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앞둔 마지막 대회서 희망을 엿봤다. 여자 싱글, 남자 싱글 부문 모두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개최된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 선수권 대회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총 3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싱글보다 먼저 일정이 시작된 여자 싱글 부문에서는 이해인(17·세화여고)과 김예림(19·수리고)가 각각 은메달, 동메달을 획득했고 차준환(21·고려대)은 대한민국 선수로는 최초로 4대륙 선수권 남자 싱글 부문 금메달을 획득했다.

시상대 오른 선수만 3명... 실수 줄이고 완벽한 연겨 펼쳐
 
 이해인(세화여고)은 21일(한국시간) 에스토니아 탈린의 톤디라바 아이스 홀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7.89점에 예술점수(PCS) 32.08점을 합쳐 69.97점을 받아 20명 중 2위를 기록했다.

이해인(세화여고)은 21일(한국시간) 에스토니아 탈린의 톤디라바 아이스 홀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7.89점에 예술점수(PCS) 32.08점을 합쳐 69.97점을 받아 20명 중 2위를 기록했다. ⓒ EPA/연합뉴스

 
여자 싱글서 총점 218.03점으로 1위에 오른 일본의 미하라 마이에 이어 이해인, 김예림이 나란히 시상대에 섰다. 이해인은 쇼트프로그램서 69.97점, 프리스케이팅서 143.55점으로 총점 213.5점을 기록했고 김예림은 쇼트프로그램 68.93점, 프리스케이팅 140.98점으로 총점 209.91점을 기록했다.

이해인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흠 잡을 데 없는 기술로 연기를 이어갔고, '오마주 투 코리아'에 맞춰 프리스케이팅을 마친 이후에는 만족감을 나타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예림 역시 큰 실수 없이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마무리했다.

김예림, 차준환과 달리 이해인은 베이징으로 가지 못한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올림픽 출전 선수 선발 1차 대회서 6위로 부진했고, 2차 대회서 추격을 시도했으나 종합 3위로 2명에게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둔 것에 의의를 두었다. 이해인은 자신의 소속사를 통해 "2019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도 이곳(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치렀는데, 당시 실수했던 아쉬움을 이번 대회서 만회한 것 같아 기쁘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후발주자로 나선 남자 싱글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부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총점 98.96점으로 남자 싱글 부문에 출전한 17명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이는 개인 최고점이기도 했다. 첫 점프였던 쿼드러플 살코를 성공시킨 것이 결정적이었다.

프리스케이팅서도 기술 점수 86.48점, 예술 점수 88.78점, 감점 1점으로 총점 174.26점을 기록해 1위를 지킨 차준환은 그대로 금메달을 확정했다. 1999년부터 매년 진행돼 왔던 4대륙 대회서 한국 남자 싱글 부문에 출전한 선수가 시상대에 오르는 것 자체가 올해 차준환이 처음이었다.

4대륙 선수권서 자신감 얻은 선수들, 올림픽서도 활약?
 
 차준환,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우승

차준환,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우승 ⓒ 로이터/연합뉴스

 
비록 시상대에 오르진 못했으나 각각 6위와 7위를 기록한 여자 싱글 유영(19·수리고), 남자 싱글 이시형(22·고려대)도 올림픽 리허설 무대를 마쳤다. 기술적인 면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기술 시도에 있어서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사실 4대륙 선수권 대회는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까지 4개 대륙의 선수만 출전하는 만큼 이번 대회서 유럽 선수들은 나오지 않았다. 유력한 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는 러시아의 카밀라 발리예바 역시 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달을 따낸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고 베이징에 입성할 수 있다는 점은 다소 고무적이다. 4대륙 선수권과 올림픽이 주는 무게감이 다르더라도 올림픽 이전에 관중 앞에서 자신의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에 조금이나마 부담감을 덜 수 있는 대회였다.

올림픽에 나가는 차준환, 이시형 김예림, 유영을 포함해 4대륙 선수권에 출전했던 선수들은 25일(한국시간 기준) 국내로 돌아와 잠시 숨을 고른다.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며 베이징 올림픽을 향한 마지막 점검을 거칠 예정이다.

베이징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은 오는 8일과 10일에, 여자 싱글은 15일과 17일에 펼쳐진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이 2018년 평창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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