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삼성 라이온즈가 24일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삼성은 내야수 이학주를 롯데 자이언츠에 내주고 투수 최하늘과 2023 신인 3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왔다. 

삼성의 이학주 트레이드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학주는 지난해 66경기 출전에 그치며 타율 0.206 4홈런 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11로 극도로 부진해 주전 유격수에서 밀려났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0.17로 음수에 그쳤다.

9월 중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삼성의 1위 싸움이 치열했던 정규 시즌 막판은 물론 플레이오프까지 1군에 돌아오지 못해 사실상 '전력 외'였다. 전반기 종료 후에는 훈련 지각 등 내규 위반을 저질러 징계를 받기도 했었다. 지난해 정규 시즌 종료 뒤 롯데가 외국인 유격수 마차도와 재계약하지 않아 이학주가 롯데로 트레이드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이학주의 트레이드로 인해 올 시즌 삼성의 주전 유격수로는 김지찬이 유력하다. 김지찬은 2020년 라온고를 졸업하고 2차 2라운드 15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163cm의 키로 KBO리그 최단신 선수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는 599.1이닝 동안 유격수를 맡아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유격수 수비 이닝을 소화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2경기 연속으로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김지찬이 풀타임 주전 유격수를 맡아 안정적인 활약을 선보일지는 미지수다. 프로 데뷔 후 지난해까지 풀타임 주전을 소화한 경험은 아직 없다. 타격도 타율 0.274 1홈런 26타점 OPS 0.635로 타율에 비교해 OPS가 매우 낮아 생산성이 아쉬웠다. WAR은 0.70으로 1.0을 넘지 못했다. 

최근 KBO리그의 장타력 중시 추세를 감안하면 0.304에 그치는 김지찬의 장타율로는 주전이 되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KBO리그의 평균 장타율은 0.383으로 그가 평균에 크게 못 미친 것이 사실이었다. 더구나 그의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KBO리그에서 가장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유격수 수비도 보완이 요구된다. 지난해 김지찬은 유격수 수비에 나서 15개의 실책을 기록해 수비 이닝 대비 실책이 많았다. 프로 3년 차가 되어 경험이 많지 않은 만큼 올해도 어느 정도 시행착오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얼마나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일지 궁금하다. 

지난해 삼성은 정규 시즌 2위로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암흑기를 청산했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에 플레이오프에서 2전 전패를 당해 탈락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는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왕조 복원'을 노려야 하겠으나 전력은 오히려 약화되었다. FA 박해민의 이탈과 최채흥, 최지광의 동반 상무 입대, 그리고 베테랑 주축 선수들의 에이징 커브 등 변수가 많다. 유격수 역시 삼성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 

최근 KBO리그 선수들은 점점 키를 비롯한 체구가 커지는 추세다. 만일 최단신 선수인 김지찬이 공수 활약을 통해 주전을 꿰찬다면 새로운 볼거리와 더불어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 김지찬이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 안착하며 삼성의 왕조 복원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3년 만에 떠난 이대은, 이학주는 다를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