은 통일교육을 촉진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여야가 국회에서 합의한 결과라는 큰 의미가 있다. 여야가 합의한 통일교육지원법은 1989년 9월에 국회에서 여야 4당 합의로 채택되었고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통일방안으로 계승·발전되고 있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처럼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매우 중요한 위치를 갖는다.

그리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으로 이뤄진 6·15 남북공동선언은 통일교육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 시기보다 높아지는 계기기 되었다. 이후 미래의 통일을 이끌어갈 세대를 준비한다는 의미와 함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 통일교육과 시민사회 및 공공기관 등의 사회통일교육 사업이 활성화되었다. 특히, 교사들과 청소년들이 함께 북한의 금강산 지역을 소풍이나 수학여행으로 방문하는 체험이 가능했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통일교육은 공급자 중심, 주입식 교육, 과거의 교수법 등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겪었다. 그러면서 오늘날 통일교육은 수요자 중심, 현장 체험, 남남갈등 해결, 탈분단 교육, 다문화 이해, 민주시민교육과 의사소통, 평화교육 등 목적과 내용 면에서 발전되어 오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통일의식 감소, 통일교육 인프라 부족, 정부와 강사에 따라 변화하는 통일교육 방향, 남남갈등, 통일교육 내용에 관한 사회적 합의 미비, 통일교육지원법의 실효성 부족 등의 문제점과 해결 과제를 안고 있다.
 
2017년에 통일교육원과 시민사회가 통일교육 축제를 개최했다.
 2017년에 통일교육원과 시민사회가 통일교육 축제를 개최했다.
ⓒ 이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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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육 활성화 방안

그러면 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해선 어떠한 개혁이 필요할까. 그동안의 현장 경험을 반영해 다음과 같이 제안해보고자 한다.

첫째, 통일 환경의 변화와 시민 사회의 성숙을 반영하는 통일교육 민·관 거버넌스 활성화가 필요하다. 오늘날 민간단체 구조는 문화, 교육, 5대 종단과 지도자, 국제정치, 법률, 경제, 의학, 전직 통일관련 연구자 등 사회의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단체를 이끌며, 통일 교육을 추진하는 형태이다.

2000년 이후 민간영역의 교수법, 콘텐츠, 프로그램 등은 타 기관이 벤치마킹하는 수준으로 발전하였다. 그리고 최근 활동하는 통일교육 분야의 실무자들은 과거의 정치 분야 전공과 달리 이력이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는 연극, 영화, 문학, 음악, 디자인, 청소년, 교육, 역사, 공학 계열 등 여러 전공 분야와 경력자들이 단체의 실무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이 청소년과 청년 등 시민과 소통하는 다양한 통일교육 사업을 발전시켜 가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학교를 포함해 계층과 세대에 대한 통일교육 분야에 민간단체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단체는 정부와 책임을 공유하는 협력적 거버넌스 체계를 중요하게 인식하면서 통일교육 민·관 거버넌스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둘째, 통일교육지원법의 실효성을 확대해야 한다. 통일교육지원법의 내용에는 통일교육 시행에 대한 책임에 관해 임의규정의 성격이 강하다. 그러므로 20·30세대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심어주고 대국민 통일 공감대를 이뤄가기 위해서는 대학교와 자치단체가 통일교육을 능동적으로 할 수 있도록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통일교육의 편향성을 방지하기 위해 통일교육민관협의회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통일교육 예산 마련과 지원 방향이 보완되어야 한다. 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예산 확보와 지원 방안이 부족하므로 해마다 정부의 예산 영향에 따라 통일교육 활성화와 위축이 반복하고 있다. 그러므로 통일교육지원법의 현실적인 시행을 위해서는 예산 마련에 관한 규정이 요구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통일교육지원법 제11조(고발)의 "통일부 장관은 통일교육을 하는 자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침해하는 내용으로 통일교육을 하였을 때에는 시정을 요구하거나 수사기관 등에 고발하여야 한다"는 규정은 통일교육 활성화에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조항은 현장에서 통일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에게 큰 부담으로 준다. 과거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냉전체제가 구소련 붕괴 및 독일 통일과 함께 1990년대에 해체되었고 통일환경 또한 변화되었다.

