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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북한이 연초부터 미사일을 몇 차례 발사 하더니 지난 3월 24일엔 ICBM을 발사했다. 4년 4개월 만이다. 북한은 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연이어 하며 핵 개발 잠정 중단하겠다는 모라토리엄 선언 했지만 이번 ICBM 발사로 파기됐다.

지금 한반도는 어떤 상황일까? 북한의 ICBM 발사와 함께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남북관게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지난 3월 29일 안정식 SBS 북한전문기자를 전화로 연결했다. 다음은 안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

"올해 정세 순탄치 않을 듯"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지난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영상을 조선중앙TV가 25일 공개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지난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영상을 조선중앙TV가 25일 공개했다.
ⓒ 조선중앙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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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3월 24일 '화성-17형'이라고 주장하는 ICBM을 발사했어요. 현재 한반도 상황 어떻게 보나요?

"북한이 올해 들어서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죠. 얼마 전에 ICBM급 미사일까지 발사 하면서 긴장이 고조된 상황인데요. 문제는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북한이 추가적인 ICBM 발사나 아니면 핵실험이 등의 전략적 도발을 할 것 같아서 올해 정세가 상당히 순탄치 않을 것 같아요."

- 왜 그럴까요.

"얼마 전에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김정은 총비서가 '미국과의 장기적인 대결에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북한에서 몇 년 전부터 계속 나오는 말인데요. 미국과의 장기적 대결에 준비해야 한단 말은 미국에서 누가 정권을 잡든 북한과 미국 간의 적대적인 관계는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때 '힘'은 전략무기인 핵무기겠죠. 북한은 이런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핵무기를 발전시킨다는 전략을 꾸준히 추진해 왔고요.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도 핵무기 발전시키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공표한 상황입니다."

- 그러나 북한은 2018년에 핵무기 개발 안 하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2017년에 ICBM급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다 2018년 들어가서 평창올림픽으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연이어 이어지면서 화해 분위기가 물씬 올랐죠. 그 무렵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발사 하지 않겠다는 모라토리엄 선언을 했어요.

그런데 우리가 냉정하게 돌이켜봐야 할 부분은 북한이 모라토리엄 선언하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여러 가지 대화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핵 개발을 꾸준히 하는 걸 부인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북한은 기본적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정상화되기는 어렵다는 의구심을 계속 가져왔고요. 최근 들어서 미국과의 장기적 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공식화하기 때문에 핵무기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 북한 입장에서 트럼프보다 바이든이 더 안 좋을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초기에 '화염'과 '분노' 등의 말 하면서 북한을 굉장히 압박했지만, 대화 국면으로 들어서고 나선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뤄졌으니까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가장 적극적인 북미 협상을 추구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그에 비해 바이든 대통령은 실무협상 통해서 정상간 논의로 가야 한다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서 협상이 진전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하지만, 트럼프냐 바이든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북한은 미국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북미간 적대관계 해소되기 힘들단 인식을 최근 들어 더욱 강화해 가서 미국 대통령이 누구냐는 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북미관계, 궁극적 문제는 '북한이 미국 주도 사회에 편입될 수 있는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4월 1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3월 고용 현황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4월 1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3월 고용 현황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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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보는 것처럼 북미간 적대관계가 해소되기 어렵나요?

"북미간의 적대관계를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는 부분에 대해 그동안 많은 사람이 얘기해 왔던 부분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 등 입니다.

사실 그것만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한반도 정전체제가 평화 체제로 전환이 되고 북미 외교 관계가 정상화되면 한반도 평화 분위기는 많이 좋아질 겁니다. 하지만, 미국과 외교 관계 맺는 나라라고 해서 미국이 절대 전쟁 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또, 북미간 외교 관계가 수립되도 미국은 북한의 인권 문제 등을 꾸준히 지적할 것이고 북한에 대한 선별적인 경제제재 등도 계속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북한으로서는 미국이 적대 정책을 버리지 못했다면서 반발할 수 있습니다.

