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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
 메콩강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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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하고  'ㄹ' 하고 'ㅇ' 하는 울림소리 빈롱
하늘과 메콩강을 경계로 유장하게 흐르는
- 이상옥 디카시 <메콩델타 빈롱>
 

"빈롱" 하고 발음을 해보면 왠지 모를 친근감이 든다.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cuu long university) 외국인 교수로 초청 받아 온 지 거의 한 달이 가까워오면서, 어느새 빈롱 사람이 되었다.

구룡대학교 교직원들과 8000명의 학생들도 빈롱이라는 부드러운 음조처럼 다들 모난 구석이 없어 보인다. '빈롱'은 음운 구조 자체가 'ㄴ', 'ㄹ', 'ㅇ' 같은 울림소리 자음으로 구성돼 있어 부드러운 음조다. 아내가 고우면 처갓집 말뚝 보고 절한다는 말도 있듯, 구롱대학교의 이미지가 좋으니 빈롱이라는 뜻 없은 음조마저 반색한다.

빈롱은 메콩강(Mekong River) 지류인 꼬찌엔(Co Chien) 강변에 자리하고 있으며 도시에는 수로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수로를 이용하는 보트가 오토바이와 함께 주요 교통 수단이 되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빈롱에는 생선과 열대과일을 파는 노점상 중심의 대규모 시장도 열린다.
  
하늘과 메콩강의 경계를 가로는 강변의 빈롱
 하늘과 메콩강의 경계를 가로는 강변의 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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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델타 빈롱 사람들은 메콩강이 주는 은택으로 살아간다
 메콩델타 빈롱 사람들은 메콩강이 주는 은택으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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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 해도 빈롱에는 메콩강이 흐른다는 것이다. 메콩강은 중국 티베트고원에서 발원하여 중국 운남성,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관통하는 세계 열두 번째로 긴 강이고, 총 길이가 4200km이다. 약 80만제곱킬로미터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메콩강이 어찌 빈롱만의 것이겠는가마는 메콩델타 빈롱으로서는 메콩강이 어머니의 탯줄과 같은 존재다.

메콩강이 티벳에서 시작해서 여러 나라를 거쳐 베트남을 최종 기착지로 하는데, 베트남에서 마지막 220km를 흐르며 메콩강 하류인 베트남 남서부를 이루고 있는 삼각주가 바로 메콩델타다. 베트남 메콩델타는 베트남 전체인구 중 30% 정도가 살고 있으며 베트남 쌀 생산의 60%가 넘는다. 메콩델타는 그만큼 비옥한 곡창지대다.

빈롱에 와서 빈롱을 흐르는 메콩강을 구룡대 교직원들과 보트를 타고 투어를 하며 메콩델타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빈롱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었다. 물론 하루 잠시 투어해서 세세하게 들여다 보지는 못했지만, 빈롱 사람들의 넉넉한 품성은 유장하게 흐르는 메콩강을 기반으로 살아가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보트에서 바라보는 빈롱은 하늘과 메콩강 사이에서 길게 경계로 서 있다. 메콩강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빈롱이, 빈롱 사람들이 역사의 굴곡을 넘어 단절없이 유장하게, 길게 흐르고 있는 듯이 보였다.

덧붙이는 글 |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를 한 덩어리의 시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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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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