또한, 많은 교육 현장에서 통일교육이 공급자 중심의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수요자와 소통하고 교감하며 찬반 의견이 자유롭게 오가는 '열린 토론'과 '사회적 대화'의 교수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통일교육 진흥을 위해서는 교육 담당자와 수요자 간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중요한 요소이며, 위 조항의 내용은 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셋째, 사회적 합의를 추진해야 한다. 이것은 통일교육 내용에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 성격을 지닌 사회적 합의와 지속성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통일교육 관련 민관 분야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

국립통일교육원, 통일연구원, 평화와 통일교육을 시행하는 시민사회단체, 한국교육개발연구원 등이 중심이 되어 통일교육 쟁점 사항에 관한 사회적 논의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을 통해 통일교육의 장 안에서 준수되어야 할 최소한의 원칙에 대해 합의해나가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통일교육은 '정책'이 아니라 '교육'이라는 점에 중점을 두고, 통일교육 주요 주체들이 정치적 입장의 차이에도 합의할 수 있는 '교육'의 원칙을 찾아 나가며, 이를 민관이 통일교육 과정에 반영해야 한다.

넷째, 일방적인 주입식 강의가 아닌 효과적이고 세련된 교수법을 통한 통일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통일교육은 학교 교육과는 달리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과 통일 공감대를 나누고, 시민에게 지속적인 관심사를 남겨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통일교육 공급 주체가 수요자의 특징과 관심사를 사전에 조사하여야 할 것이다.

오늘날 사회는 개인이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자유롭게 공유하는 분위기이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에서 시민과 소통하고 통일의식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민주시민교육과 청년 독서토론과 같이 수요자 중심의 참여형 교수법과 토론 기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사회의 여러 계층과 세대의 문화 코드를 이해하고 반영해야 한다. 각 나라의 국민은 세대, 성별, 계층 간 공통된 문화 코드와 차이를 나타내는 시대 정신이 존재한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특정 세대나 그룹에 주어진 과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므로 통일에 관해 민족성, 평화지향 등 통일의식의 차이, 통일교육 관련 관심도 차이 등을 바탕으로 정부와 시민사회가 역량을 모아 교수법을 연구해야 한다.
 
2017년 시민단체들이 모여 통일교육을 시현하고 있다.
 2017년 시민단체들이 모여 통일교육을 시현하고 있다.
ⓒ 이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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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육은 소통과 통합을 위한 매개체

통일교육은 남북관계가 활성화되었을 때 이를 위해 필요한 교육에 머무르는 대상이 아니다. 통일연구원이 2017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7 남북통합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회 내 분야별 사회 갈등 심각 수준에서 '계층 갈등'이 67.1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 '이념 갈등'(64.9점), '세대 갈등'(64.6), '남남 갈등'(63.4) 순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이념 갈등과 남남 갈등은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 두 가지가 세대 갈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통일교육은 70년 이상의 분단과 같이한 사회적 갈등, 즉 남남 갈등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통일교육은 남북이 가지고 있는 과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내부에 잠재된 통일 관련 갈등을 풀어나가는 징검다리이다.

5월 10일에 윤석열 정부가 정식으로 출범하였다. 윤석열 정부가 갈등을 넘어 통합의 한국 사회를 희망한다면 광복 세대부터 밀레니얼 세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가 가지는 경험과 통일 의식을 이해하며, 세대별 차별화된 교육 내용을 실현해오는 통일 교육을 활성화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더는 남북관계에 따라 통일교육의 비중이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

남과 북은 통일신라,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1000년 이상 찬란한 문화를 이뤘던 역사와 공통된 문화를 가지고 있다. 70년 이상의 분단은 1000년 이상의 통일 역사를 가릴 수 없다. 평화와 갈등 해결을 만들어가는 통일교육의 발전으로 준비된 통일을 이뤄갈 수 있다. 문화가 강한 통일 한반도가 통일교육이라는 마중물을 기다리는 시간에 와 있다.

* 필자 소개 : 북한학 박사, 흥사단 정책기획국 국장, 통일부 서울시 통일교육위원, 전 통일교육협의회 사무총장. 통일교육과 시민운동에 힘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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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학 박사, 흥사단 정책기획국 국장, 통일부 서울시 통일교육위원, 전) 통일교육협의회 사무총장 등의 역할을 하며 학술 연구와 시민사회 실무자 경험을 바탕으로 통일교육과 시민운동에 힘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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