북미 관계가 안정적으로 가려면 협정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북한이 미국 주도의 국제사회에 원활하게 편입될 수 있느냐'입니다. 쉽게 말해, 이른바 트럼프 타워가 평양에 들어서고 미국 사람들이 북한 여행하는 데 지장이 없고, 북한 사람들이 미국 여행하는 데 지장이 없는 상황이 돼야 북한이 미국과 더불어서 살아가는 데 큰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있거든요.

지금 북한의 상황을 보면 북한은 김일성 일가의 독재 체제가 너무 강하죠. 이런 상황에 외부 정보가 자유롭게 들어가면 과도하게 신격화돼 있는 김정은 유일 체제가 흔들릴 수밖에 없어요. 북한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외부 정보 유입을 강하게 차단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결국, 북한 체제가 1인 우상화 체제로 경직된 상황에서는 외부와 개방을 하는 데 한계가 있고 그러면 미국 주도의 국제사회에 편입되는 데 한계가 있죠."

- 미국의 우드로 윌슨 센터의 항공연구센터 센터장이 기고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김정은 입장에서는 핵 개발에 대한 결심을 한층 굳게 만들었을 것이다"고 했던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김정은 총비서 결심을 굳게 하지 않았을까요?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얘기죠. 사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도 러시아가 거의 강압적으로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했지 않습니까. 그때에도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과연 러시아가 그렇게 할 수 있었겠느냐는 의문이 많이 제기됐었죠.

그렇기 때문에 강대국이 옆 나라를 무단으로 침범한다는 건, 북한 입장에서 핵을 포기하면 북한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감을 더욱 느끼게 했을 겁니다. 그러나 이 사건 이전부터 북한은 미국과의 적대적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을 거라고 보고 꾸준히 핵 개발을 해오고 있습니다."

- 미국이 안전보장을 해줄 수 없는 건가요?

"과거 사례를 찾아보시면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얘기는 숱하게 해 왔어요. 그런 얘기가 없었던 게 아니고요. 중요한 건 그렇게 얘기를 해도 북한이 못 믿는다는 거죠.

북한이 미국의 말만 믿을 수 없다는 건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도 보듯, 우크라이나가 예전에 소련이 붕괴할 때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해 주기로 국제적인 합의를 했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그 합의가 그냥 휴짓조각이 됐지 않습니까.

그래서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방법으로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북미 관계 정상화 하는 것이 논의돼 온 건데, 평화협정 체결이나 북미 관계 정상화만으로는 문제가 해결 안 된다는 것이 저의 주장입니다."

-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ICBM 발사가 바이든 행정부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하던데.

"그건 당연한 얘기죠. ICBM 발사는 우리보다는 미국에 대한 메시지라고 봐야 합니다. 결국 북미 협상을 하되,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협상 하자는 것일 텐데요. 하지만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하고 있느냐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 매체나 북한 외곽 매체들이 가끔 하는 얘기를 보면 '우리는 그 누구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 핵무기를 개발하는 게 아니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미국의 관심 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핵무기를 확실히 완비해 놔야 미국으로부터 안전보장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관심 가지든 안 가지든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말인데요.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북한에 중요한 것은 사실상의 완전한 핵보유국으로 가서 미국이 무시할 수 없게 만들겠다는 것 같습니다."

- 지금 남한은 정권 교체기인데 이건 영향 안 줬을까요?

"북한이 물론 남한의 정세를 의식하지 않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남한 정세도 북한에 중요한 고려 포인트일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서 북한이 계속 극초음속 미사일부터 여러 미사일을 발사하고 ICBM 발사하는 것들은 남한보다는 미국을 향한 메시지죠."

- 이번에 솼다고 하는 화성-17형은 어떤 건가요?

"북한이 2017년 11월에 화성-15형이라는 ICBM급 미사일을 발사했죠. 그리고 몇 년 동안 ICBM급 미사일 발사는 없다가 2020년 10월에 화성-17형이라는 신형 ICBM을 열병식에서 공개했고요. 이번에 북한이 바로 그 신형 ICBM인 화성-17형을 발사했다고 보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군 당국이 보니까 화성-17형이 아니라 2017년에 개발됐던 화성-15형을 다시 쏜 것으로 보인다는 거죠.

