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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실패·인사 참사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이해 KBS와 가진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청와대의 인사 검증에 대한 비판에 이렇게 답한 바 있다. 낮은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률 등을 근거로 한 인사 관련 비판적 질문에 '인사청문회가 정쟁의 장으로 변질됐다'란 취지로 답하며 문 대통령이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를 비웃듯, 야당 및 언론에 의한 '인사참사' 꼬리표는 임기 말까지 현 정부를 괴롭혔다. 자충수를 둔 측면 또한 다분하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반 공직 후보자 임명 기준으로 위장 전입, 논문 표절, 세금 탈루,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 등 '7대 인사 원칙'을 제시했다.

도덕성을 강조하며 선명한 기준을 내세운 셈이지만 이조차 자기 발목을 붙잡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민주당과 청와대가 '야당의 발목 잡기'라 주장해도 야당 동의 없이 임명한 장관급 인사가 34명으로 역대 최다로 기록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최근 손석희 앵커와 마지막 인터뷰를 가진 문 대통령은 이러한 인사와 관련된 질문에 '내로남불이 아닌 (야당 및 언론의) 이중잣대가 더 문제'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평가가 엇갈릴 순 있다. 국민 개개인의 눈높이도, 잣대도 다를 순 있다.

분명한 것은 현 정부 임기 내내 '인사참사'란 비판을 달고 살았던 국민의힘이나 언론의 기준이 동일해야 마땅해야 한다는 사실일 터. 그래야만 차기 정부가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지 않겠는가.

5년 내내 인사참사 부르짖던 그 기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14일 서울 통의동 제20대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3차 내각 발표에 참석하기 위해 브리핑룸 단상에 오르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14일 서울 통의동 제20대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3차 내각 발표에 참석하기 위해 브리핑룸 단상에 오르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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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고 보면 매일이 '단독'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연일 터져 나오는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 및 가족들의 의혹들을 보도하는 언론 보도 말이다. '점입가경'과 '설상가상'. 이처럼 일각에선 윤 당선자 측과 대통령인수위원회의 부실한 검증이나 후보 지명을 두고 부정 이슈를 부정 이슈로 덮는 전략 아니냐는 반문을 제기할 정도다.

딱히 후보자 한 명을 지목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해 보일 지경이다. 부동산을 통한 재산 증식은 기본이요, 가족 및 직무 관련한 찬스와 특혜가 차고 넘친다. 깨알 같은 탈세 이력이나 업무추진비 논란은 기본이요, 능력이나 자질, 도덕성을 의심할 만한 심각한 결격 사유가 매일 같이 보도되는 중이다.

한 후보자를 포함해 차기 정부 장관 후보자들이 자처한 의혹들의 공통점은 꽤나 투명하다. 이들 모두 재산 증식과 본인 및 가족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욕망에 무척이나 충실했다는 사실 말이다. 친일이나 이념 및 진영 수호를 위한 행보나 발언 등은 부차적이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것이 평가의 기준일 수밖에 없다. 차기 정부가 '내로남불'을 넘어 '이중잣대'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기준은 이미 마련돼 있다. "'우리 사람'이면 무조건 OK, 엽관주의(당파적 정파주의), 야당 패싱 넘어서야"라며 문재인 정부 '인사참사'를 신랄하게 비판했던 지난해 6월 <월간중앙>의 <[특별기획] 참사의 연속, 문재인 정부 인사청문회 정밀 해부> 기사 시작을 볼까.
 
문재인 정부의 인사청문회 참사가 끝이 없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야당 패싱' 임명 인사를 모두 더한 것보다 많다.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원로들은 "정책적 판단은 뒷전으로 밀린 채 정치적 판단이 과도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우리 사람'이면 무조건 OK라는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참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청문회 참사는 언제쯤 끝이 날까.

지난 5년간 인사참사를 부르짖던 보수야당 및 보수언론의 시각을 대변하는 명문(?)이 아닐 수 없다. 이 기준을 그대로 차기 정부 인사에 대입해 볼까. 일찌감치 여당이 '소통령'으로 점찍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나 윤 당선자와 40년 지기라는 정호영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필두로 차기 정부 인사 및 검증에 대해 '정치적 판단'을 우선시하는 동시에 '코드 인사'를 넘어 '우리 사람이면 OK'란 기준과 무엇이 다른가. 그조차도 '야당 패싱' 후 민주당을 탓할 건가. 

인사참사 평가 기준 동일한가
 
서영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등 민주당 의원들이 27일 오전 서울시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를 방문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의혹 관련 공정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 박재호 간사, 서 위원장, 고영인 의원, 임호선 의원.
 서영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등 민주당 의원들이 27일 오전 서울시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를 방문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의혹 관련 공정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 박재호 간사, 서 위원장, 고영인 의원, 임호선 의원.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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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문재인 정권의 '인사 패싱'과 '인사 참사'를 벌써 잊었는가."

지난 28일 국민의힘 김형동 수석 대변인의 일성은 이랬다. 같은 날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후보자 중 8명을 부적격으로 판단하자 내놓은 반문이었다. 전날(27일) <조선일보> 또한 <총리 장관 없는 새 정부 출범 위기, 민주당의 대선 불복>이라며 국회가 한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내달 2~3일로 연기된 책임을 "민주당의 대선 불복"으로 규정했다.

국민들 시각도 과연 그럴까. 한국갤럽의 4월 4주 차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적합하다'는 응답은 30%, '적합하지 않다'는 응답은 37%였다. 한 후보자 지명 직후인 4월 첫째 주 조사와 비교해(적합 38%, 부적합 22%) 부정 평가가 무려 15%p나 증가했다.

이쯤 되면, 한 후보자를 포함한 윤 정부 초대 내각 후보자 전체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것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다면 언론들도 현 정부와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마땅하다. 여당 밖에서 '인사참사'란 비판이 고개를 들 때도 됐단 얘기다.

그럼에도 '민주당'발 발언을 제외하고 '인사참사'를 거론하는 언론이 극소수라는 현실은 개탄할 만하지 않은가. 그 판단 기준이, 잣대 자체가 이중적인 것은 아닌가. 

새 정부 6대 국정 목표로 윤석열 정부는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나라' 등을 꼽았다. 상식적인 국민들이 묻고 있다. 작금의 내각 후보자들로도 과연 그러한 국정 목표가, 그러한 나라가 가능하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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