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에릭센 에릭센이 과거 몸다음 친정팀 아약스의 홈 구장 요한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네덜란드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복귀골을 터뜨렸다.

▲ 크리스티안 에릭센 에릭센이 과거 몸다음 친정팀 아약스의 홈 구장 요한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네덜란드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복귀골을 터뜨렸다. ⓒ 아약스 트위터 캡쳐

 
'인간 승리의 표본'
 
덴마크 대표팀 경기 도중 심정지로 쓰러진 후 극적으로 회복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287일 만의 A매치 복귀전에서 감격의 골을 쏘아올렸다.
 
덴마크는 27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요한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A매치 친선 경기에서 2-4로 패했다.
 
에릭센, 감격적인 A매치 복귀전서 2분 만에 득점
 
이날 경기의 관심은 에릭센의 복귀 여부로 쏠렸다. 덴마크 카스터 휼만 감독은 에릭센을 벤치에 대기시켰다. 덴마크는 3-4-2-1 포메이션에서 슈마이켈을 골문에 세우고, 안데르센-넬손-베스테르고르를 스리백으로 포진시켰다. 미드필드는 바-호이비에르-델레이니-맬레, 2선은 린드스룀-빈, 원톱 포울센으로 구성했다.
 
네덜란드도 스리백을 기반으로 3-4-1-2를 가동했다. 데파이-베르흐바인 투톱, 베르하위스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2선에서 지원했다. 허리는 블린트-더 용-쿠프마이너스-둠프리스, 스리백은 아케-반 다이크-더 리흐트, 골키퍼 장갑은 플레켄이 꼈다.
 
두 팀 모두 공격에서의 화력이 돋보였다. 네덜란드는 전반 16분 왼쪽에서 블린트의 크로스를 베르흐바인이 헤더로 마무리 지으며 포문을 열었다. 덴마크도 빠르게 동점으로 맞섰다. 전반 19분 맬레의 크로스를 받은 베스테르고르의 헤더골로 승부의 균형추를 수평으로 이뤘다.
 
하지만 네덜란드가 다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전반 29분 코너킥 기회에서 짧게 연결하며 베르하위스가 크로스를 올렸고, 아케가 헤더골을 작렬했다. 전반 35분에는 베르흐바인과 패스를 주고받은 베르하위스가 수비수에게 걸러념어지며 얻어낸 페널티킥을 데파이가 성공시켰다.
 
덴마크의 휼만 감독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바, 린드스룀 대신 크리스텐센, 에릭센을 교체 투입했다. 네덜란드 홈 관중들은 에릭센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에릭센의 진가가 발휘된 것은 불과 들어온지 2분 만에 나타났다. 오른쪽에서 올센의 컷백 패스를 에릭센이 오른발 슈팅으로 깔끔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287일 만의 복귀전에서 감격스런 A매치 득점이었다.
 
덴마크의 맹렬한 추격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는 강했다. 후반 25분 더 용의 패스를 받은 베르흐바인의 추가골로 쐐기를 박았다. 에릭센은 한 차례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네덜란드 골대를 강타하는 등 분전했다.
 
네덜란드는 말라시아, 단주마, 말렌을 투입해 변화를 주며 덴마크의 공세를 막아냈고, 결국 승리를 거뒀다.
 
에릭센이 써내려가는 '기적의 스토리'
 
에릭센은 과거 손흥민과 토트넘 팀 동료로 활약하며 한국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선수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열린 유로 2020 조별리그 핀란드전 경기 도중 갑자기 심정지로 쓰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생명의 위협을 받는 다급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빠른 응급조치로 즉시 병원으로 후송된 뒤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후 에릭센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하나로 응집한 덴마크는 코펜하겐의 기적을 연출하며 극적으로 16강에 오르더니, 4강까지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와는 별개로 에릭센의 선수 생활 지속 여부는 불투명했다. 심장제세동기(ICD) 이식술을 받으며 정상적으로 회복했는데,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ICD를 삽입한 선수의 출전을 불허했다. 이에 에릭센은 소속팀 인터 밀란과의 계약을 상호 합의 하에 해지해야 했다.

이후 친정팀 아약스에서 훈련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선수 복귀의 꿈을 저버리지 않은 에릭센에게 손을 건넨 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포드였다. 공교롭게도 과거 에릭센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프랭크 감독의 러브콜이 결정적이었다. 결국 에릭센은 지난 1월 31일 브렌트포드와 6개월 단기 계약을 체결했다.
 
뉴캐슬전에서 첫 경기를 소화한 에릭센은 이후 노리치 시티, 번리전에서 선발 출장하며 90분 풀타임을 모두 소화했다. 특히 번리전에서는 1도움을 올리며 존재감을 뿜어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덴마크의 휼만 감독은 대표팀 최고 에이스였던 에릭센의 재발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에릭센은 네덜란드와의 친선 경기에서 후반 시작하자마자 교체 투입되는 기회를 잡았다. 무려 287일 만에 덴마크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복귀전.

이 경기서 에릭센은 후반 2분 자신의 첫 번째 터치를 골로 연결했다. 팀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았고, 이날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도 에릭센의 득점을 축하했다.
 
다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인간 승리의 표본임을 증명한 에릭센의 동화같은 스토리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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