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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군 안내면 장계리 대청호서 어업하는 손승우씨
 충북 옥천군 안내면 장계리 대청호서 어업하는 손승우씨
ⓒ 월간 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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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군 안내면 장계리, 옛 장계교 근처 대청호 한복판 온몸으로 그물을 길어 올리는 한 어민이 보인다. 꾸물꾸물 흐린 날씨에도 그가 올라탄 푸른 배는 부지런히 대청호를 누빈다. 선착장 가까이 다가가니 오늘 수확한 빙어를 활어차에 옮겨 싣던 손승우(52, 안내면 장계리)씨가 반가운 손짓을 한다.

고향은 안내면 현리. 안내초와 안내중을 졸업했다. 대전과 서울을 넘나들며 객지 생활을 했고, 2003년 맛집으로 이름을 날렸던 '소양강매운탕(전 장계가든)'을 개업하며 다시금 고향에 정착했단다. 민물매운탕집을 운영하던 그는 어떻게 대청호에서 내수면 어민의 삶을 살아가게 된 걸까. 내수면 어민 손승우씨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내수면 어민 손승우씨의 하루

오전 7시, 그의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 미리 쳐놓은 그물에 잡힌 물고기를 확인하고 그물을 턴다. 3월은 일명 '호수의 요정'이라 불리는 빙어 어획을 마무리하는 시기.

빙어 어획이 한창인 12월~이듬해 2월에는 얼어붙은 강가의 얼음을 뱃머리로 깨며 배를 몰아야 하고 그물 다루기도 다소 까다로운 편이지만, 조금씩 날씨가 풀려 수온이 올라가는 3월에는 일이 한결 수월하다. 체력 소모가 덜하고, 겹겹이 껴입던 옷도 얇아져 움직임도 가벼워진다.

다만 수확량은 한겨울에 비할 바가 아니다. 영하 10도를 웃도는 한겨울 빙어 어획량은 하루 400~500kg에 달한다. 기온이 높아져, 수면 온도도 함께 상승하는 요즘은 한겨울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오전 10시 30분 선착장에 배를 묶고, 그날 잡은 빙어를 활어차에 옮겨 싣는다. 12~2월에는 활어차를 몰아 생물 배달을 나가기도 하지만, 체험장 등이 문을 닫는 3월에는 창고에 얼려두는 양이 많아진다. 오후가 되면 인터넷 주문을 확인한 후 전국으로 택배를 보내거나, 로컬푸드 직매장에 냉동해둔 빙어를 납품하기도 한다.

비록 빙어 어획량은 적어지지만, 향수영어조합법인 조합장 손승우씨의 3월은 또 다른 일들로 바삐 돌아간다. 오는 12월 빙어 어획에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그물을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멍 난 부분을 직접 꿰매 수선하고, 깨끗이 빨아 보관해야 다가오는 겨울에도 튼튼한 그물을 사용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내수면연구소의 인공 채란을 돕기도 하고, 조합원들과 함께 대청호 쓰레기 수거 작업도 병행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모임은 어려워졌지만, 사무실에 출근해 조합 업무를 처리하기도 한다.

빙어 어획이 마무리되는 3월 말부터는 다슬기 어획이 시작된다. 다슬기 어획은 빙어 작업과 달리 금강 상류(동이면 금강유원지 부근)로 옮겨가 이뤄진다. 본격적인 다슬기 어획기는 아니지만, 하루에 10kg 정도 어획이 가능하다.

3월 말은 손승우씨가 바쁜 일상에서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일 년 열두 달 중 아주 바쁘지만은 않은 이때, 내수면 어민 손승우씨의 소소한 일탈(?)이 시작된다. 매일 배를 타는 그가 여유가 난 틈을 타 즐기는 취미는 바로 바다낚시다.

남들은 잠자리에 드는 밤 10시경 3시간이 넘도록 달려 그가 향하는 곳은 전라남도 여수. 주꾸미 금어기(9월~이듬해 2월)가 풀리는 3월부터는 일반인도 주꾸미 낚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남 여수까지 차로 3시간, 거기에 배를 타고 3시간 남짓 더 나가 거문도 부근까지 닿으면, 늦은 오후까지 실컷 주꾸미 낚시를 즐기다 다시 옥천으로 돌아온다.

"매일 물고기를 잡아서 그런지, 이상하게 바다에서는 물고기를 잡는 재미가 덜하다"는 그는 "갑오징어, 주꾸미, 문어 낚시가 최고"라 말한다. 내수면과 바다를 바삐 오가는 손승우씨의 이중생활(?)이 한창인 3월이다.

잡히는 고기는 줄어드는데... 내수면 어민 잡는 기후위기
     
충북 옥천군 안내면 장계리 대청호서 어업하는 손승우씨
 충북 옥천군 안내면 장계리 대청호서 어업하는 손승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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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우씨가 대청호에서 잡아올린 물고기
 손승우씨가 대청호에서 잡아올린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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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면 장계리에서 식당 '소양강매운탕(전 장계가든)'을 운영하던 그가 본격적으로 내수면 어업을 시작한 건, 15년 전이다. "내 손으로 직접 고기를 잡아서 판매하면 더 맛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안내면 현리가 고향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내수면 어민을 익숙하게 봐온 터. 큰 고민 없이 어업에 뛰어들었다. 장어, 쏘가리, 모래무지 매운탕 맛집으로 손맛을 자랑하던 '소양강매운탕'이 새 장계교 공사 등을 이유로 문을 닫은 지 4~5년이 흘렀지만, 그의 어업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사라진 식당 자리에는 냉동창고가 들어섰고, 10여 년 전 부지런히 시작한 그의 인터넷 상점도 점점 알려지기 시작됐다.

