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 올림픽 이후 숨을 고른 쇼트트랙 대표팀에게 변수가 한 가지 발생했다.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정상 개최가 어려워졌다.

ISU는 2일(현지시간 기준) 2022년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연기와 함께 일정 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오는 18~20일 3일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대회가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2주 정도 미루게 된 것이다.

구체적인 대회 기간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ISU는 4월 초로 연기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향후 상황에 따라서 추가적인 공지가 나올 수도 있어 ISU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2021-2022시즌 세계선수권대회가 연기됐음을 알리는 ISU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2021-2022시즌 세계선수권대회가 연기됐음을 알리는 ISU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ISU(국제빙상경기연맹)

 
3일 만에 입장 바꾼 ISU의 생각은?

ISU가 밝힌 연기 사유는 불안한 국제적 상황이다. 구체적으로는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사태가 영향을 줬다는 게 ISU의 입장이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연일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향한 전 세계인의 응원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일(현지시간 기준) ISU도 성명을 통해서 연대를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뜻을 나타낸 바가 있다.

그러나 대회를 약 2주 후로 미룬 가장 큰 이유가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만은 아니다. 불과 3일 전만 해도 세계선수권대회 일정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던 IOC가 갑자기 계획을 바꿨다는 점을 주목해봐야 한다.

개최지인 캐나다 보건당국의 방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방침상 백신 미접종자는 2주 격리 후 대회 참가가 가능했는데, 캐나다 정부가 출전 선수들의 백신 면제 혜택을 불허하자 큰 반발이 일어났다. 여기에 캐나다가 러시아, 중국산 백신 접종을 맞은 선수들을 인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대회를 준비하던 선수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ISU는 혼란을 막고자 대회 개최지 변경이라는 카드까지 꺼내들었으나 개최를 원하는 국가가 단 한 곳도 없어 그대로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ISU의 구체적인 발표는 없었으나 이러한 문제로 인해 대회 준비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에게도 변수... 김아랑은 정상 출전 가능할 듯

2021-2022시즌의 대미를 장식할 대회이기에 선수들에게는 올림픽 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세계선수권대회다. 대한민국 대표팀 역시 올림픽에서 남긴 아쉬움을 털어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대회가 끝나고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 대표팀은 지난 2일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를 위해 진천 선수촌에 입촌했다. 열흘간의 훈련 이후 오는 13일 출국 예정이었으나 대회 연기로 대표팀의 일정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 관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일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은 이후 이튿날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김아랑(27·고양시청)이 대회에 참가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원래대로라면 김아랑이 자가격리를 마치고 팀에 돌아오더라도 시간상 여유롭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세계선수권 대회 출전이 불투명했으나 일정 조정으로 한숨을 돌린 김아랑은 출국 이전에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생기면서 걱정을 덜었다.

다만 최민정(24·성남시청)이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징계 해제 이후 복귀한 심석희(25·서울시청)의 접촉을 막아달라고 요청하는 등 쇼트트랙 대표팀은 소집 첫날부터 순탄치 않았다. 세계선수권 대회가 연기된 것이 대표팀에게 득이 될지, 오히려 독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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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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