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종목 경기가 열리는 모습. 선수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제103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종목 경기가 열리는 모습. 선수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 박장식

 
19일부터 강릉컬링센터에서 열흘간의 열전이 이어지는 103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종목 대회. 참가자의 확진으로 팀이 출전도 못 해보고 부전승을 내주는 등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범유행 속에 열린 첫 전국대회 현장은 긴장감이 가득했다. 

경기장 입구에서는 신속항원검사가 실시되어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만 경기장에 진입이 가능했다. 코치석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마스크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날 대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온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코로나19의 대유행 상황을 어떤 때보다도 절실하게 직감할 수 있었던 대회였다. 

그렇지만 대회는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일 저녁 열린 첫 결승전인 믹스더블에서는 전라북도(전북도청 엄민지-남윤호 조)가 우승을 차지했고, 22일 열린 초등부 결승전에서도 강원도(신남초교)가 남자 초등부에서, 경기도(의정부컬링스포츠클럽)가 여자 초등부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메달 사냥을 이어가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휩쓸고 지난 컬링... 경기 중 마스크까지

이미 한국 컬링은 '오미크론 변이'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갔다. 2월 중순 경 의성컬링센터에서 훈련하던 선수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을 때에는 다행히도 다른 선수의 감염이 없어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하지만 의정부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너무나도 많은 선수들이 감염된 것.

중·고교부 선수들은 물론, 실업팀 선수들까지 오미크론 변이에 확진되면서 막판 훈련을 준비하던 선수들이 졸지에 격리를 해야 되는 일이 발생했다. 남자부는 물론 여자부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했다. 선수들의 격리 일정과이 끝난 후 경기가 재개되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런 탓에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경기장에 들어섰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전에는 한 팀에서 한두 명 정도의 선수들만이 마스크를 썼던 것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경기 중 마스크를 쓴 선수들은 마스크 탓에 우리 편 선수에게 '콜'이 조금이라도 작게 들릴까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소리를 질러야 했고, 스위핑 뒤에는 숨을 헐떡이기도 했다. 경기력 저하가 우려되지만, 당장 내 옆의 선수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대회에 나선 한 선수는 "훈련할 때는 종종 마스크를 썼지만, 시합할 때 마스크를 쓴 것은 이번 동계체전이 처음인 것 같다"면서, "평소에 비해 스톤을 따라 스위핑하는 것이 꽤나 힘들지만, 워낙 동료 선수들이 많이 (코로나19에) 걸려서 조심하는 의미로 마스크를 썼다"라고 전했다.

오미크론 변이 탓에 기권팀도 부쩍 늘었다. 특히 믹스더블에서는 여러 지역 선수들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출전 불가로 인해 대회 출전을 기권하기도 했고, 여자 초등부와 중등부에서도 기권으로 인한 승리가 부쩍 눈에 띄는 등 코로나19 감염이 대회 변수로 떠오르기도 했다.

오미크론 변이 딛고 첫 메달도 나왔다
 
 동계체전 컬링 종목에서 첫 메달을 획득한 전라북도청의 남윤호(왼쪽) - 엄민지(오른쪽) 조. 가운데는 정다겸 감독.

동계체전 컬링 종목에서 첫 메달을 획득한 전라북도청의 남윤호(왼쪽) - 엄민지(오른쪽) 조. 가운데는 정다겸 감독. ⓒ 박장식

 
그런 오미크론 변이를 딛고 동계체전은 아직까지 큰 감염 사례 없이 순항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믹스더블에서 첫 메달이 결정되는가 하면, 22일에는 초등부 우승팀이 가려지는 등 메달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지난 19일 시작해 20일 저녁에 결승전이 열린 믹스더블 종목에서는 전라북도(전북도청 엄민지-남윤호 조)가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도의 박정화-최치원 조를 결승에서 만난 전북은 막판까지 가는 승부 끝에 두 번의 연속 스틸을 달성하며 극적으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2일 열린 초등부 결승전에서는 강원도(신남초교)가 남자 초등부에서 우승했다. 신남초는 준결승에서 대구 월촌초를, 결승에서 의정부클럽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여자 초등부에서도 경기도(의정부컬링스포츠클럽)가 전북스포츠클럽과 의성초를 연달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3일에는 남녀 중등부 결승도 이어진다.

강력한 방역 속에 대회를 주관하고 있는 대한컬링연맹은 28일 진행될 결승전까지 대회를 안전히 치러나간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공포를 이겨내고 컬링을 비롯한 동계체전 대회가 안정적으로 치러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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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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