"처음엔 정말 바빴어요. 빙어가 하루에 500~600kg 이상 잡혔으니까요. 식당에 납품하고, 하루 10시간 가까이 전국으로 배달하러 다니기도 했죠. 밤잠도 줄여가며 400kg가량을 직판하고 나면, 손이 모자라 판매할 수 없는 100~200kg은 어쩔 수 없이 도매로 내보내기도 하고. 아침에 수확을 끝내면 선착장에 빙어를 받으러 온 식당차들이 기다리기도 했어요.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몰랐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보람 있던 때죠."

하지만 이제 그는 "그런 내수면 어업의 황금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지 모른다"고 말한다. 기후위기가 대청호 내수면 생태계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계속 올라가는 기온에 내수면 환경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연이은 폭염으로 녹조가 발생하고, 한겨울 온도도 상승하면서 냉수 어종 빙어가 집단 폐사하는 등 문제는 커지고 있다. 예전엔 하루에 500~600kg씩 잡혔던 빙어가 하루 100kg도 채 잡히지 않는 날이 많아졌다. 낮은 수온에서 서식하는 빙어는 기후위기로 인한 변화를 매년 몸소 실감하게 하는 어종 중 하나다.

"원래는 대청호 빙어가 유명했어요. 수온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안동호나 팔당호에서도 빙어가 많이 잡히죠. 기후위기로 내수면 생태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거예요. 빙어는 낮은 수온, 물이 어는 환경일수록 많이 잡히는데, 올해는 높아진 기온에 대청호에는 얼음이 앉지도 않았어요. 비단 빙어뿐인가요. 뱀장어, 쏘가리, 동자개(빠가사리), 붕어할 것 없이 어획량이 3분의 1로 줄었죠."

2020년 기록적인 장기간 장마에 용담댐 수해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 다슬기 어획량도 크게 줄었다. 다슬기 어민의 소득도 예년의 7~8분의 1에 그치고 말았다.

"재작년 긴 장마에 다슬기가 쓸려가서 다슬기 잡는 어민들이 피해를 많이 봤어요. 그 어려움이 작년까지도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올해는 좀 나아졌으면 하고 바라죠."

수산자원이 줄어들면서 내수면 어민의 수도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터. 줄어든 어획량만큼 드넓은 대청호에서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어민도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내수면 환경이 점점 물고기가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하면서 농사를 병행하는 사람이 많아졌죠. 어업이라 해도 종일 물에서 고기만 잡는 건 아니니까. 남는 시간에는 농사하는 거죠. 마음 아프죠. 점점 어민이 줄어든다는 것이. 근데 별수 있나요. 우리 지역에 귀촌, 귀농은 많이 해도 '귀어'한다는 사람은 들어본 적 없잖아요."
 
어업은 예측하기 어려운 일, 그래도 한 가지 명확한 건

 
충북 옥천군 안내면 장계리 대청호서 어업하는 손승우씨
 충북 옥천군 안내면 장계리 대청호서 어업하는 손승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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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군은 토종어종을 지키고 어업인 소득증대를 위해 치어 방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양어장에서 알맞게 키운 물고기 치어를 방류하는 사업이다. 금강 중류권에는 동자개(빠가사리)를, 담수된 군북면 추소리 부근에는 뱀장어를, 댐 상류인 안남면에는 쏘가리 등을 산란기에 맞춰 방류하는 식이다.

"기후가 변하면서 장마나 계속되는 폭염으로 물고기 집단 폐사 같은 피해도 발생하죠. 어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때맞춰 방류를 진행하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의 내수면 환경을 위하고 어민들의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우리 지역 내수면 환경을 조사·연구하는 등 장기적인 조치를 취하면 좋겠죠."

손승우씨는 치어 방류사업뿐 아니라 향수영어조합법인 조합원들과 함께 농약병, 폐그물, 방치된 생활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어장 환경정비에도 오랜 시간 힘을 보태고 있다.

"우리 어장만큼은 우리 손으로 깨끗이 관리하고, 건강한 수질을 지켜야지요. 코로나19 때문에 단체 활동은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어민 스스로 수질을 보호하자는 의욕을 갖고 참여하고 있어요. 금어기에는 어업·낚시를 피하고, 쓰레기는 치우고, 지킬 것은 지키는 것이 내수면을 보호하는 일입니다."

"오늘을 모르고 내일은 더 모르는 것이 어업이라지만, 내수면 생태계를 지역 사회의 관심으로 지켜나가야 한다는 건 명확하다"고 한 번 더 강조하는 손승우씨다.

월간 옥이네 통권 58호 (2022년 4월호)
글·사진 서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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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옥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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