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 현대캐피탈 배구단 홈페이지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봄 배구'를 향한 희망을 되살렸다.

최태웅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1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4라운드 우리카드와의 홈경기에서 1, 2세트를 내줬으나 3∼5세트를 쓸어 담는 역전 드라마로 세트 스코어 3-2(20-25 18-25 25-18 25-23 15-1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현대캐피탈 12승 12패, 승점 34로 5할 승률에 복귀하며 한국전력(승점 33)을 끌어내리고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V리그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 3, 4위 간 승점 차가 3점 이내일 경우 단판 승부로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이와 반면에 우리카드는 승리를 눈앞에 두고 허무한 역전패를 당했다. 최근 8연승을 거두며 최하위 7위에서 3위로 수직 상승했던 우리카드는 2연패로 상승세가 꺾이면서 선두권 진입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현대캐피탈의 달라진 뒷심, 제대로 보여줬다  

경기 초반은 우리카드의 무대였다. 알렉스 페헤이라, 나경복, 송희채 등 주축 공격수들을 앞세워 주도권을 잡았다. 반면에 현대캐피탈은 전술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1세트에만 무려 11개의 범실을 쏟아냈다. 2세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며 우리카드가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고 1, 2세트를 따냈다.

우리카드의 싱거운 승리로 끝날 것 같았던 경기는 3세트부터 달라졌다. 약점이었던 리시브가 안정을 되찾아 공격수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광인, 허수봉 등의 공격력이 뒤늦게 폭발하며 3세트를 25-18로 따내고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캐피탈의 기세는 4세트에도 이어졌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펠리페 알톤 반데로까지 가세하며 24-23으로 세트포인트를 만들었다. 여기서 우리카드 송희채의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승부는 마지막 5세트로 돌입했다. 

세트 스코어 2-2였지만, 경기 분위기는 벼랑 끝에서 살아난 현대캐피탈이 궁지에 몰린 우리카드를 압도했다. 현대캐피탈은 최민호의 속공, 펠리페의 후위 공격, 전광인의 퀵 오픈, 박상하의 블로킹 등이 골고루 터지면서 우리카드를 14-11 매치포인트로 몰아붙였다. 그리고 김명관의 서브 에이스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현대캐피탈은 펠리페가 팀 내 최다인 20점을 올렸으며 전광인과 박상하가 14점, 허수봉 13점 등 주전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우리카드는 3세트부터 갑작스러운 난조를 극복하지 못했고, 중요한 고비마다 범실을 저지르며 역전 드라마의 희생양이 됐다.

몸 날린 박경민의 수비... '게임 체인저' 됐다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리베로 박경민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리베로 박경민 ⓒ 현대캐피탈 배구단 홈페이지

 
공격수들의 득점 덕분에 승리했으나, 이날 우리카드가 주도하던 경기 흐름을 현대캐피탈 쪽으로 바꾼 것은 리베로 박경민의 수비였다.

4세트 현대캐피탈이 5-4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우리카드 나경복의 공격을 김명관이 받아냈으나 공은 광고판 뒤로 넘어갔다. 그러나 박경민이 달려가 몸을 날리며 걷어 올리며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자칫 큰 부상을 당할뻔한 위험한 장면이었으나 박경민은 곧바로 일어나 코트로 돌아와 또다시 디그를 했고, 펠리페가 이를 공격으로 연결해 성공했다. 

마치 묘기를 보는 것 같았던 박경민의 이 결정적인 수비는 현대캐피탈의 승부 본능을 깨웠다. 박경민은 이날 경기 내내 빠른 발과 민첩한 수비로 코트를 누비며 역전승의 숨은 주역으로 꼽혔다. 

청소년 대표로 활약하며 일찌감치 주목받는 리베로였던 박경민은 2020-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지명되어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처음에는 백업 멤버로 활약하다가 올 시즌 최태웅 감독이 세대교체를 선언하며 본격적으로 주전 리베로가 되었다.

출전 시간이 크게 늘어난 박경민은 올 시즌 디그, 리시브 등 수비 부문에서 V리그 전체 1위를 달리며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고 있다. 이날 경기 초반에는 다소 흔들렸으나, 결정적인 수비로 팀 분위기까지 바꾸면서 차세대 국가대표 리베로다운 활약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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