화성-15형이든 17형이든 다 미국까지 타격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입니다. 화성-17형이 15형보다 좀 더 추진력이 높아진 신형 제품인 거죠. 화성-17형은 탄두 부분에 핵탄두를 1개가 아니라 여러 개를 집어넣어서 워싱턴 뉴욕 이런 데를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형태라고 전문가들이 추정하고 있습니다."

- 결국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은 실패한 건가요?

"문재인 정부 취임 초인 2017년에 갖가지 ICBM급 도발을 하다가 2018년에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평화의 무드로 돌아서서 남북 정상회담뿐 아니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그리고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회동하는 등 엄청난 화해의 시기가 있었죠.

그런데 지금 임기 말에 보면 다시 2017년 취임 초에 ICBM 미사일을 발사하는 시기로 돌아갔기 때문에 어찌 보면 5년 전의 시기로 회귀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러 가지 노력을 많이 했는데 지금 시점에서 보면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만약 하노이에서 진전이 있었다면 달라졌을까요?

"하노이에서 진전이 있었다면 조금 더 협상의 시간이 길어졌겠죠.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협상에 한계가 있었을 거라고 봅니다. 어쨌든 하노이 때 결렬이 되면서 교착의 시기가 좀 더 빨리 온 건 사실이죠."

"문재인 정부, 진정성 갖고 남북문제 풀려고 노력,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난 3월 16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미상발사체 발사 관련 뉴스 속보를 보고 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전 9시30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미확인 발사체를 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6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미상발사체 발사 관련 뉴스 속보를 보고 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전 9시30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미확인 발사체를 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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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은 이벤트로만 끝난 건가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이든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서 노력하고 한 게 꼭 이벤트를 위해서 한 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 나름의 진정성을 가지고 한반도의 근본 문제를 풀어보려고 노력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겠죠."

- 북미 관계가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돌아갈 거란 전망도 있던데.

"당분간은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고 미국이 유엔 제재든 독자 제재든 군사적 압박 하면서 강대강 구도로 가겠죠. 그러다가 또 협상의 시기가 올 수도 있는데 궁극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어서 북미 간의 관계가 완전히 해빙의 시기로 가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 그럼 우리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결국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런 북한과 같이 살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사실을 사실대로 인정한 상태에서 어떤 걸 할 수 있는가, 고민을 해야 될 것 같아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선상에서 유엔 제재는 당분간 변하지 않는 상수라고 봐야 되고요.

이 선에서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이냐죠. 북한의 위협에 대한 억지력을 확고히 한가운데 남북간에 할 수 있는 건 또 하면서 지내야죠. 다만, 그렇다고 해서 남북관계에 너무 목맬 것도 아니고 북한에 우리가 제안할 수 있는 걸 제안해서 북한이 하겠다고 하면 같이 하지만 북한이 싫다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쿨한 남북관계'를 가져갈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 5월이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잖아요. 남북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윤석열 정부 인수위에서 '대북 정책이 강경 정책이 아니다. 북한과 대화의 문도 열어놓겠다'라고 얘기는 했지만, 북한이 지금 ICBM급 미사일을 쏘고 또 연이어 다른 도발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새 정부 출범 이후의 대북 정책은 강경하게 갈 가능성이 큽니다.

임기가 5년이기 때문에 중간에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지만,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하는 한 남북이나 북미 관계가 예전처럼 완전한 데탕트의 분위기로 가기는 쉽지 않지 않을까 싶습니다."

- 앞으로 전망은?

"북한이 올해 들어서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면서 도발의 시기로 정한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전략적 도발의 단계로 갔기 때문에 올해 정세는 다시 강대강의 시기로 당분간 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안정식 SBS 북한 전문 기자
 안정식 SBS 북한 전문 기자
ⓒ 안정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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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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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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