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전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선 외야수 김인태(두산 베어스)가 생애 첫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두산은 24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2022시즌 연봉 재계약 대상자 62명 전원과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팀 내 주요 선수들에 대한 2022시즌 연봉과 전년도 대비 증감율을 함께 공개했다.

마운드 쪽에서는 불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홍건희(1억 1000만 원→2억 5000만 원)가 127.3%의 인상률을 나타냈고, '에이스' 최원준은 2021시즌보다 1억 8000만 원이 오른 3억 4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야수의 경우 강승호(5000만 원→1억 1500만 원), 박계범(7000만 원→1억 4500만 원) 그리고 김인태(6500만 원→1억 4000만 원)가 100% 넘는 인상률을 기록했다.
 
 강진성, 조수행 등과 함께 올 시즌 주전 우익수 경쟁을 펼칠 두산 김인태

강진성, 조수행 등과 함께 올 시즌 주전 우익수 경쟁을 펼칠 두산 김인태 ⓒ 두산 베어스


중요한 역할 해낸 김인태, 억대연봉 받기에 충분하다

2016년에 1군 무대를 밟은 이후 줄곧 백업 멤버 혹은 퓨처스리그 경기 소화에 만족해야 했던 김인태는 2020년 77경기에 출전했다. 이마저도 경기 도중에 투입된 경우가 많아 여전히 백업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했다.

그랬던 김인태에게 반전의 계기가 찾아온 시기는 바로 지난해였다. 정규시즌 133경기에 출전해 344타수 89안타 8홈런 46타점 타율 0.259 OPS 0.751을 기록, 풀타임으로 한 시즌을 소화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성작 자체만 놓고 본다면 화려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공-수 양면에서 제 몫을 해준 것만으로도 팀에 큰 보탬이 됐다. 특히 정수빈이나 박건우(NC 다이노스)가 뛸 수 없는 경기서 주전으로 나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인상적인 장면도 여러 차례 만들어냈다. 10월 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 상대 마무리 강재민으로부터 9회초 역전 3점포를 쏘아올리는가 하면,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서는 7회말 박세혁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서 좌중간을 가르는 동점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또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8회초 땅볼 때 2루수 정주현의 실책을 틈 타 타점에 이어 3루까지 진루하는 등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로 등장했다. 성적은 아쉬웠어도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큰 성과를 거둔 김인태는 강승호(130%) 다음으로 팀 내 야수 중에서 연봉 인상률 2위(115.4%)를 기록할 자격이 충분하다.
 
 김인태는 데뷔 첫 억대연봉에 진입하게 되면서 더 무거운 책임감을 안게 됐다.

김인태는 데뷔 첫 억대연봉에 진입하게 되면서 더 무거운 책임감을 안게 됐다. ⓒ 두산 베어스


더 중요해진 김인태의 역할, 두산도 그를 믿는다

억대연봉 진입은 전년도 활약에 대한 구단의 선물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더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포함됐다. 더구나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외야진 사정이 달라진 두산이기에 김인태의 억대연봉 진입에 담긴 의미가 크다.

그나마 또 다른 FA 외야수였던 김재환은 잔류를 확정하면서 좌익수, 중견수 자리는 큰 문제가 없다. 관건은 주전 우익수 경쟁인데, 지난해의 퍼포먼스대로라면 김인태가 이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또한 2021년 풀타임으로 한 시즌을 소화해보면서 체력적인 부분을 비롯해 아쉬웠던 점을 서서히 보완해 간다면 박건우의 공백을 말끔하게 메워줄 것으로 예상된다. 주전 외야수의 이탈이 위기가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선수와 팀 모두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김인태와 더불어 호시탐탐 주전 외야수를 노리고 있던 조수행, FA 박건우의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강진성, 주루와 수비 능력이 뛰어난 안권수 등 많은 외야수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 최종적으로 주전 우익수의 주인공이 정해진다.

올해로 1군에서 7번째 시즌을 준비 중인 김인태가 2022년을 자신의 해로 장식할 수 있을까. 억대연봉과 동시에 책임감까지 안게 된 그의 활약 여부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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